출구 없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듯한 나

ㅇㅇ2019.04.28
조회511
둘다 대학원생일때 결혼했고
주말부부 오랫동안 했다. 각자 연구실서 받는 연구비 있었고 부끄럽지만 가끔 부모님 도움도 받아가며 살았다.
나에게 일년가까이 거짓말하고 학업 중단한채 게임만 하며 지내던걸 알았고
나는 남편이 걱정되어 병원에 데려가 성인 ADHD와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마침 알게된 임신..아기 심장뛰는 소리 들으며 힘내야지 같이 다짐했다.
하지만 치료 열심히 받겠다는 약속도 잠시...나에게 거짓말하고 몇달동안 병원을 가지 않았다. 매일매일 그놈의 게임뿐...게임 좋아하던 나조차도 게임 혐오자가 되었다.
아이 낳기 한달 반 전..자신은 아이와 나를 책임 못지겠다며 가출해서 연락없이 지낼테니 찾지 말라던 남편..
충격받아 울다가 수축이 와서 아이 낳을때까지 입원해 있었다. 37주 되자마자 낳은 아이... 37주 되면 조산은 아니라지만 엄마 마음에는 36주 6일이나 37일이나 아이가 제 날을 못채우고 빨리 나온건 매한가지로 느껴져서...너무 마음아프고 미안했다.
내가 입원해 있을때에도 며칠은 열심히 병간호하는 척하더니...
하루종일 와있으면 남들 눈에 백수같이 보인다며 두세시간 있다가 가버리는 남편...
병원밥 질려서 차로 십분거리 있는 가게에 컵케이크 사다달라고 매일같이 얘기해도 일주일 후에야 사다준 남편...난 임신당뇨도 아니었고 만삭때도 몸무게는 평소보다 12kg정도 늘었었는데..
아이 낳고도 가출시도 한번 있었고
나는 점점 지쳐갔다.
다행히 일 구해서 몇개월정도 일을 했지만..
또 주말부부로 지내게 되니 남편 우울증은 더 심해져 일을 또 관두게 되었다.
나라고 안힘들었을까? 난 독박육아했는데...

일년 애기보며 공부 쉬다가 친정 부모님 은퇴하셔서 아이 맡기고 다시 공부 시작했다.
웛화수 학교가고 목금 부모님 집에서 생활하며 재택근무하고 토일 남편이랑 애랑 함께 지낸다..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 빨리 졸업하려고 다른 모든걸 다 포기하고 학교-집 왕복한다. 부모님 집에 아기와 같이 있는 날에는 밤에도 일하고...
남편과 있는 토일요일은 낮에 애보랴 밥하랴 너무 피곤해서 공부를 못한다. 아이 재우다 보면 나도 어느새 잠든다.
남편은 평일에 병원가는것 말고는 집에서 하루종일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를 본다.
코를 심하게 골아 아이도 못재우고...살쪄서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데 그것때문인지 애 보면서도 계속 꾸벅꾸벅 졸고있다.
심할때에는 밥하면서 내가 아이도 봐야한다. 중간중간 청소기도 밀고...
이쯤도면 남편은 나를 미워하는게 아닐까 싶다.
아 물론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적은 있다. 나도 그날부로 모든 애정이 사라졌고.
지금은 애아빠니 같이 사는거고, 언젠가 개과천선해서 아이라도 잘 봐주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있다.

시부모님께 아픈상황 말씀드리고 남편 본인 치료비라도 받아쓰라고 했더니
부모닝 걱정시키기 싫다던 너
아버님이랑만 살짝 얘기하고 어머님께는 죽어도 말 못하겠다던 너.
그리고 어머님 근심이 심하실테니 천천히 얘기하자던 아버님.
백수되고 한달이 지났는데 뭘 더 기다려요?
우리 부모님은 뭐 근심없이 손주 밤낮으로 봐주시는것도 아닌데...
너희 부모만 중하냐 화가 나서 한소리 했더니 짜증내는 너
'그말이 아니잖아~내가 알아서 할게'
자존심 상하고 할말없으면 와이프한테 화내기
나도 인내심의 한계가 와서 같이 가서 솔직히 털어놓고 의논드리고 오자고 밀어부쳤다.

내가 입원한것까지 다 털어놓으니
힘들었겠다...미안하다는 어머님...
경제적으로 도와줄테니 치료 잘받고 힘내자던 어머님.
너무 감사했다.
근데 내가 너무 지쳐있어서일까?
그게 다 너의 팔자고 운명인걸 어쩌겠니..
그래도 우리 아들 안버릴거지?
이런 말씀이 내 가슴에 더 콱 박히는 건...
내가 너무 지치고 힘들었나보다. 지난 삼년간...


일부러 아이랑 남편이랑 시간 많이 보내게 하려고
토일 같이 지내던 것을 내가 금토일 같이 지내보자...
내 일할시간 포기하고 더 피곤하고 힘들지만
가족 위해 내가 더 힘내보자 했지만...
다들 그걸 당연히 여기는걸까?
'네가 힘들겠지만 아이아빠가 애랑 시간 많이 보내는게 제일 좋은 치료가 될것같디.'던 어머님...
맞는 말씀이지만 정말 너무 힘들다.
남편과 한 공간에 있는 자체로도 가끔은 너무 힘이 든다.

원래부터 유약했는데 이정도일줄은 몰랐다는 어머님.
속타는 내 앞에서
'얘는 뭘 한번도 열심히 해본적이 없어. 과학고도 다 머리로 들어간거야~'
그게 나름의 위로셨던걸까? 난 그 얘길 듣고 절망했는데.
남편이 평생 안 바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람보는 눈이 참 없었구나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
결혼이 맞지 않는 사람과 결혼했구나 후회가 밀려오며
왜 나에게 건실히 잘 살것처럼 자신을 포장했는지 남편에게도 배신감이 든다.

그래도 애 생각해서 힘내야지 생각했는데
화장실 들어가니 변기에는 오줌자국
바닥에는 다 못 씻어내린 대변이 군데군데..
남편은 변을 보면 휴지로 닦지 않고 샤워기로 대충 씻는 버릇이 있다.
예전에는 주말부부라 몰랐는데...정말 정이 떨어진다.
내가 몇번을 말했는데..
이제 아이도 걸어다니고 화장실도 막 들어가는데...

이불도 본인이 한번 개어본적 없다던 너.
어머님께서 다 해주셨다고..
그걸 얼마전에 알게된 나도 참 바보다.


남편도 요즘엔 아이데리고 산책도 나가고
노력하는게 보이는데
내가 너무 지쳐간다.


이제는 남편이 우울증 때문이 아니고
그냥 성격이 원래 그모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엄마아빠와 행복하게 살게 해주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냥 넋두리하듯 써봤어요.
어디 퍼가지는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