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잘 부탁해

나비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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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그림자, 즉 우울이 나에게 찾아 온지도 5년-

어쩌면 너의 존재를 애써 부정해 왔을지도 모르겠다 자기 비하, 현실도피, 부정의 연속, 깊은 무기력, 끝없는 불면 등 참 다양한 모습으로 내 안에서 살고 있었지.

애써 짓는 웃음, 노력했던 긍정, 있는 힘껏 내딛는 도전, 그리고 상담 그리고 약- 야속하게도, 너는 비웃기만 하더라. ' 그런거 하나도 소용없어~ ' 이렇게.

주변 사람들의 말들이 하나도 들리지 않을때, 모든게 날 비난하는 소리로만 들릴 때 마지막으로 어떤 누구도 머리 속에 떠오르지 않을때 - 나는 너와 지긋지긋한 인연을 끝장내고 싶어 자살시도도 여러번 했었어. 끝끝내 살게 되었지만 말이야.


내 안에 살고 있는 우울아, 여전히 너를 달래고 잠재우는건 너무 힘이 들어. 그런데 너는 말이지, 때론 채찍, 때론 당근이 필요한 밀당꾸러기 더라.


너의 징징거림을 들어주기 위해 딱 30분만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주고- 나머지 시간은 너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야. 우리가 어짜피 같이 살아야 된다면, 서로를 배려 해야 하거든.

너도 집에만 있으면 답답 하니깐 햇볓을 보고 심술이 나면 그림을 그려야지, 웹툰도 보고. 아, 맞아 강아지도 좋아하지?


외부에서 모진 말들이 날아오면 내가 너를 안아줄게. 너도 나와 같은, 비슷한 우울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안아주잖아.


애증의 그림자 우울아, 너를 증오하기만 하다 애정을 조금씩 덧붙혀 주니 어떠니? 어쩌면 너도 나 처럼 "나, 힘들어요.." 라고 애타게 외치는 중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우리가 타협하는건, 아마 평생의 숙제 일지도 몰라- 그렇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부단한 노력이 있으면 언젠간 우린 다시 "나" 라는 존재로 화합하고 있지 않을까?

다시 한번 잘 부탁해, 나의 그림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