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못난 남편인가요?

ㅇㅇ2019.05.16
조회3,090
20개월 첫째딸과 한달된 신생아 아빠입니다.
육아 게시판에 글쓰고싶엇는데 거긴 여성전용이네요..ㅡㅡㅋ
요즘은 남자도 육아하는디..
쨋든, 둘째가 태어난지 이제 한달이죠
속도위반으로 결혼한 직장 선후배사이였습니다.
제가 팀장, 아내는 직원..뭐 그런 흔한 케이스죠.
육아에 관해서, 첫째때는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해준게 적습니다. 아니, 많다고 생각햇는데 지금보니 적엇네요.
팀장이다보니 윗사람들, 아랫사람들 신경쓰느라 회식도 잦았죠. 당시엔 어쩔수없다 생각했어요. 임신과 동시에 결혼준비하며 걍 아내는 퇴사시켰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일하는거 제가 보기 힘들어서요. 더구나 같은 부서 사원들 입장도 좀 그렇지요. 선배 여직원들도 많은데 거의 신규 가까운 직원이 팀장 사모가 된다는건 아무래도 그렇잖습니까?
깔끔한 퇴사에 사장님도 나중에 애기낳고 오면 타부서 한자리 내주시겠다 구두약속도 했고, 저는 딱히 맞벌이해가며 육아하고싶지도 않았거든요.
소위 인터넷에 떠도는 가스라이팅이니 경제권을 배제시켜 아내를 깔보기위한 수단은 전혀전혀 아닙니다.
하고싶으면 해~다만 힘들면 육아만 해줘도 됨. 돈은 내가 벌테니.. 순수한 취지고 반대로 아내가 저만큼 벌어오면 제가 퇴사하고 육아해도 되는 입장인지라..
퇴사후 집에서 혼자 외롭대서 말티즈 한마리 사다주고 고놈 같이 키우는 재미도 쏠쏠햇죠. 틈틈히 외식하고 데이트하고.. 임신 우울증도 심했지만 버텨냈습니다.ㅠ
그리곤 첫째가 탄생..
조리원 2주있는 동안 저도 하루빼고 다 조리원에 기거하며 출퇴근햇지요 강아지는 처가댁으로 사요나라 떠나보내고 오롯이 낮엔 혼자 육아, 저 퇴근후 같이 씻기고 입히고 재우고..백일의 기적, 통잠이 시작되고 공원 산책 등 신혼 느낌좀 다시 가져보앗습니다.
그러다 돌쯤 될때 아내 재취업을 알아보앗는데 아는 동생놈이 공사쪽에 일을 하는데 거기 사무직 직원 뽑는대서 거기에 입사준비를 하고 시험도 같이 준비해서 최종 면접만 남앗는데...
덜컥 둘째가 들어섯네요..
안그래도 돌박이 첫째가 벌써 얼집가는걸 걱정하던 아내는 하늘의 계시마냥 순응하고 면접을 포기했습니다.
사실 거의 확정이었는데ㅜㅜ
뭐 본인이 그리하겠다는데 제가 어떡하겠습니까
둘째 임신은 정말..힘들더군요
첫째를 보살피며 우울증이 오니 이것은 정말..대환장파티였습니다.
사소한 다툼에 합의이혼썰 나오고 양가부모님 출동 직전 화해 등등..
신혼부부들 명심하세요
큰싸움은 사소한걸로 시작됩니다.
중요한 문제론 안싸워요.
그건 해결해야될 문제니까 싸우고 있을틈이 없어요ㅋ
다툼은 뭐로 결정나도 인생에 하잘 특이점 없는 소소한걸로 시작되고 둘다 지말이 맞는거 같으니까 자존심 세우다 쌈 커지는거예요. 어찌보면 당연한 겁니다.ㅋ
그마저도 버텨내서 둘째 출산을 무탈하게 했습니다.
시부모는 불편해서 도움 거부. 친정부모는 바쁘시니까 도움 불가..라는 아내 취지로 첫째 제가 업고 둘째 탯줄 잘랏죠ㅋ
만삭시절, 출산만 하면 뭐든지 할수 있겠다며 자신감 비치던 경력직 아주머니..
아직 채 산욕기도 끝내지 못하긴 했지만 스트레스 배설이 장난이 아닙니다.
전 6시 칼퇴. 집도착 6시15분컷입니다.
5시에 얼집 하원한 첫째(둘째 8개월쯤 얼집 시작)랑 6시반에 아내가 차려놓은 저녁을 함께 합니다.
제가 설거지를 하고, 첫째를 씻겨요. 씻겨서 아내에게 토스..그리고 또 둘째를 제가 씻겨요. 그리고 제가 씻어요.
마지막으로 아내가 씻습니다.
그새 전 청소를 하지요. 아내는 세탁기를 돌리면서 샤워를 마치고 나옵니다.
제가 음쓰 및 분리수거 하고 오면 첫째를 아내가 재웁니다.
그사이 둘째는 제가 케어를 하구요.
새벽에 둘째 수유는 아내나 자다가 못일어나면 제가 일어나 냉장 모유 뎁혀서 맥이거나 분유 타서 맥이고 재웁니다.

하..둘째 탄생 후 부장은 커녕 사장 회식도 불참햇구요.
매일 이러고 있습니다.
근데 불만없어요. 첫째때 더 도와주지 않아서 미안하단 생각들 정도로..애키우기 힘들다는거 제가 깨달앗거든요.

근데 오늘, 모유 유축해논거 안맥이고 분유 타 먹엿다고 욕처먹엇네요..
딴에는 유축해논게 2팩잇으니 10시쯤 분유맥이고 새벽 두타임은 모유 맥여야겠다. 타이밍만 잘맞추면 아내 푹자고 내가 두번 일어나면 되네.
라는 나 스스로도 아내사랑 뿌듯하다며 속으로 자화자찬하며 짠 플랜인데..
아내왈..어차피 새벽엔 젖아파서 내가 직수해야되는데 왜 분유 먹엿냐. 내말 무시하냐?
...
집구석 뛰쳐나오고싶은거 애 둘 동시에 울면 감당안되니까 창고방에서 담금주 깡술로 마시고 있습니다.
__. 내가 그렇게 잘못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