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때문에 제 정체성에 혼란이 옵니다

웬수2019.05.13
조회47,801
안녕하세요
일단 모바일이라 띄어쓰기나 오타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결혼 3년차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부부입니다
남편은 대학원생 저는 직장인입니다.
요즘들어 사춘기에도 안겪어본 제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거 같습니다
물론 남남이 만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험난한 길임을 알고 각오하고 결혼을 했지만 너무 힘드네요.... 겪어보니 결혼 20년30년 사신분들 그리고 저희 부모님이 너무 대단히 느껴지구요..

본론을 말하자면 남편은 매사에 부정적인것 같아요
처음에는 잘 못느꼈어요 연애때는 티비에 잘생기고 이쁜 연예인이 나오면 성형했다 얼굴이 왜저러냐 이상하다 이쁘고 잘생긴척해서 별로다 이런 얘기들을 자주 했는데 처음에는 그게 저를 배려?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 별로 부정적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근데 결혼해서 매일 지내다보니 모든 일에 그런식입니다
제가 무슨일이나 공부를 하려고 하면 그게 뭐 도움이 되겠어? 혹은 일단 그 일에 대한 안좋은 상황부터 생각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물어봤습니다 왜 모든일에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는지.. 그랬더니 모든 상황에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고 일을 저질렀다가는 당하면 속수무책이다 그러나 리스크를 항상 염두하면 큰일을 당했을때 어느정도는 대책을 생각해 두었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 라더군요 그렇지만 제가 보기엔 리스크만 생각하다 다 포기하는거 같아요


그런데 저는 너무 달라도 다른 성격입니다
어렸을때부터 저희 부모님은 제가 뭘 하려고 하거나 배우고자 할때 어떤일이든 도움이 되지않는 일은 없다 무엇이든지 해봐라라는 사고 방식을 주입시켜주셨고 그래서 저는 해외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다양한 (무역,패션,바이어) 등등 분야에 일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너무도 감사한 일이죠 물론 실패 경험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 또한 제가 배운 점이기도 하죠 근데 남편은 실패를 하면 안된다는 자기가 결정한 일에 강박관념이 있는듯 합니다 실패를 하면 돌이킬수 없고 끝난다고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뭘 하고자 할때 정말 열심히해요 미친듯이 ... 그런데 그 스트레스는 온전히 저한테 옵니다..... 우울하다 힘들다 내가 왜이렇게 사는지 모르겠다 ... 재미가 없다 이런 얘기를 처음에 들을때는 너무 안쓰러워 다독여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저는 평생에 몇번 없었는데 남편은 매일이 이런 사람이네요 물론 우울한 주제는 바뀌지만요 그 당시 스트레스 받던게 해결이 되면 나아질줄 알았는데 딱 이삼일만 기분 좋고 그 다음 해야 할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또 스트레스 또 스트레스..... 이러다 저까지 매사에 부정적 우울한 기분을 넘겨 받는거 같아 너무 힘듭니다..몇년이 이런게 반복이다 보니 제가 남편 눈치를 보고 있는게 느껴집니다.

저는 매일이 즐겁고 딱히 뭐가 인생에 행복한 이슈가 있어야 행복한게 아니고 그냥 이렇게 하루하루 아프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는게 행복한데 말이죠...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 보니 남편은 밤새 잠못잔듯 퀭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그래서 무슨일이냐 하니 내가 앞으로 잘 할수 있을까? 이 나이에 공부를 한다고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는데 잘 선택한걸까 라는 생각으로 잠을 못이뤘대요 아침 상을 차려주고 먹는데 먹으면서 한숨을 푸욱 쉬고 우울하다 재미없다 또 얘기하길래 우울하단 말 좀 제발 그만해라 힘들다 나도 한번 얘기했더니 대판 했네요...

저같으면 한번 결정한 일은 후회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달라질 일도 아니고 스트레스 받아봐야 저만 손해니까요 그런데 그런 저를 보고 너무 매사에 낙천적이고 자기가 가정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나대신 다 받아주고 있는거라며 당신은 걱정할게 없으니 스트레스가 없는거야 라는... 고마워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아니 저라고 스트레스가 없겠나요 저도 나름 부모님과 떨어져 타국에 친구 하나 없이 남편만 믿고 와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고 있는데 너무 서운합니다 ... 싸울때마다 니가 하는게 뭐냐 도움도 안되는 * 내집에서 나가라 하는데 정말 상처로 남네요 화해하면 화가나서 한말이라며 미안하다고 하지만 저에겐 잊혀지지 않는 말들이에요 이렇게 싸워도 어디가서 터놓을 친구도 가족도 없고 갈곳도 없는 제가 너무 서글프고 힘드네요
이러다 몇년뒤에는 제가 우울증에 걸릴것 같아요

정말 제가 너무 낙천적이고 잘못된 사고 방식일까요? 제발 저에게 따끔하게 인생 선배님들이 조언 좀 해주세요 어떻게 하면 제가 이런 상황을 극복할수 있을지 사람 고쳐쓰는거 아니라지만 이런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어보셨던 분들의 경험을 듣고 싶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