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인디밴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언론사들의 보도 행태를 보고 분노를 금할 길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다들 아실 테지만 한 인디밴드는 요 며칠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학교폭력부터 부친 관련 논란, 경영 개입 의혹 등 명백한 잘못도 있었고, 지켜봐야 할 수사 과정도 포함됐고, 또 의혹에 머문 부분도 있었습니다. '의혹'.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매체들은 비판보다는 비난에 가까운 무늬의 포장지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이 셀 수 없이 쏟아졌습니다. 눈살이 더 많이 찌푸려질수록 클릭을 유도하기도 참 좋아 보였습니다. 허나 이들이 담고 있는 내용은 전부 비슷했습니다.
포털은 제목만 다를 뿐, 이틀 내내 흡사한 내용의 속 빈 강정 같은 기사들을 수차례 메인으로 갈아치웠습니다. 마치 비난 여론을 끌어모으기라도 하려는 듯 보였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폭력으로 느껴지는 것은 저뿐이었을까요? 단순히 반복되는 내용의 글을 읽었을 뿐인데 알 수 없는 폭력감에 휩싸여 숨이 막혔습니다.
실로 추가 취재한 내용을 담은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종합, 이슈 등의 말머리를 붙여가며 재탕에 재탕을 거듭한 기사가 계속 생산됐습니다. 제목만 더, 더, 더 자극적으로 바뀌었을 뿐, 말장난이라는 단어가 참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그 어떠한 곳도 '의혹'에 대한 후속 보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부끄러움은 모른 채 타인을 공격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습니다.
학교폭력은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잘못입니다.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라야 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툭 던져진 '의혹'에 대해서는 감히 어느 누구도 쉽게 단정할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언론이 한낱 가벼운 손가락 놀림으로 무게를 가늠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프레임을 만들어버리는 것은 과연 잘못이 아닐까요.
잘못을 꼬집고, 비판하고, 결과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보도를 하는 것. 과정이야 어렵겠지만 그것이 곧 기자의 도리이자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며칠간 쏟아진 기사들은 과연 이 같은 본분을 지켰을까요? 자신들이 만든 프레임을 잣대로 들이대며 비난문을 쓰지는 않았나요?
폭력을 비판해야 할 언론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듯한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러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기자라는 꿈이 이렇게 초라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활자로 많은 이들의 눈을 가릴 수 있고, 마음을 뒤집을 수 있다고 봅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직업의식이라 착각하는 그릇된 욕심 때문에 자신은 물론, 수많은 이들을 속여가며 글을 뱉어내지 않길 바랍니다.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을 아는 것. 어리석게 그 작은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한 인디밴드의 사태를 보며...비판을 가장한 폭력·펜을 가장한 칼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최근 한 인디밴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언론사들의 보도 행태를 보고 분노를 금할 길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다들 아실 테지만 한 인디밴드는 요 며칠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학교폭력부터 부친 관련 논란, 경영 개입 의혹 등 명백한 잘못도 있었고, 지켜봐야 할 수사 과정도 포함됐고, 또 의혹에 머문 부분도 있었습니다. '의혹'.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매체들은 비판보다는 비난에 가까운 무늬의 포장지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이 셀 수 없이 쏟아졌습니다. 눈살이 더 많이 찌푸려질수록 클릭을 유도하기도 참 좋아 보였습니다. 허나 이들이 담고 있는 내용은 전부 비슷했습니다.
포털은 제목만 다를 뿐, 이틀 내내 흡사한 내용의 속 빈 강정 같은 기사들을 수차례 메인으로 갈아치웠습니다. 마치 비난 여론을 끌어모으기라도 하려는 듯 보였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폭력으로 느껴지는 것은 저뿐이었을까요? 단순히 반복되는 내용의 글을 읽었을 뿐인데 알 수 없는 폭력감에 휩싸여 숨이 막혔습니다.
실로 추가 취재한 내용을 담은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종합, 이슈 등의 말머리를 붙여가며 재탕에 재탕을 거듭한 기사가 계속 생산됐습니다. 제목만 더, 더, 더 자극적으로 바뀌었을 뿐, 말장난이라는 단어가 참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그 어떠한 곳도 '의혹'에 대한 후속 보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부끄러움은 모른 채 타인을 공격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습니다.
학교폭력은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잘못입니다.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라야 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툭 던져진 '의혹'에 대해서는 감히 어느 누구도 쉽게 단정할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언론이 한낱 가벼운 손가락 놀림으로 무게를 가늠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프레임을 만들어버리는 것은 과연 잘못이 아닐까요.
잘못을 꼬집고, 비판하고, 결과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보도를 하는 것. 과정이야 어렵겠지만 그것이 곧 기자의 도리이자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며칠간 쏟아진 기사들은 과연 이 같은 본분을 지켰을까요? 자신들이 만든 프레임을 잣대로 들이대며 비난문을 쓰지는 않았나요?
폭력을 비판해야 할 언론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듯한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러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기자라는 꿈이 이렇게 초라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활자로 많은 이들의 눈을 가릴 수 있고, 마음을 뒤집을 수 있다고 봅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직업의식이라 착각하는 그릇된 욕심 때문에 자신은 물론, 수많은 이들을 속여가며 글을 뱉어내지 않길 바랍니다.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을 아는 것. 어리석게 그 작은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너무 답답한 요즘. 정말 묻고 싶습니다. 이 나라의 지성인은 다 죽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