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평생 연애 못하려나봐요

ㅇㅇ2019.05.19
조회962

저는 지금 20살인 남자입니다

저는 초딩때부터 고3초까지 늘 뚱뚱했던 사람이었어요

중학교때까지 이성에 관심 자체가 없었고, 또 먹는 걸 워낙 좋아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네요

뚱뚱한데다 스킨도 안 바르고 머리는 항상 7cm.

그런 제 외모는 어딜 가든 놀림과 비웃음, 비난의 대상이었어요

학교 친구들, 주변 사람들, 친척 어른들에 그냥 모르는 사람들까지 그랬으니까요

뭐 당연히 여자는 제 인생에 엄마밖에 없었죠 그 외모에다 남중남고, 학원도 안 다녔으니

근데 그런 저도 사랑이 하고 싶더라고요

또 더 이상 남들에게 외모로 욕먹고 무시당하고 싶지도 않았고 말예요

그래서 누구나 피터지게 입시를 준비한다는 고3 1년동안 저는 오직 외모에만 전념했어요

1년동안 제가 뺀 살이 30키로.

요요 절대 오기 싫어서 한달에 3~4키로씩 꾸준히 운동해가며 체계적으로 뺐어요

요 몇달간에도 상당히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살이 더 빠져서

2018년 1월에 110kg이던 제가 지금은 72kg이 되었네요

다이어트는 최고의 성형이란 말이 있던가요?

40kg를 빼고 스스로를 꾸미는 법을 배운 저는 1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어요

제가 기숙사에 사는데 애들이 맨날 저 잘생겼다고 말해요

저도 처음엔 그냥 놀리는 거겠거니 했는데, 꽤 잘생긴 애들이 제게 와서 말하더라고요

진짜 놀리는거 아니라 진심으로 잘생겼다고. 여친 몇명 사귀어봤냐고 그래요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나쁘지 않아 보이긴 했지만, 그정도일줄은 정말 몰랐어요

생전 처음으로 지하철에서 여자에게 번호를 따여 보기도 했고,

주변 여자애들도 스쳐지나갈 때 절 보는 시선이 느껴져요 뒤에서 말이 나오는 애들도 있고요

지금 제게 주어진 이 크나큰 행운이, 이 상황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웃기고 어이없어요

예전엔 그렇게 다들 절 무시했는데 말예요

나는 외모가지고 사람 차별한 적도 없었는데. 여자한테 고백이나 그런것도 한번 안해봤는데.

그냥 인간 취급만 해달라는 거였는데 그때는 다들 외모로 날 그렇게 까고 무시했으면서.

이제와서는 다들 이렇게 달라지는 걸까. 나는 왜 18년동안 그 개고생을 했어야 했나.

가끔 화가 나고 억울하고 조금은 서글퍼요. 누구에게 이 화를 돌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렇게 제 인생은 큰 변화를 맞았고, 이제 저도 누굴 당당하게 좋아할 수 있게 됐어요

지난 1년동안 저는 제 자신을 찾기 위해 참 부단히도 노력했었어요

제가 누구인가, 뭘 좋아하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결과 제 자아, 제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었고, 이제야 누군가를 제대로 위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됐어요

참 많이도 싸웠던, 사랑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이제야 좀 알게 됐고

무뚝뚝하고 부정적이기만 했던 아들에서 애교있고 긍정적인 아들이 되기로 했어요

또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가끔은 질투하고 미워하고 자존심도 세웠던 제 친구들,

몇 안 되는 인생을 함께할 친구들에게도 용기를 내 진심을 표현할 수 있었어요

다들 길게는 10년, 짧게는 3년을 알고 지낸 친구들이지만 이제야 진짜 친구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1년의 시간동안 전 3명의 여자를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계산적이 되고 상처받기 싫어하는 제가 너무 싫어요

제 나이가 나이다보니 대부분의 여자애들은 전남친이 있더라고요

그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까요

그치만 제가 좋아하는 애가 전남친과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어요

제가 속이 좁아서 그렇겠지만 자꾸 제가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좋은 건 전남친이랑 다 해보고, 전남친이 차 버린 애를 제가 떠앉는 듯한?

정말 예의 없는 표현인거 아는데 무슨 버려진 장난감 주워가는 느낌이 듭니다 저도 이런 제가 싫어요

그리고 질투도 나고 짜증도 나요

진도를 다 뺐으면 진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봤을 거잖아요

저랑 어딜 가든, 뭘 하든 이미 다 다른 남자들이랑 해본 것들이잖아요

때로는 그 남자애들과의 추억이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할 거고요

그 사실이 너무 싫어요 그냥 너무 싫어요

왜 내가 바보가 되면서까지 연애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썸을 탔을 때도, 짝사랑했을 때도 너무 힘들었어요

 

알아요. 사실 아무도 잘못한 사람은 없다는 거.

제가 연애를 못했던 건, 연인과 하는 모든 게 다 처음인 건

과거의 제가 살찌고 못났었기 때문이고

또 제가 좋아하는 애들이 전남친이 있고 그들과의 기억이 있는 건

저보다 먼저 걔들을 좋아했던, 또 용기를 냈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

근데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으로는 아닌가봐요

이런 마음으로 연애를 해 봤자 저도, 상대도 상처받을 거 알아요

그래서 아마 전 연애를 못할 거 같아요

사실은 나도 누군가랑 연애하고 싶은데

그러니 알려주세요

남자분이든 여자분이든 좋으니까 제발 알려주세요

제 알량한 보상심리와 속좁은 질투심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