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혼을 하자고 하는데요.. 조언 부탁드릴게요.

정말2019.04.29
조회256,214

제가 하는 일이 도대체 뭔지 궁금해 하셔서 적습니다.

저는 입시 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아이들 시험기간 입니다.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만으로도 규모가 커져서

아이들이 꽤 됩니다.

지금 사실 많이 바쁜 기간이에요.

학부모님들이 적지 않은 수업료로 믿고 맡겨주시는 아이들에게,

제 사생활로 피해주기 싫었고 지금까지 진심을 다해 일해 왔어요.

나름 커리어에 자부심도 있고.. 맨땅에 헤딩하듯 여기에 자리 잡으면서 일궈온 것들이 너무나 아깝지만

친정 부모님이 있는 지역으로 가야겠죠.

이곳에서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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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보름이나 지났네요.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너무나 갑갑한 후기가 될 것 같아 망설였지만

 

속 시원히 털어내고 싶어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댓글로 왜 남편이 저에게 맞추기만을 원하냐 라고 하신 분들도 계셨는데요.

 

저는 제 뜻대로만 맞춰 달라 말한 적 없어요. 함께 노력하자 였죠.

 

왜 우리의 집에서 자기만 눈치가 보인다는 거죠?

 

주말 아침마다 제가 사랑해달라고 조르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떼쓰니까요?

 

맞벌이니 같이 해야 할 집안일들을 왜 제가 정리해서 전달해야 하나요?

 

남자니까.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정말로 저에게 원하는 게 뭐였던 걸까요?

 

자기를 편안하게 해주되 간섭하지 않는

 

엄마가 필요했던 게 아닐까요?

 

제가 느끼기론 남편은 제가 없어도 잘 지내온 것 같더군요.

 

물론 신경 쓰이긴 했겠죠. 하지만 마주치지를 않으니까요.

 

평일에도 친구들, 회사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고.

 

어쩌다 집에 있는 날엔 배달 음식 시켜먹고 술 마시고 자고 있거나... 하더라구요.

 

주말엔 늘 핸드폰을 잡고 있었고 약속 잡기 바빴어요.

 

그러는 동안

 

집에서 해야 할 일들은 서로 각자..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설거지를 못하고 나가면 남편이 해놓고

 

제가 청소, 빨래를 한다든지요.

 

잔소리 안 해도 해야 할 부분을 알아서 찾아 하긴 하더라구요.

 

그렇게 한 달이 넘도록 시간은 흘러만 갔고. 저는 밥도 제대로 넘기지 못할 지경이 됐어요.

 

근데 지난 주 토요일 남편이 저와 이야기를 하자고 하더군요.

 

남편의 입장을 대충 제가 정리해보자면

 

“지난 한달 동안 나는 무척 힘들었다. 물론 친구들 만나고 회사 일이 바빠 술을 마시고 오는 날이 잦았지만 나도 울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속상했다. 물론 네 걱정도 되었다. 니가 많이 힘들까봐. 정작 너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서 얼른 화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가 화해하고 나서도 분명히 다시 또 싸울 우리 모습을 감당하기 힘들다. 나는 여전히 너에게 툴툴거리며 습관적인 짜증을 낼 것이며 너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연애하고 만나온 시간동안 나도 나의 좋지 않은 습관을 고치려 노력했고 너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지만 기분 나쁘고 힘들 때마다 서로 으르렁 거리지 않았냐. 온갖 말로 상처를 주면서 싸우다 보니 니가 너무 밉다. 더 미워하기 전에 끝내는 게 맞다. 더 이상 노력할 자신이 없다. 너는 한 달 동안 무슨 생각을 했냐?”

 

라는 거였어요.

 

저는

 

“결혼해서 산다는 게 연애 때와는 다르지 않지 않나. 함께 살면서 맞춰간다는 것은 당연히 힘든 일이다. 우리가 싸울 때 이기적인 마음으로 서로 헐뜯고 공격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오빠가 첨에 나에게 이혼하자고 했을 때도 그런 과정들이 너무 많이 힘들었기에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벌써 3번째다. 이것은 아니지 않나? 노력할 자신이 없다고? 벌써 혼자서 결론을 내렸으면서 내 생각을 묻는 건가? 아니면 내가 혼자서만 노력하길 바라는 건가? 부부라는 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입장이었고요.

 

함께 노력할 수 없다라는 말을 제가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몰라요. 계속 그 말만 반복해서...

 

그럼 이혼 서류 작성하면 되는 거냐 하는 말에 담배 피고 오더니

 

갑자기 노력해보고 싶다는 거예요... 제가 없으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요.

 

저는 사실 하나도 기쁘지 않았어요. 이혼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는 내 마음을 이용해먹는다는 기분? 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한 달이 넘도록 와이프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보다 자신의 기분만을 먼저 생각하고

 

친구들과 시간 보내며 자기 삶을 살기에 바빴던.

 

가족.. 아닌가요? 가족이 이런 건가요? 내가 힘들 때 내칠 수 있는?

 

저는 사실은.. 화가 났어요. 모멸감이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티는 내지 않았어요. 노력해보자 말해줬으니까요.

 

그래서 딱 한마디, 당신은 당신이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나는 당신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그렇게 이야기를 끝냈어요.

 

근데 그때 이후로.. 하 이것도 정말 웃긴 게. 제 생일이었는데.

 

생일 전전날까지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서 나가더라고요.

 

보통 생일 땐.. 제가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 집에 들어오니 전날 밤에 챙겼었죠.

 

근데 특히 생일 전전날 밤에.. 술을 정말 얼마나 마신건지 떡이 돼서 온 집안에, 이불에다가 다 토해놓고 (진짜 그거 치운다고 새벽 5시까지 잠도 못자고 다음 날 출근 했거든요, 저.)

 

다음날 기억 안 난다고, 속 안 좋다고 술병 나서 연차까지 쓰고

 

하루 종일 집에 누워있는 모습 보는데 정말 열불이 터지더라고요.

 

지난 주 주말 노력해보자 이런 이야기들이 그 사람에겐 뭐였을까요?

 

생일을 챙기고 안챙기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진짜 이건 아니지 않은가요?

 

내일 무슨 날인지 아냐고 하니까

 

내일 생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대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지금 평소처럼 생일 안 챙겨줬다고 시위하는 거냐며 굳이 챙겨야 하냐며 자신은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고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그러고 싶은데 장모님 생신이든, 결혼기념일이든, 생일이든 무슨 날이 이렇게 많은 거냐며 자신은 혼자 살아야 되나보다 라고 성질을 있는 대로 내더라구요.

 

할 말이 없었죠. 무슨 말을 더하겠어요.

 

신경 쓰지 말라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이야기 끝냈어요.

 

다음 날 시어머니께 생일 축하한다고 연락 온 거? 전부 답 안했고요.

 

저도 제 할 일 했습니다. 현실 도피 하고 싶은 기분이더군요.

 

생일 당일 날 12시 다 되서 집에 가니

 

어디서 사온 미역국과 케이크는 있더라구요?

 

생일 축하한다며 이야기 좀 마저 하자 길래 할 말 있음 해보라 했더니

저만 보면 화가 난대요.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는 게 안느껴진대요.

 

말도 안통한대요. 니 입장이 전혀 공감이 안되고...

 

그래서 그때도 그냥 듣고만 있었거든요? 말하면 싸우니까요.

 

근데 어제 말이죠.

 

생일날 축하한다고 연락오신 시어머니 문자에 답 못하고 연락 다시 못 드린 거.

 

넌 도리도 안하냐며 들먹이더니 관계 회복하고 싶으면 너 혼자 노력하라고. 우리 둘 정말 안 맞고. 맞추고 싶지도 않다더군요. 너에 대한 마음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으며 노력 해봤자 안좋아 질거라네요.

 

저, 결심했습니다. 이혼하기로요...

 

이번 주 하고 있는 일이 전부 정리되면... 친정 부모님께 모든 사실을 알리고

 

이혼 하겠다고 말할 거예요.

 

이미 서류는 떼어 놨고 아이도 없으니 이혼한다면 일사천리겠죠.

 

다만,

 

지금 정말 너무나 화가 나서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애쓰듯 그 사람을 믿어온 스스로가 너무 바보 같고

 

도대체 뭐가 모자라서 이런 취급 받고 사는 거지 하고 자괴감이 느껴지며

 

삶마저 전부 포기해버리고 싶은 맘이 들어 부모님께 너무나 죄송스럽네요.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이혼 하라 말씀해주셨던 분들, 사랑한다면 서로 더 노력해보라 말해주셨던 분들.

 

저.. 할 만큼 한 거 아닐까요.

 

이젠 더는 못하겠습니다.

 

 

댓글 167

misscuspid오래 전

Best너만 희생하고 나만 다맞춰주길 바라고 난 나 살고싶은대로 살거야 그렇게 안하면 더 엇나가고 이혼협박해서 널 괴롭게할거야? 맞출래? 말래? 이거네요. 애없을때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찾으셔야 할듯

ㅇㅋㄱㅇ오래 전

Best이혼 꼭 하셔야해요. 그 남편 이기적인 사람이라. 아마 다시 누군가를 사귀고 결혼하고 이런게 짜증나서 노력한다 개소리 했네요. 아마 쓰니가 시모 문자에 답 했다면 또 조용히 3 개월 살다 쓰니에게 이혼소리 하고. 진짜 쓰레기네요. 협의 안 되면 소송으로라도 해야 해요. 앞으로 50 년 어찌 사나요? 징글징글 하네요.

ㅇㅇ오래 전

Best반대 눌렀어요. 천년만년 같이살지 이혼은 왜 하려고 하세요? 1편 보니까 여자 어머니 환갑에 남자는 문자 한통 넣고 쌩깠구만~ 여자는 한마디도 못함, 3편은 더 가관 ㅋㅋ 남자는 자기 엄마 안챙기고 도리 못한다고 소리 지르는데 여자는 찍소리도 못함, 저와중에 남자 더러운 토사물 여자가 꼼꼼하게 치워줌, 이정도면 천생연분 아닙니까?? 남편 이혼시리즈 30편정도 더 부탁 드립니다. 팝콘 먹으면서 구경 할게요~

이야오래 전

토한건 왜 치워줌??? 그니깐 저 병신이 더 저지랄이지 ㅉㅉ

ㅇㅇ오래 전

토한 이불은 왜 빤겨???

옹냐오래 전

이혼은 잘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오래 전

이용해먹는 게 맞네요. 꼭 정리해야할 놈입니다. 님께서 능력있으시니 더 좋은 분 만나세요. 그 놈은 이미 마음 떳으나, 님의 재력과 능력과 현상유지중 아쉬운 부분을 계산해내고 조금 여지를 두고 싶은 거였겠죠. 또라입니다. 얼른 차버리세요

오래 전

양쪽다 노력해도 잘살까 말까 일텐데.. 참 남편이란 놈이 너무 수준이하로 이기적이네요 툭하면 이혼해 이런말들을 판에서는 자주보여서.. 저는 이혼하란말을 잘하지 않지만.. 글쓴이님은 이혼하셨음 좋겠네요.. 정리하시고 꼭 행복해지셨음 좋겠습니다 저런인간들은 분명 나중엔 땅을치고 후회할겁니다

다르지오래 전

우리집에 있는 남자가 그래요. 결혼하고 많이 싸웠던게.. 주말에 12시 1시까지 쳐자고. 청소하기로 한 날 안하고 물건 제자리에 놓느라하면 맨날 아무데나 놔두고 쓰려면 없어서 사람 짜증나게 하고..하여간 뭐 하지말아라 하면 "나는 원래 이랬다" " 난 이러고 살아왔다" 이딴 소리 하더라고요. 18181818.. 나는 ? 나도 결혼전에 하던대로 살아봐? 살던대로 살아보까? 나도 혼자살때 주말에 1시 2시까지 잤고 번 돈으로 옷사입고 커피사먹고 술먹고 저녁 8시고 9시고 친구들이 부르면 꾸미고 나가서 거리낌없이 놀다 들어왔고 밤새 티비보고 싶음 티비보고 혼자 영화보고싶음 새벽에도 나가서 영화보고 그렇게 살았다. 나는 뭐 그렇게 살 지 몰라서 안사나 결혼했고 가정있고 해야할 일과 책임이 생겼으니 참고 사는거지. 근데 남자새끼들은 결혼하고도 결혼전이랑 똑같이 살라해. 이기적인 새끼들

ㅇㅇ오래 전

이혼 원하면 하면 되잖아요. 근데 왜 자기는 아쉬울 거 없다는듯이 행동하면서 계속 주기적으로 간 봐요? 독사같아요.

ㅇㅇㅇ오래 전

하루아침에 잊혀지지는 않겠지만 몇년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분명 잘했다 생각하실거에요 스스로를 시궁창에서 꺼내세요

오래 전

몇년전 우리부부 보는거 같고 그러네요.. 내가 지금 서운한게 쌓였는데 대화해보니 상대방이 나한테 훨씬 서운했다면서 모진말할때..황당하죠..?소모적인싸움 수차례했었죠.저게 내 남편이라니 울기도 많이울고ㅜ전 용기없어 이혼은 못했고 서로 좀 내려놓았고 지금 7년차인데.그냥저냥 부부도리하고 행복한 척 살아요.. 님은 이혼 결심하셨다니까 응원드리고싶네요! 아직 젊으시고 능력과 배려심도 있으니 잘 살수 있어요.. 지금은 허무하고 헛헛하겠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일거예요.힘내요.!

오래 전

쭉 읽어봤는데 정말 힘드셨겠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마음을 줘도, 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 더러 있더라구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죠. 앞으로의 시간이 더 아까우니까 힘내세요. 혼자서 더 잘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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