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루약 조제 거부하는 약국, 환자는 약을 어디서 지어야하나요..?

ㅇㅇ2019.05.03
조회181,673
++) 신경안쓰고 있는 사이에 글이 화제가 되었네요..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마지막 추가글로 결론 말씀드리면 가루약 해주는 약국 수소문해서 결국 가루약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루약 지은 약국에서는 댓글에서 추측하신 갈면 안되는 약이 있다고, 효과 없어진다고 등의 설명은 없었고.. 약 500포 정도의 약 분량이었는데 약 중 캡슐로 나오는 약은 열어서 복용할 수 있다고 하시기에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다 되면 연락준다고 찾으러 오라고 하셔서 약 한시간정도 뒤에 찾으러 갔고, 너무 감사해서 음료수 사다 가져다드리며 약 받아왔습니다.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가로, 같은 어려움 겪는 분들이 없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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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많은 의견 댓글로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하나씩 읽어보니 추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글 남깁니다.


1. 직접 갈아 먹어라
갈아 먹는 것도 생각해보지 않을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본문에는 가족이라고 했지만 저는 도시에 있는 환자의 누나고 환자인 동생은 시골에 여든되신 나이든 노모가 혼자 간병하고 살고 있습니다.
제가 매 투약때마다 옆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노모는 눈이 침침하고 기계도 잘 못다루셔서 힘들 것 같아 거듭 약국에 죄송하다고 하며 부탁드린 부분이었습니다.


2. 약국이 올스탑되는 일인데 바로 찾아가려고 했다
약국의 규모는 직원분이 네명 되시는 조금 규모있는 약국이었습니다. 그래도 일이 많으실 것 같고 여유 약도 며칠 있어서, 며칠이 걸려도 좋으니 해주시기만 하면 찾으러오겠다고 말씀드렸는데도 거절당했습니다.


3. 갈면 안되는 약이 있었다
의사분께서 처방전도 내려주셨고 갈면 안되는 약이라고 설명도 들은 적이 없어 더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갈면 안되는 약이라면 의사분께서 처방을 안 내려주지 않으셨을까요? (약중에 항암제는 없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것은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앞서서인 것도 있지만 공론화되어 이런 상황때문에 불편한 환자들이 없어지길 바라고, 약국이 상황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루약을 해줄 수 없다면 개선된 환경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다시 한 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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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안녕하세요.
정말 억울하고 눈물나는 일이 생겨 도움을 받고 하소연을 하고자 글을 씁니다. 가장 활성화된 채널이기도 하고, 영유아 어머니들도 많으실 것 같아 방탈했지만 죄송합니다.

그리고 여러 곳에서 퍼가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희 가족 중에는 루게릭병 환자가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발병해 서서히 증상이 심해지고, 지금은 음식을 씹지도 넘기지도 못하는 연하장애 증상이 생겨 콧줄로 환자식음료만 섭식하다가 이제는 그마저도 힘들어 아무 것도 입으로 넘기지
못하고 배에 구멍을 뚫어 뱃줄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말기암이 함께 진행되고 있어 필요한 약이 많습니다.
가래, 당뇨, 진통제를 비롯해 여러 약을 가루로 갈아 환자음료에 섞어 복약해야 하는 상태고 거동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기력이 없기 때문에 병원에 한 번 가는 것도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한 번에 약을 장기로 지어가야했고, 대형병원에서 의사선생님께서도 처방을 그렇게 주셔서 약을 지으러 갔습니다.

병원 앞 약국에가서 처방전을 드리니 처음에는 알았다고 하면서 오래 걸린다고 몇시까지 다시 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약국 문을 채 나가기도 전에 안쪽에서 남자 한 분이 나오시고 접수 받으신 분과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시더니 저를 다시 불렀습니다.


약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는 이유로 조제를 거부하시더라구요.


저도 알약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드실 것 같아 재차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이런 상황을 상세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요지부동이더군요. 너무 억울해서 신고하겠다고 이름이 어떻게 되냐 물으니, 그 약사분. 당당하게 명함 주며 신고하시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좋은게 좋은 사람이고 웬만한 일은 좋게 넘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건 아니지 않나요..

환자가 약을 먹고싶어서 먹는 것도 아니고, 알약을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것도 아니지 않나요? 나이든 어머니가 혼자 간병을 하셔서 일일히 다 약을 빻기도 힘든 상황이라고까지 말했는데요..


약국에서 약 조제를 거부하면 그럼 환자는 죽어야 하나요? 약국은 회전율이 빠르고 이윤이 많이 남는 환자의 약만 제조해주는 곳인가요?


화가나서 인터넷 여기저기 찾아보니 대형병원 앞 약국 가루약 조제 거부가 절반이나 된다고 하더라구요..

보건소에 민원을 넣어봐도 약국쪽은 다른 소리를 하고 증거가 없어 무엇도 할 수 없다는 답변 뿐입니다.


저는 연하장애가 온 환자의 가족 입장이지만 알약을 잘 못먹는 영유아, 고령환자 모두 같은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당당하게 명함을 준 약사도 제가 무엇도 할 수 없을거란 의미에서 그런 태도로 저를 대하셨겠지요.



말 그대로 아무 것도 할 방법이 없어 아픈 환자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이런 일까지 생겨 속상한 마음에서 글을 씁니다..

제가 보건소 민원 말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겪어보시거나 아신 분들 댓글 남겨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면 약자가, 죄인이 되네요..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