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아재가 먹은 CIA 급식

Nitro2019.04.29
조회8,164

 

2월에 먹었던 CIA 요리학교 급식 목록입니다. 


왜 두 달씩이나 지나서 올리냐 하면, 2월 중순에 인턴쉽 과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오늘까지 까먹고 있었다지요 -_-;


인턴쉽 하면서 찍은 사진 옮기다가 이제야 발견했네요. 다른 때와는 다르게 한 달이 아니라 2주동안 먹은 메뉴라서 몇 장 안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늦게나마 올려 봅니다.


가장 먼저 먹은 메뉴는 우에보스 란체로스. 번역하자면 농장 일꾼들이 먹는 달걀요리입니다. 


튀긴 또띠아 위에 멕시코식 콩요리, 살사 소스, 각종 치즈와 달걀을 얹어 먹습니다.


취향에 따라 레몬즙을 뿌리기도 하고 과콰몰리와 사워 크림을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


이 요리를 처음 봤던 건 황소날리기(Burrito Bison)라는 스마트폰 게임에서였는데 게임 속의 요리책에 우에보스 란체로스의 조리법이 등장하는 걸 보고 어떤 맛일지 궁금해 했지요.   


바삭한 또띠아에 취향 맞춰서 토핑을 올리는 방식이라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과콰몰리+사워크림+라임 조합이 참 마음에 들더군요. 


만드는 입장에서도 미리 다 만들어 놓고 주문 들어오면 달걀 프라이만 해서 다른 토핑과 함께 올리면 되니 참 착한 메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러멜 소스를 듬뿍 올린 프렛첼.


아직 제과제빵을 제대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간단한 과자나 빵 종류가 메뉴에 오를 때도 있습니다.


빵은 그렇다쳐도 캐러멜 소스가 굉장히 맛있습니다. 


커다란 냄비 크기의 가마솥에 설탕, 크림, 바닐라 등등을 넣고 왕창 만들어 내는데 뭐랄까 맛의 깊이가 다르네요.


 

수업 시작 전의 점심시간에 먹은 양고기 스테이크와 맥주.


그릴에 구운 양고기를 접시에 받고 나니 향이 훅 올라오면서 갑자기 맥주가 너무나도 땡기길래 한 잔 반주삼아 마셨지요.


고기의 풍미가 강하기 때문에 맥주도 좀 진한 걸로 마셔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점심부터 쎈 걸 먹기엔 왠지 어울리지 않는 듯 해서 그냥 언제나 마시는 가벼운 라거를 마셨습니다.


그래도 고기와 맥주 조합은 언제나 정답이지요.


 

코리안 스타일 치즈 오믈렛. 즉 달걀말이입니다. 창고에 김이 있길래 스페셜 메뉴로 만들어 봤는데 의외로 잘 팔렸네요.


다만 김이 마끼용 뻣뻣한 김이라 완전 촘촘하게 말지는 못했네요.


아르굴라와 함께 곁들여서 서빙했습니다.


 

페이스트리 파이에 토마토와 스크램블드 에그, 사워 크림 소스를 얹어서 낸 요리.


셰프가 퍼프 페이스트리 파이를 만든 김에 빵을 활용할 겸 만든 메뉴인데 별로 인기는 없었다지요.


토마토와 달걀 조합은 나름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인 듯 합니다. 


그래도 페이스트리 파이 만드는 법을 배웠으니 언젠가는 꼭 만들어 보려고 생각중인 '카이유 엉 사코파쥬'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네요.


 

김치 마카로니 앤 치즈. 한국 출신 키친 조교가 만든 스페셜 메뉴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이게 왠 괴상망측한 조합인가 싶고, 비주얼을 봐도 '이건 우리집 누렁이도 거르겠네요' 할 것 같은 모습인데 의외로 맛있습니다.


이미 맥앤치즈에 핫소스를 듬뿍 뿌려 먹는 조합이 있어서 그런지 다들 별 거부감 없이 먹는 듯 합니다.


게다가 실제로 먹어보면 매콤한 김치와 맥앤치즈가 꽤나 잘 어울리기도 하구요. 치즈 떡볶이와 비슷한 풍미랄까요.


 

그리고 좀 더 미국식으로 만든 김치 맥앤치즈 버거도 있습니다.


크게 달라진 것도 없이, 그냥 김치 맥앤치즈를 빵 사이에 끼우고 프렌치 프라이와 피클을 곁들였을 뿐인데 판매량 폭발.


커다란 솥 가득히 만든 김치 맥앤치즈를 처음 봤을 땐 '안팔리면 저걸 다 어떡하나'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막상 판매 시작하니 완전 매진 되었습니다.


미국 소스 회사들이 고추장 제품을 대거 만들어 내는 것도 그렇고, 한국 요리가 미국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먹었던 피쉬 앤 칩스. 프렌치 프라이와 웨지 감자에 생선 튀김을 곁들여서 서빙합니다.


게맛살 샐러드를 듬뿍 얹어서 레몬즙 뿌려 먹으면 맛있지요.


흔히들 피쉬 앤 칩스는 영국 요리이고, 그 악명에 걸맞게 별로 특별히 맛있는 구석도 없는 요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대로 만들면 꽤나 맛있습니다. 


 이 날 식기세척기가 고장나서 종이 접시에 서빙했던 게 기억나네요. 


하루에도 수백명씩 들르는 카페테리아라서 설거지 전담반이 따로 있는데, 이 날은 기계가 고장나는 바람에 설거지거리를 최소화하느라 고생했습니다. 뭐 하나 사용하면 바로 씻어야 하는데, 요리 도중에 설거지를 하다 보니 흐름도 끊기고 다른 사람들과 동선도 겹치고...


뭐, 이제는 다 지난 이야기지만요. 


카페테리아 대량 생산 수업을 마지막으로 외부 인턴쉽을 시작했으니까요.


설거지 할 일도 별로 없고, 똑같은 요리를 수 십 접시씩 만들 일도 없습니다.


그 대신 매일 달라지는 프로젝트에 맞춰 수많은 메뉴를 만드는 중이지만요. 


개인적으로는 틀에 박힌 요리를 하루 종일 하는 것보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하면서 조금씩 레시피 바꿔서 최고의 맛을 찾는 게 더 적성에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