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죽을지 몰라서 글을 쓴다딱히 어디다 말도 못 하겠고 sns에다 글을 쓰자니보는 사람도 많아서 그러지도 못 하겠고어차피 여기는 익명이고 너가 볼 일은 없으니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처럼 대나무숲이라고 생각하고 여기다 글을 쓰겠다나에겐 너무 소중했어이런 작고 귀중한 나의 마음을 항상 전하고 싶었지만원래 그런거 표현을 잘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못 하는 성격이라연애 초반에는 사실 무리를 많이 했지.오늘 너무 예쁘다는 둥, 한 번 더 반했다는 둥..그거 알아? 사랑한다는 말조차 바로 나오는게 아니라마음속으로 백 번, 천 번 연습하고 말한거?그조차도 연습만 하고 말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았어.너가 그랬었지 오빠는 왜 이렇게 감정 기복이 없이 한결 같냐고자기는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항상 왔다갔다 하는데오빠는 그러지 않아서 너무 신기하다고.나는 그 말이 너무 기쁘고 뿌듯했어.왜냐면 사실 나는 멘탈이 그 누구보다도 약하고 성격이 예민해서친구들도 맨날 뭐라고 하거든. 그러면서도 내가 어떻게 될까봐 심하지 뭐라고하지도 못 해그런 내가 힘들어 하면 너가 나에게 온전히 기대지 못 할까봐정말 많이 노력 했어. 힘들어도 안 힘든 척, 아프지만 안 아픈 척사람 심리가 그렇잖아내가 기대고 싶은데기대려고 했던 상대방이 힘들어 하면못 기대는 거잘 알거든..내가 그런 사람이니까..너와 만난 약 600일 기간 정말 행복했어나 같은 놈이 이런 행복을 누려도 될까같이 미래를 꿈꾸고 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도 되는 걸까12월에 삶에 너무 지쳐서 헤어지려고 했지만너가 먼저 전화해서 붙잡아줬잖아그때 갖고 있던 정이 다 떨어져 나간줄 알았었는데너가 기다리면서 울고 있다는 말이 너무 가슴 아프고 미안해서맘 잡은 거였어내가 지금 얘한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이렇게나 나를 사랑해주고나를 위해 우는 얘랑 헤어진다고? 안 되지..이렇게 감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어떻게 보내.근데 어느 순간...헤어지기 며 칠 전부터 너무 불안하더라이유는 모르겠어 그냥 너무 불안하더라고그 와중에 나는 나대로 힘든 일이 겹치고..너한테 얘기를 해서 같이 풀어 나가면 좋았겠지만너 역시 공부 하느라 너의 미래를 걱정하느라 힘들어 하는데내가 어떻게 그걸 얘기 하겠어...그러다보니 조심스러워 지더라고장난도 못 치겠고나는 뭔가 더 하고 싶은데체력적으로 힘들어 하니 물어보지도 않고 스스로 끊어 버리고전화도 하고 싶은데너가 받지 못 할 상황에서 받으면 곤란하니까전화도 먼저 못 하고만나고 싶지만공부에 방해되니까 만나자는 말도 못 하겠고수업이 끝나면 깜짝 이벤트~라면서 기다려 주고 싶은데그냥 나 자체가 너 옆에 있으면 공부에 집중이 안 되니까그러지도 못 하고항상 ~까 ~까 ~까 ~까 라는 이유로결론은 못 하고 못 하고 못 하고너무 찌질해지더라고 내 자신이눈치 아닌 눈치를 보게 된 거 같아그러다 내가 말했지기분이 이상하다고 너가 떠날 거 같다고너가 인스타를 하고 데일리룩을 올리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댓글이 오가고...ㅋㅋㅋㅋㅋ웃기지 내가 봐도 웃겨이게 무슨 집착이야 찌질하게말하면서도 민망하더라근데 너도 웃으면서 얘기했지. 걱정말라고 절대 그럴 일 없다고.절대 그럴 일 없다고....근데 왜 대체 왜계속 불안한걸까.....나중엔 너가 떠나가는 꿈도 꿨어어떤식으로 떠나는 꿈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그치만 믿었지나의 너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헤어질때너무 미안하다고 오빠 잘못 없다고 다 내 잘못이라고많이 생각해봤다고펑펑 울면서 말하길래솔직히 너무 마음 아프고 붙잡고 싶은데미안한 마음이 앞서더라혼자서 얼마나 많이 고민 했을까안 그래도 힘든 애를 내가 더 힘들게 했다는 생각에보내줄 때만이라도 편하게 보내주자는 마음에웃으면서 알았다고 한건데...하고 싶은 말 진짜 하늘의 별만큼 많았어그치만 내가 사랑 하는 사람....마지막이라도 편하게 보내주자는 마음에한 마디도 안 하고 웃으면서 보내준거야그러고 집에 왔는데 내 방 냄새가 너무 쾌쾌 하더라....그래서 싫어하는 향수를 사서 뿌리고거울을 봤는데 튀어나온 배도 보면서그래...이런 모습인데 정 떨어질만도 하지 하면서 운동도 시작했어전부터 하고 싶었던 미술 학원도 등록했고책도 사서 읽고..바쁘게 살면 시간도 빨리 갈거고무엇보다 나는 너지 지금 너무 힘들어서정신이 지쳐있는 상태라서 그런 결정을 한 줄 알고시험 끝나고 나면 다시 연락을 해볼 생각이었어믿을 수가 없잖아..우리가?너가?내가?나는 진지하게 너가 죽을 병에 걸려서 그런가 싶기도 했어그치만 이별은 이미 한거고 나는 시험을 봐야 하잖아근데 정신이 멍하니까 내가 뭐하는지도 모르겠고핸들링을 해야 하는데 핸들링도 안 되고..그럼에도 바보처럼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조금만 참고 시험이 끝나면 연락해보자라는게 내 유일한 희망이자 버팀목이었어근데 나도 정말 비겁하고 간사한게 시험 보고 나니까너가 너무 원망스럽더라내딴에는 진짜 중요한 시험인데 아무리 힘들고 싫어졌어도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이별하면 안 되는 거였나...아니 한편으론 그 정도로 힘들었구나내가 곁에서 케어를 해줬어야 했는데 못 해준거구나근데 요즘은 어떻게 살지? 얘도 나처럼 힘들게 살고 있나? 싶어서들어간 블로그였는데판도라의 상자였지.....보면 안 되는 거였어인스타의 휴먼계정도 풀면 안 되는 거였어퍼즐이 맞춰지더라고......그래서 내가....그래서 너가....아....그랬구나가슴이 정말 찢어지지만행복해보이더라그 친구는 너 울리지 않을 거 같아나는 생각보다 너를 많이 울렸고나는 너의 눈물에 약해서 너가 울때마다남자답지 못 하게 안절부절..그저 미안하다고만 했지지금도 믿을 수 없다내가 알던 너가 맞는지..그래도 2년이라는 시간을 만난건데이렇게 하루아침 사이에날벼락 맞듯이 이별을 맞이하다니헤어진날날씨는 유난히 맑았고오늘 따라 내 머리가, 내가 입은 옷이 너무나도 예뻤고이유는 모르겠지만 잠을 못 자서 피곤해야 하는데피곤하지 않았지..차라리 헤어질때 말해주지 그랬어그럼 이렇게 두 번이나 힘들지 않았을텐데..아니..미안. 사실은 내가 너를 붙잡고 계속 얘기를 했어야 했지.왜 이렇게 너의 눈물에 약해서 또 바보처럼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어떻게 살아야 의미가 있는걸까솔직히 지금 내 정신 상태와 생각들이올바른 것들이 아닌 것도 알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알아근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애써 덤덤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더 웃고 더 열심히 살고빌어먹을 인스타에 거짓 웃음, 올리고 싶지 않은 내 거짓 감정들을 올리는게이제는 솔직히 지친다.이러면서도 내일 또 빌어먹을 인스타에 아무렇지 않은 척나는 잘 살고 있다 라는 거짓 감정과 사진들을 올리겠지.너무 힘들다..항상 생각했던건데내가 가진 소중한 마음도 그렇고지금 내 감정도 그렇고 글로 표현하기엔 너무 부족한거 같아잘지내....너는 사람 볼 줄 알고 가려서 만나는 똑똑한 아이라서다른 걱정은 안 들어..그게 참 다행인거 같아안녕
대나무숲이라고 생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