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날 죽여요

이름없는꽃한송이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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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누구에게도 해본적 없는 내 이야기를 할께
정말 나는 나쁜 아이일까?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 나는 할머니 손에 자라왔다.
할머니는 나를 무척이나 미워하신다 차마 입에 담기 믿기 힘든 일들로 나를 힘들게 했었다

동생이 자칫 실수로 아빠의 수저를 사용하거나 아빠의 반찬을 먹으면 뺨을 맞아야했고, 말려놓은 비닐봉지를 버렸단 이유로 나는 애미닮아 더러운 년이라는 소리를 들어야했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폭언이 이어지는 할머니의 말들은 정말 나를 땅 끝까지 패대기쳤다
아침밥점심밥저녁밥 먹을 동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티비보는 동안, 청소하는 동안, 내가 얘기하는 동안, 내가 우는 동안, 내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동안, 내가 씻을동안...할머니에겐 나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미웠나봐.
“씻어도 더러운 년이 아침마다 왜 씻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 씻어도 더러운 년”
“할머니 오늘 술마셨어? 하고 물으면, 매서운 얼굴을 하곤 입을 잡아 째놓을거다 라고 말한다”
“청소를 하는동안에도 __를 왜이렇게 빨았냐 왜 여기는 청소안하냐 왜 이 __를 사용했냐 왜 물어보지도 않고 청소하냐 왜 왜 왜 내 행동 하나하나 주시하며 화를 낸다”
“내가 울면, 맨날 질질짜기만 할줄 알고 진짜 환장하겠네, 할머니가 화를 내도 니가 이해를 하고 살아야지, 그릇과 수저를 집어던지시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닫아버리신다”
“아프다고 말하면, 알바하는게 뭐가 그리 힘들어서? 맨날 아프다해서 사람 환장하겠네, 의사한테 가서 보이봐라 바빠죽겠는데 아프다하고 지랄이여”
이건 이렇게 해야지 저건 저렇게 해야지
하루라도 그렇게 안하면 왜 이렇게 안했냐 왜 말을해도 말을 안듣냐
“할머니 부탁이 있는데 냉장고 문 살살 닫아주세요 하면, 나는 냉장고 문 살살 닫는데 니가 예민해서 그렇지 사람 스트레스 받아 환장하겠네 참말로”
할머니한테 부탁 하나를 못한다
할머니한테 말 한마디 하면 온갖 듣기힘든 폭언을 들어야하기에 나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다.
할머니가 화를 내시면 죄송합니다 해야하고, 앞으로 안그러겠습니다 라고 말하라고 하신다.
어렸을 땐 아빠에게 얘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아빠가 할머니에게 그만하라고 화를 내며 얘기하니까 자긴 그런적 없다고 하셨다.
다음날 할머니는 동생과 나에게 “하여튼 너희들때문에 아빠랑 싸우게 만들고. 입을 확 잡아째놔야지 어이구 참말로 저것들을 버릴수도 없고 어째야하노. 그릇들을 집어던지면서 소리를 지르신다. 우리는 방에서 손을 떨며 울어야했지.

그 후부턴 그냥 말안했다 방에서 문닫고 소리죽여 울었다.
매일 아침 눈뜨면 일어나자마자 할머니의 매서운 눈초리를 봐야해서 죽고싶다를 생각하다가 거실로 나와야했고, 잠이 들어도 새벽에 항상 깼다 잠들었다를 반복하며 잠을 깊게 잘수가 없었다.

처음엔 “그래, 할머니도 힘든 인생을 살다가 이제 우리를 키우게 되셨는데 얼마나 힘드실까” 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폭언은 더 심해졌고 나도 화를 내며 나를 보호하기 바빴다.
살고 싶었다 할머니의 폭언속에서.

누구에게도 아빠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말하기 싫었다.
저 사람도 나를 더러운 년으로 생각할까 저 사람도 내가 미울까...누군가와 대화하기 불가능할만큼 나는 상처받았고 숨었다 나를 꽁꽁 숨겼다.

아마 아직도 고모삼촌아빠에게 나는 할머니에게 못난 나쁜년이겠지. 그들은 할머니가 얘기하고 다닌 나에 대한 나쁜 말들만 들어왔고, 나는 말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나만 잘못한 것이라고 믿는다 할머니의 말만 믿고 할머니는 자신이 나에게 했던 행동과 폭언들을 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나는 어린 마음에 우리를 키우시는 할머니께 너무 죄송했고 너무 감사했으며 엄마가 없는 우리에게 엄마 이상의 존재였기 때문에, 할머니를 잃으면 세상을 잃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행동과 폭언에도 아무말도 못했다 아무말도 그 누구에게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나는 동생은 엄마가 없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해도 내 편을 들어줄 엄마가 없었기 때문에,
학교 가라고 아침밥 차려줄 엄마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모든 가족친구들에게 만만한 상대가 되있었다.
누군가 나에 대해 뒤에서 험담해도 “우리 **이가요? 우리 **이는 그럴애 아닌데요. **이한테서 직접 확인해봐야겠어요.” 라고 말해줄 누군가가 없었다.
그냥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어버리고 나를 보는 눈은, 나를 대하는 태도는, 그들은 내가 한없이 타락하게 만들었다.

그래 엄마 없는 인생은 비참하고 더러운 존재이며 눈치보이고 가족친척들에게서조차 미움받게 된다
가족친척들 모두에게 미움받을 때는 대인기피증에 사람들 만나기가 두렵고 무서웠다.
대화에 집중하지 못했고 손을 떨며 내가 이런행동하면 싫어할까 저런 말들을 하면 싫어할까 온통 내 머릿속엔 다른생각뿐이였다. 그래서 교회에 잘 가지 않았다 교회에서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았다 어느날부터 갑자기.

어쩌면 살고싶은 내 욕심이였겠지 그냥 세상에 내가 없어도 가족친척은 그래 잘됐다 할텐데.
할머니탓도 아빠탓도 엄마탓도 해보고 원망도 해봤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다. 태어난 내가 잘못된거겠지
엄마없는 나의 존재가 잘못된거겠지
그 누구의 탓도 아닌 그냥 나의 탓만 하게된 요즘은
그래도 마음이 편하다.

살기 싫고 괴로워서 옥상에도 가보고 차도에 뛰어들면 남자친구가 말리기도 했는데 유서를 매일 쓰며 울며 잠들지 못한 그 날들을 왜 이제서야 말할 용기가 생겼을까.

힘들고 무섭고 두려웠다 살기 싫었다 죽고싶었다 고독하고 외로웠다 할머니를 마주하는 시간들이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웃으며 살아왔던 이유는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버텼기 때문이겠지

사회생활을 해야하는데 사람들이 무섭고 두렵다. 할머니의 매서운 눈초리때문인지 누군가의 훈계가 무섭고 두렵다. 내 이야기를 할때면 돌아오는 폭언때문인지 내 이야기를 할수가 없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미움받아야 하는데 각박한 사회는 더 견디기 힘들겠지.

그 무엇도 하고싶지 않고 열정도 에너지도 꿈도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다. 편하게 침대에 누워 두려움에 떨지않고 할머니의 환청을 듣지 않고 잠을 잘수있는 내 집을 갖는게 내 꿈. 외롭고 공허하고 고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