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출신 사무관에 대한 잘못된 인식

ㅇㅇ2019.05.13
조회3,473

많은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근무를 하면 무얼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과연 업무나 제대로 볼 수 있을까.. 7급/9급 출신들보다 일 못한다고 들었다. 등등

뭐 .. 이런 소리들을 많이 봤는데 정말 뭘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겁니다.

 

일단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5급 공무원입니다.

행시 합격 후 대부분이 지자체가 아닌 중앙부처로 들어갑니다

지자체에 들어가면 과장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행시 합격한 사람이 첫 근무를 지자체에서 한다는 것은 뭐..

욕심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람 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비슷하게 비유를 해보자면,

좋은 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처음 근무를 자교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개인병원에 들어간셈이죠.

검사에 임관 되었는데 검사 포기하고 경찰에 들어가는것과 비슷한 경우죠.

그러니 행시 합격자가 처음 근무를 지자체에서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행시 출신 사무관이라면 8~12년 정도 근무 후에 대부분이 4급 서기관으로 진급합니다.

즉, 12년차 미만까지는 사무관으로 근무한다는 것이죠.

가끔 행시 글에 댓글들 보면 이런 말들이 많더라구요

" 7급 9급 출신들보다 일 못하는 사람 많다 // 행시 출신은 왕따 당한다 등등 ""

참.....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오신건지 궁금하더라구요.

 

 

과거 갓 부임한 평검사가 관할 경찰서를 방문하면 경찰서장이 마중나와 인사한다는 이야기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신적 있으시죠?

물론, 지금은 절대 그렇지 않지만 과거만 하더라도 정말 평검사가 관할 경찰서가면 서장이 나와 인사를 하고는 했습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20대 중반 평검사 시절 일화로는

경찰서장보다 훨씬 윗급인 치안감(지방경찰청장)이 자기 가방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2000년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무관의 위상은 엄청났습니다.

재무부 사무관이 은행장과 부행장들을 불러서 예금과 대출금리 결정까지 주도 했다고 합니다.

그 시절 20대 후반 사무관이 담당 은행장에게 전화 한통하면 바로 바로 달려 왔다고 하지요.

20대 후반 혹은 30대 사무관이 50살이 넘는 그것도 지점장이 아닌 은행 최고위직 사람들을

불렀다는겁니다.

지금은 뭐 크게 많이 달라졌을까요?

물론 과거만큼이나 직접적으로 보여지는것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현재도 사무관의 영향력은 굉장합니다.

기재부 관계자가 실제 했던 말인데 기재부 국제금융국에 딜링 룸 이라고 있다고 해요.

이곳에 사무관이 혼자 들어가 외환시장을 모니터링하고,

한국은행 산하기관 등에게 시장개입등을 요청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즉, 사무관 한명 한명이 국내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셈이라는 겁니다.

대한민국 검사 한명 한명이 대한민국 준 사법 기관이다 라는 말과 비슷한 말이죠.

 

또한, 정부부처 보도자료 낸 것들을 한번 유심있게 살펴보세요.

기안 작성자 , 담당자가 대부분이 사무관입니다.

초안 만들고 일 진행하는 사람이 바로 사무관인것이죠

그 일의 규모는 보통 수백억대.

서기관 부터는 움직이는 돈과 움직이는 범위가 더더욱 높아지고 넓어지겠죠.

기재부만 그런 것이냐? 아니죠..

기재부가 경제 금융쪽에서 왕이라면 다른 부처들은 그 분야쪽에서 왕입니다.

 

보건복지부를 한번 볼까요?

복지법인 조사 , 병원 평가 , 합동 감사 , 의료기구 평가 , 의료연구 평가 등등

이 모든 일들을 12년차 미만 담당 사무관들이 진행합니다.

내가 만일 의료기구를 평가하는 업무를 맡은 사무관이라면

의료기구를 만드는 회사들 그리고 의료기구를 만드는 회사에 자재 납품하는 회사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겠습니까?

사무관 한명이 담당하는 회사들이 굉장히 많을 뿐더러 움직이는 돈 역시 굉장하지요.

20대 후반 30대 나이에 굉장히 큰 일을 진행하는 것이죠
아마 관련 회사에서 담당 사무관을 만나려면 최소 전무이사급은 되어야

사무관을 만날수 있겠지요.

 

이렇듯 사무관 한명 한명의 영향력 그리고 업무 중요성이 상당합니다. 

검사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 할수 있고,

행시 출신 사무관들은 각 부처와 관련된 산하기관 , 민간회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 하는 것이죠.

 

 

작년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공직 사회를 폭로한 기사 본적 있으신가요?

그 사람도 행시 출신 사무관이였고 근무한지 제가 알기로는 4년? 5년차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말대로 행시 출신 사무관이 어린 나이에 5급으로 왔으니

일도 제대로 못하고 아는 것도 많이 없다면

그 사람이 고작 4~5년 근무하고 뭘 안다고 스스로 옷 벗고 나와서 그런 폭로를 했겠습니까?

 

 

사무관 한명 한명이 무슨 일을 하는지 관련 부처 홈페이지 조직도에 들어가면

디테일하게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국가직 7급 / 9급 출신들은 대부분 행시 출신 사무관들을 보좌 하는 일을 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검찰 7급 / 9급 출신들이 검사를 보좌 하는것처럼

국가직 7급/9급 출신들이 행시 출신 사무관을 보좌하는겁니다.

국가직 7급으로 들어와 5급까지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중요부서에 배치되지 않습니다.

검찰 7급 출신들이 수십년 경력 쌓으면 검사 대신 약식기소 까지는 본인재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것처럼 국가직 7급 출신들도 5급이 되어도 20대 30대에 사무관이 하는 업무보다 더 약한 부서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처음 부임한 검사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보좌하는 수사관들이 무시를 하거나 왕따를 시키거나

하지 않는것처럼

갓 합격해 발령 받은 사무관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보좌하는 7/9급 출신 공무원들이 사무관을 무시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