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보다 더 구박받는 삶은 이래요.

이름없는꽃한송이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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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엄마없이 아빠랑 할머니랑 살아요. 할머니가 어렸을때부터 저를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너무 잘 따랐던 저인데, 할머니가 자주 예민해요.
그리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영악합니다.
할머니가 저한테 했던 행동과 말들은 알리지 않고, 제가 잘못한 것만 고모삼촌아빠에게 일러바치더라고요.
그러면 아빠고모삼촌은 저한테만 혼을 냅니다. 왜그랬니?라고 묻지도 않아요 그냥 제가 나쁜 아이가 되어있어요.
뒤에서 제 욕을 합니다.
할머니가 저한테 하는 행동과 말들은 절대절대 남들한테나 다른 가족들한테는 하지 않아요.
그 사람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겁니다.
다른사람들한테는 얼마나 상냥하고 친절하신지.
자신이 기분나쁘더라도 티 잘 안내시더라고요.

1. 여름엔 제 친구가 저희 집에 와서 잤는데 할머니 저 제친구 우리동생 이렇게 거실에서 에어컨 켜놓고 자고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아침에 일어나셔서 화장실 갔다가 안방에 잠깐 들어간 사이에 사촌언니들과 고모가 저희집에 잠깐 왔거든요.
작은언니가 보더니 ‘할머니~더운데 왜 여기있어?’ 하는거예요.
그런데 할머니가 아무말 안하고 곧이어 언니가 거실을 보더니 ‘할머니가 oo이 친구 불편해서 안방에서 주무셨나봐 더운데’ 이러는거예요.
말투가 마치 내가 친구 데리고온게 잘못된것처럼 심지어 할머니 방금 언니들 오기 5분전까지 동생옆에 누워있었는데.

2. 할머니가 술을 드시거나 기분이 나쁘면 저에게 엄청난 막말을 하세요.
‘씻어도 더러운 년이 뭐하러 오래씻어조져’
‘애미 닮아 더러운 년이 뭘 안다고 비닐봉지를 내다 버렸어’
‘입을 째놔야지’
‘저것들만 없으면 내가 소마냥 이 집에 매여있지도 않을텐데’
‘난 잘못한게 하나도 없는데 이 할미가 뭐라한다해도 이해를 해야지 와저러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
등등의 말들을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수년간 아침에 밥먹으면서, 설거지하면서, 씻으면서 하십니다.

3. 밥먹다가 배가 너무 아파서 참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잠깐 화장실 가면, ‘밥 쳐먹고 설거지도 안하고 저 망할 년이 왜 살아있는고 모르겠네’ 라고 하십니다.
제가 설거지를 안하려고 한게 아니라 배 아파서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항상 저런 말들을 해요.

4. __질 하거나 청소기 미는 와중에도, ‘여기는 왜 안닦아 눈이 있으면 봐라 여기는 왜 안닦아 누구닮아 꼼꼼하질 못해’ ‘__는 왜 또 이걸 썼어?’ ‘__를 왜 여기다 뒀어?’
제가 다음날 청소하기 전에 __ 어딨냐고 무슨 __ 쓰면 되냐고 물으면, ‘딱 보면 모르냐 __가 뭔지도 모르고 학교에서 뭘배우냐’ ‘니가 알아서 찾아봐라’ 라고 하십니다.
__인줄 알고 아무거나 쓰면 __를 물어보지도 않고 아무거나 쓰냐고 혼냅니다.
제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요?

5. 어느날 할머니가 고모할머니 집에 갔다 오셨는데 제가 거실을 __로 닦고 있었어요.
할머니가 들어오시길래 ‘할머니 다녀오셨어요’ 했더니
아무말도 안하시는 거예요. 그 때 옆에서 고모가 ‘엄마는 00이가 인사하는데....’ 라고 해도
딱 한마디 하시는거예요 ‘뭘 어째...’ 하고는 방에 들어가십니다.
몇 번 더 그러시고나서는 저도 어리고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받고 할머니의 태도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 뒤로 할머니 오셔도 인사안하고 그랬거든요. 고모삼촌아빠 다같이 모인 명절에 ‘애새끼들 할미한테 말도 안하고’ 라며 말하시더라고요.
말을 해도 화내고 무시하고 예민한 사람한테 제가 무엇을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 걸까요?

6. 삼촌 집 가셔서는 00이가 방에 들어가 문닫고 나오질 않는다. 할머니한테 말을 안한다 고 하셨대요.
저 너무 힘들었거든요 예민하고 화만 내고 사람앞에서 무시하고 그래서 매일 방에 숨어서 울고 밥도 안먹었습니다.
할머니가 아침마다 하시던 말과 행동이 저를 너무 아프게 하고 저를 너무 못살게 굴었어요.
죽고싶었어요 하루하루가 지옥같아서 울면서 지냈어요.
할머니가 저에게 했던 행동과 말들은 입 싹 닫고 삼촌한테 일러바쳤더라고요. 마치 저만 할머니한테 반항한 아이로 낙인찍혔어요.

7. 냉장고 문 열러가면 저를 밀치고, 저녁에 혼자 밥먹으려 하면 맛있는 음식, 라면 등등 다 숨겨놓고,
밥 먹을때마다 ‘할머니 식사하세요’ 안하냐 ‘수저를 손에 들기전에 기도부터 해야지’ ‘이 반찬은 아빠껀데 왜 꺼냈냐’ ‘이 반찬은 왜 안먹냐’ ‘먹을 때 흘리지마라’ ‘먹을 때 침 다튀니까 말하지마라’
아침마다 밥 먹는 일이 너무 괴로웠어요. 아침밥을 절대 즐겁게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놓고 할머니는 먹을 때 흘리고 먹을 때 침 다 튀기면서 밥풀 다 튀기시면서 저한테 뭐라하시고 수저들고 밥먹다 말고 갑자기 기도하세요.

8. 제가 하는 말에 무조건 반박부터 합니다.
‘할머니 부탁이 있는데 냉장고 문 살살 닫아주세요’ 라고 하면 ‘니가 시어무니같이 할머니한테 뭐라하는지 모르겠네’
라며 나는 냉장고 문 살살 닫는데 왜 자꾸 뭐라하냐고 그릇을 집어 던지시면서 소리를 지르십니다.
너무 무서워서 엉엉 울었더니 ‘니가 뭘 잘했다고 질질짜 시어미같이 할머니한테 뭐? 냉장고 문 살살닫으라고? 체 지가 만다꼬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 지가 예민하지’ ‘뭐만하면 질질짜기나 하고 눈을 확 잡아째놔뿔라’ ‘어휴 내가 오래살아가 뭐하는지 참’
제가 할머니한테 부탁도 못하나요? 할머니는 저한테 매일 이래라 저래라 하십니다. 이불은 이렇게 해라. 빨래는 이렇게 해라. 설거지는 이렇게 해라. 청소는 이렇게 해라. 밥먹을때 이렇게 해라.
하나부터 열까지 지적밖에 안하세요.

9. 제가 아프다하면 집안 난리납니다. ‘어유 바빠죽겠는데 아프다하고 쌩 지랄이야 의사한테 가서 보이봐라 난 모르겠다’ ‘알바가 힘들어서 아프냐? 그 알바 몇시간 하는게 뭐가 힘들어서 아파? 아파도 해야지’ ‘맨날 아프다해서 진짜 죽겠네 내가 어쩌란 말인고’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못해요.
한 날은 고모랑 병원갔다 왔는데 고모가 ‘오늘 하루 알바쉬지?’ 라고 하셨는데, 못쉬어요 아프다고 쉬면 할머니가 저 혼내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고 ‘괜찮아요 할수있어요’ 라며 알바를 갔습니다.

10. 방학인데 집에 있으면 언니들을 알바하는데 니는 알바안하고 뭐하노? 라고 혼을 냅니다.
‘할머니 저는 해야할 공부가 있어요’ 라고 했더니
‘공부가 뭐가그리 중요하냐 먹고사는게 일이지’
‘공부하지말고 공장가서 일하면 안되겠느냐’
‘아빠 고생하는데 앉아서 공부하는게 뭐가 중요하냐 니가 세상사는거 잘 모른다’
라며 그릇을 집어던지시면서 얘기하세요.
밥먹는데 손이 떨리고 심장이 떨리면서 눈물이 나오지만 울면 더 혼을 내요 니가 뭘 잘했길래 쳐 우냐고.

11. 하고 싶은 공부도 못하게해요
고등학생 때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제 방에 들어오셔서
‘왜 공부를 하고있냐’
‘아빠 힘든데 나가서 공장이나 가서 돈벌어와라’
‘공부가 다가 아니거든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공부 할 시간에 할머니 도와서 청소나 했으면 좋겠네’
‘학교에서 할머니할아버지 일손 도우라는 건 선생이 안가르치드나 공부가 세상에 다가아닌데’

고등학생 때 성적이 쭉쭉 내려갔었어요 담임선생님이 집에 무슨일 있냐고 성적이 왜자꾸 떨어지냐고 물었어요.
한달에 한번도 아니고 일년에 한번도 아닌

일주일에 두세번씩 꼬박꼬박 저런말을 들어가며 공부해야 했는데 제가 어떻게 마음편히 공부를 할 수 있었겠어요.
울면서 잠들고 울면서 학교가고 울면서 밥먹고 울면서 일어나고. 제가 미쳐버린줄 알았어요.

친구들이 제일 먼저 알아챘어요. 요즘 무슨일 있어? 매일 싱글벙글 웃던 니가 언젠가부터 웃는게 힘겨워보여. 많이 지쳐보여 얼굴이 항상 울상이야.

저는 이런 얘기들을 가족들한테 하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저를 키우고있고 할머니마저 저를 보살피지 않으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서울 것 같았거든요.
그냥 어린 마음에 버림받을까봐 무서웠고, 고모삼촌아빠는 이미 할머니 말만 믿고 뒤에서 00이가 할머니한테 어쨌다더라 저쨌다더라 욕하시고.
할머니가 저한테 이런 행동과 말들을 하는줄 상상도 못하실것같아요. 이건 정말 일부이고 제가 중학생때부터 지금 현재 대학교 졸업했을때까지도 이어지는데 어느 누구 하나 제말을 믿어주겠어요?
제가 입 안열면 아무도 몰라요.
제가 다른사람들한테 할머니가 한 행동들 말들 녹음하고 촬영해서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도 믿지 않을거예요.

정말 이런 얘기는 가족들조차 친구들조차 모르는 이야기예요.
제가 말 안하면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할머니의 모습이기에 그리고 할머니는 이미 제가 했던 행동과 말들을 제 뒤에서 얘기하고 다니고 할머니 말만 들은 친척들은 이미 저만 나쁜아이가 되어있어요.
할머니는 저말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절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세요.
어렸을 때부터 애미 닮아 더럽다는 얘기를 항상 들어야했고 그 얘기들이 정말 나 자신이 더럽구나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망치려고 노력해왔어요.
다른 사람들도 저를 더러운 눈길로 보는것같고, 속이 새카맣게 타 늘 불안해하고 늘 두려워하고 늘 아파하는 제 자신을 탓했어요. 내가 더러운년인데 어느 누가 나를 사랑해주겠어? 어느 누가 할머니 말에 반박을 하겠어?
아무도 반박하지 않아.
교회를 가도 말하지 않고 사람들을 피했어요.
친구를 만나도 억지로 웃고 재밌지 않고 즐겁지 않고 예능을 봐도 영화를 봐도 웃기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무서웠고 가족들은 제게 두려움의 대상이였어요.
할머니뿐만 아니라 친척들까지 저를 몰아가는데 저 정말 죽고싶을 만큼 힘들었거든요.
저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이미 제가 마음속을 닫아버려서 해결하는 방법조차 알수가 없었고, 피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누구도 저에게 00아 너가 정말 그랬어? 아니지? 어떤 속상한 일이 있었길래 할머니께서 그런말들을 하시니?라고 물어봐주는 사람 단 한명도 없었어요.

몇년이 흐른 지금에야 얘기하는 이유는, 그냥 누군가가 알아주고 누군가가 아니라고 얘기해 달라는게 아니예요.
저 이제 살고싶은데 이 상처들을 꺼내놓을 곳이 없어서 글이라도 써봐요.

많이 울고 많이 힘들었는데 살고싶은 이 마음마저 저를 불편하게 하네요. 제가 이기적이예요 이렇게나.
이렇게 버티고 버티고 버티면 엄마가 나 안아줄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