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고2동안 썸 비슷한걸 타던 사이였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맨날 쟤네는 언제 사귀냐 그랬던 사이인 친구였죠. 고1때 같은 반에서 만나 첫눈에 반했지만 고백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살면서 고백을 해 본 적이 없다 했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거기서 제가 먼저 고백을 하면 지는 거니까, 고백하고 싶어도 참고 썸타는 사이의 아슬아슬함을 즐겼습니다. 질투유발하려고 다른 남자랑 친하게도 지내보고...그런 식으로요.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제가 질투하면 친한 여사친이라도 눈치껏 멀어졌고, 여자들 생일 축하 타임라인은 저를 제외하면 아예 쓰지도 않았으니 이 정도면 썸이었다고 해도 되겠지요.
고1때는 저나 그 친구나 행복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사단이 난 것은 고2 때였습니다. 전 그 해에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습니다. 결국 정해진 무리 없이 그날그날 다른 애들한테 붙어서 급식을 먹거나, 붙을 애가 없는 날에는 누가 볼세라 화장실에서 문 잠그고 숨어 있는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정말 괴로웠고 죽고 싶었지만 그 친구 얼굴만 생각하면서 참았습니다. 아직 그 친구랑 진도도 못 빼 봤는데 죽긴 싫었거든요.
하지만 그 친구는 1학년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행복했습니다. 주변에는 친구들이 넘쳐났고요. 문제는, 그 친구는 소위 '재수없는'스타일이었습니다. 맨날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고 놀러다니는 데도 성적은 전교권에서 놀고, 살면서 고민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런 스타일.. 저랑 다르게 걱정 하나 없이 행복해 보이더군요. 미친 듯이 미웠습니다.
제가 가장 불만이었던 것은 그 친구의 기억력이 정말 안 좋았던 것입니다. 저는 그 친구의 생일, 키, 몸무게, 전화번호, 카톡 아이디, 민증에서 본 주민등록번호, 부모님이랑 형 이름과 생일, 여사친들 모두의 이름과 생일까지 외우고 다니는데 그 친구는 제 생일과 학번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왜 모르냐고 했더니 부모님 거 빼고는 잘 모른다네요. 미친새끼죠. 정말 지가 기억하고 싶은것만 쏙쏙 골라서 기억하는 재수없는 놈이었습니다. 결국 이것 때문에 서운함이 터져 전 그 친구를 차단하고 한동안 잠수를 탔었습니다.
그런데 반응이 재밌더군요.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사람 안 막던 그 친구가 저 하나 때문에 미친듯이 괴로워하는 모습이 바닥까지 떨어졌던 제 자존감을 채워 줬었습니다. 결국 화해는 했지만 전 화내고 잠수타기를 계속 반복했었습니다. 결국 얼마 안 가 그 친구는 본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더군요.
하필 그 친구와 인연이 끊어지던 시점은 제가 그나마 자주 껴서 다니던 무리에서 튕겨나간 시점과 비슷했습니다. 이 학교를 더 다니다간 찐따가 됐다는 소문만 퍼질게 분명했습니다. 그 친구한테 외톨이가 된 모습을 들키기 전에 전 집 근처 일반고로 전학갔습니다. 그 친구가 미친 듯이 원망스럽더군요. 그 친구가 이런 제 모습을 볼 거라는 걱정만 없었어도 전 학교를 옮기지 않았을 테니까요.
도망치듯 전학온 학교에서 전 나름 잘 지냈습니다. 아니, 잘 지내는 척이었지요. 그 친구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남소를 받고 남친을 사귀었습니다. 물론 한 명도 오래가진 못했죠. 거의 한 달에 한 번은 사귀는 사람이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그 친구가 여친이 생겼다는 소문이 들렸습니다. 그것도 3년 만에요. 곧 헤어지겠지 헤어지겠지 했는데 100일을 가볍게 넘기더군요. 그때쯤 고1 때 친구들이 반창회를 열자고 연락했습니다.(싸웠던 친구들은 고1때 친구들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그 친구는 여친 때문에 안 간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온다더군요.
그러고 나니 그 친구의 속내와 여친과의 관계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저와 그 친구는 오래 전 싸운 사이였고 제가 직접 물어볼 순 없었죠. 결국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제가 그 친구의 친구들에 대해 다 외우고 있었다고는 앞에 말했었죠. 그 친구의 친구 중에 특목고에 진학해 공부하느라 페북을 접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를 A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A인 척 계정을 만들어 그 친구한테 대화를 걸었습니다. 사칭 계정이란게 들킬 것 같았지만, 들키기 전에 여친에 대해 떠보면 되는 거니까요. 다행히 그 친구는 제가 A의 사칭이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고, 일상적인 얘기로 시작해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저: 근데 페북 태그된거 보니까 곧 반창회 가는거같던데 여친이 뭐라안하냐? 반창회가면 여자애들 있잖아
그 친구: ㄴㄴ뭐라안해ㅋㅋㅋ 지보다 못생긴애들인걸 아는거지
저: 못생겼다니..ㅋㅋ 말넘심이네
그 친구: 근데 솔직히 가기 귀찮아~ 1학년때애들 노잼이야
그 순간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여친보다 못생기고 재미없는 집단에 속해있는 여자였던 겁니다. 그 순간 그 여친의 친구들과 제 1학년 때 친구들의 얼굴이 비교되더군요. 그 여친은 인싸고, 그 친구처럼 주변에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반면 제 친구들은 그냥 공부좀 잘하고 얌전한 애들 무리였죠... 당연히 저희랑 노는게 더 재미없긴 했겠지요. 그날 전 미친듯이 울었고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전 A를 사칭하며 얻은 대화 내용을 짜깁기하고 포토샵으로 합성해, 그 친구가 여친 몰래 다른 여자랑 술을 마시고 어장관리를 한다는 내용을 만들었습니다. 그 친구 말투가 원체 싸가지가 없어서.. 별로 손대지도 않았는데 천하의 쓰레기가 완성되었습니다.
물론 진짜로 그 친구 인생을 망치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정말 친한 친구면 합성인 것을 알 수 있도록 티를 살짝 냈습니다. 어떻게 주변 지인들에게 이걸 뿌렸는지는 말할 수 없지만, 아무튼 처음엔 큰 파장이 일더군요. 그러나 조작을 고의적으로 허술하게 했기 때문에 얼마 안 가 사실이 밝혀지긴 했었습니다. 이렇게 복수를 하고 나고서도 제 아픈 마음은 가시지 않더군요...
제 잘못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 그 친구 때문에 상처받았고, 학교를 옮겼고,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랑 만나며 현재는 우울증약 처방까지 받고 있습니다. 자존감에도 큰 스크래치를 입었고요. 서로가 피해자인 거죠... 저희 둘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만 없었어도 제 인생은 행복했을 텐데ㅠㅠ어떻게 하면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다시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만나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조언 부탁드립니다
남자 하나 때문에 망한 인생...어떻게 하면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고1, 고2동안 썸 비슷한걸 타던 사이였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맨날 쟤네는 언제 사귀냐 그랬던 사이인 친구였죠. 고1때 같은 반에서 만나 첫눈에 반했지만 고백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살면서 고백을 해 본 적이 없다 했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거기서 제가 먼저 고백을 하면 지는 거니까, 고백하고 싶어도 참고 썸타는 사이의 아슬아슬함을 즐겼습니다. 질투유발하려고 다른 남자랑 친하게도 지내보고...그런 식으로요.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제가 질투하면 친한 여사친이라도 눈치껏 멀어졌고, 여자들 생일 축하 타임라인은 저를 제외하면 아예 쓰지도 않았으니 이 정도면 썸이었다고 해도 되겠지요.
고1때는 저나 그 친구나 행복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사단이 난 것은 고2 때였습니다. 전 그 해에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습니다. 결국 정해진 무리 없이 그날그날 다른 애들한테 붙어서 급식을 먹거나, 붙을 애가 없는 날에는 누가 볼세라 화장실에서 문 잠그고 숨어 있는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정말 괴로웠고 죽고 싶었지만 그 친구 얼굴만 생각하면서 참았습니다. 아직 그 친구랑 진도도 못 빼 봤는데 죽긴 싫었거든요.
하지만 그 친구는 1학년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행복했습니다. 주변에는 친구들이 넘쳐났고요. 문제는, 그 친구는 소위 '재수없는'스타일이었습니다. 맨날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고 놀러다니는 데도 성적은 전교권에서 놀고, 살면서 고민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런 스타일.. 저랑 다르게 걱정 하나 없이 행복해 보이더군요. 미친 듯이 미웠습니다.
제가 가장 불만이었던 것은 그 친구의 기억력이 정말 안 좋았던 것입니다. 저는 그 친구의 생일, 키, 몸무게, 전화번호, 카톡 아이디, 민증에서 본 주민등록번호, 부모님이랑 형 이름과 생일, 여사친들 모두의 이름과 생일까지 외우고 다니는데 그 친구는 제 생일과 학번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왜 모르냐고 했더니 부모님 거 빼고는 잘 모른다네요. 미친새끼죠. 정말 지가 기억하고 싶은것만 쏙쏙 골라서 기억하는 재수없는 놈이었습니다. 결국 이것 때문에 서운함이 터져 전 그 친구를 차단하고 한동안 잠수를 탔었습니다.
그런데 반응이 재밌더군요.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사람 안 막던 그 친구가 저 하나 때문에 미친듯이 괴로워하는 모습이 바닥까지 떨어졌던 제 자존감을 채워 줬었습니다. 결국 화해는 했지만 전 화내고 잠수타기를 계속 반복했었습니다. 결국 얼마 안 가 그 친구는 본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더군요.
하필 그 친구와 인연이 끊어지던 시점은 제가 그나마 자주 껴서 다니던 무리에서 튕겨나간 시점과 비슷했습니다. 이 학교를 더 다니다간 찐따가 됐다는 소문만 퍼질게 분명했습니다. 그 친구한테 외톨이가 된 모습을 들키기 전에 전 집 근처 일반고로 전학갔습니다. 그 친구가 미친 듯이 원망스럽더군요. 그 친구가 이런 제 모습을 볼 거라는 걱정만 없었어도 전 학교를 옮기지 않았을 테니까요.
도망치듯 전학온 학교에서 전 나름 잘 지냈습니다. 아니, 잘 지내는 척이었지요. 그 친구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남소를 받고 남친을 사귀었습니다. 물론 한 명도 오래가진 못했죠. 거의 한 달에 한 번은 사귀는 사람이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그 친구가 여친이 생겼다는 소문이 들렸습니다. 그것도 3년 만에요. 곧 헤어지겠지 헤어지겠지 했는데 100일을 가볍게 넘기더군요. 그때쯤 고1 때 친구들이 반창회를 열자고 연락했습니다.(싸웠던 친구들은 고1때 친구들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그 친구는 여친 때문에 안 간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온다더군요.
그러고 나니 그 친구의 속내와 여친과의 관계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저와 그 친구는 오래 전 싸운 사이였고 제가 직접 물어볼 순 없었죠. 결국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제가 그 친구의 친구들에 대해 다 외우고 있었다고는 앞에 말했었죠. 그 친구의 친구 중에 특목고에 진학해 공부하느라 페북을 접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를 A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A인 척 계정을 만들어 그 친구한테 대화를 걸었습니다. 사칭 계정이란게 들킬 것 같았지만, 들키기 전에 여친에 대해 떠보면 되는 거니까요. 다행히 그 친구는 제가 A의 사칭이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고, 일상적인 얘기로 시작해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저: 근데 페북 태그된거 보니까 곧 반창회 가는거같던데 여친이 뭐라안하냐? 반창회가면 여자애들 있잖아
그 친구: ㄴㄴ뭐라안해ㅋㅋㅋ 지보다 못생긴애들인걸 아는거지
저: 못생겼다니..ㅋㅋ 말넘심이네
그 친구: 근데 솔직히 가기 귀찮아~ 1학년때애들 노잼이야
그 순간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여친보다 못생기고 재미없는 집단에 속해있는 여자였던 겁니다. 그 순간 그 여친의 친구들과 제 1학년 때 친구들의 얼굴이 비교되더군요. 그 여친은 인싸고, 그 친구처럼 주변에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반면 제 친구들은 그냥 공부좀 잘하고 얌전한 애들 무리였죠... 당연히 저희랑 노는게 더 재미없긴 했겠지요. 그날 전 미친듯이 울었고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전 A를 사칭하며 얻은 대화 내용을 짜깁기하고 포토샵으로 합성해, 그 친구가 여친 몰래 다른 여자랑 술을 마시고 어장관리를 한다는 내용을 만들었습니다. 그 친구 말투가 원체 싸가지가 없어서.. 별로 손대지도 않았는데 천하의 쓰레기가 완성되었습니다.
물론 진짜로 그 친구 인생을 망치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정말 친한 친구면 합성인 것을 알 수 있도록 티를 살짝 냈습니다. 어떻게 주변 지인들에게 이걸 뿌렸는지는 말할 수 없지만, 아무튼 처음엔 큰 파장이 일더군요. 그러나 조작을 고의적으로 허술하게 했기 때문에 얼마 안 가 사실이 밝혀지긴 했었습니다. 이렇게 복수를 하고 나고서도 제 아픈 마음은 가시지 않더군요...
제 잘못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 그 친구 때문에 상처받았고, 학교를 옮겼고,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랑 만나며 현재는 우울증약 처방까지 받고 있습니다. 자존감에도 큰 스크래치를 입었고요. 서로가 피해자인 거죠... 저희 둘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만 없었어도 제 인생은 행복했을 텐데ㅠㅠ어떻게 하면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다시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만나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