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못버티는건가요? 너무 힘들어요

ㅜㅜ2019.06.08
조회2,127

안녕하세요 이제 막 취직한 사회초년생입니다

주말인데도 전혀 즐겁지가 않네요
티비 틀어놓고 멍하니 앉아있습니다

4년제 대학 나와서 전공 살려 꽤 큰 교육기관에 미술담임 맡고 있습니다

여기가 좋게 말하면 굉장히 체계적이라 원생은 많아요
학교시스템으로 유치원 영어 미술 수학 논술 피아노 한 건물에 다 묶어놓고 우리끼리 아이들 돌려서 수업해요

일반 미술학원이나 교습소 같은 경우는 원장이랑 전임강사 , 필요할시에 알바까지 이렇게 2명에서 3명정도 근무하는데 여기는 학교시스템이기 때문에 미술교사 세명 있고 한명당 50-60명 맡아서 수업해요 사실 이것부터가 말이 안되죠 50명 정말 힘들어요

계약 조건은 하루 6시간 주 5일 근무, 학원이다보니 공휴일 쉬는날도 있고 근무하는 날도 있고, 일년에 두어번 간담회나 전시회 때문에 토요일 근무 ,추가수당 야근수당 전혀 없고 세금 0.3 떼어가요 퇴직금 없구요 보험 당연히 안되구요

결론은 0.3 떼면 월급 140 조금 안됩니다

처음엔 하루 여섯시간 근무인만큼 조건 괜찮다 생각했어요

나중에 이쪽으로 창업할 계획도 있고 아이들 가르치는게 한번도 힘든적 없다 하면 거짓말이지만 늘 즐거운 마음으로 일합니다 많이 배우려고 시작했어요

이제 근무한지 3개월 접어가는데 진짜 미친 것 같네요
업무량이 너무 많아요 말이 여섯시간이지
5일중에 칼퇴근하는거? 이틀 있을까 말까에요

12:30-6:30 근무인데
월화수목금중에 매주 월,화 회의합니다 일찍 끝나봤자 7:30이에요. 그래요 아이들 가르치는데 이 정도 회의? 교사로서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각종 문서작성,차량지도,수업계획안작성, 아이들 수업에 쓸 샘플 작업, 학부모전화상담, 애들 수업하는거 매일 사진찍어서 올려야하고, 두달에 한번씩 나가는 작품배부물,한달에 한번 나가는 봉투배부물, 다 교사들이 라벨링 수작업합니다.
매일 일일업무보고서도 작성해서 제출해야합니다.
간단한 청소는 당연히 저희가 하고요.

하나씩 따져보면 그리 어려운 일들은 아니에요
조금 번거로울 뿐, 절대 힘들고 고된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걸 6시간 안에 어떻게 다 하죠?
6시간 중에 5시간은 수업을 합니다. 1시간 공강이에요
1시간 안에 이런 잡일들을 다 해야합니다
애들 가르치시는 분들은 알거에요 종일 애들이랑 있는것만으로도 진이 빠져요

정말 매일을 허덕입니다 1시간이 이렇게 짧나싶어요
어쩔 수 없이 야근이 당연시 됩니다

그 외에 화분 물주기, 컵설겆이, 유치원 강당 꾸며주기, 매달 정해진 문서 외에 추가적인 제출.

문서가 너무 많다보니 어쩔 수 없이 수업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으면 또 뭐라고 합니다 아이들 케어하라고

그래놓고 문서작성 ,학원관리 조금 잘못되면 애들 가르치는게 뭐가 중요하냐고 이런 큰 기관을 이끌어가려면 문서작성, 학부모상담이나 잘하라고 합니다

여기는 원장 대신 이사장이 있는데
요즘애들 말로 완전 김여사 갑질 대마왕이에요

아이들 보는 앞에서 교사한테 소리지르고 타박하고
에어컨도 마음대로 못틀게 합니다 혼자있을땐 교실 불도 꺼놓으래요 저희는 휴지도 타서 쓰는데 받으러 가면 눈치 겁나 줍니다 ..한번은 휴지 달라니 지네들이 쓰던걸 주더군요 ㅋㅋ 저희 미술쌤들 이제 지쳐서 사비로 휴지 사옵니다^.^ 직원복지가 엉망이에요

더 웃긴건 야근을 아주 당연시 여겨요
퇴근하려고 하면 와서 일거리 줍니다 ㅋㅋㅋㅋㅋ
어쩔수없이 급한일이면 미안한 기색이라도 좀 보여야 되는거 아닌가요? 따져보면 그리 급한것도 아닙니다 ㅋ 복도에 그림 걸고 가라던지 이런거 ㅌㅋㅋㅋㅋ

뻑하면 수업시간에 교사들 불러다가 잔소리 합니다
교사 없이 교실에 아이들만 두는거 말도 안되요 미친짓이죠
학부모들 앞에서는 최고의 교육자 ,교육기관인척
뒤에서는 애들 덥든지 말든지 에어컨도 못틀게 해 ~수업도 중요하지 않다구 해~ 항상 보여주기식 ㅎ.ㅎ

교사중에 제가 제일 어린데
한번은 다른 선생님께서 퇴근 후 남아서 잔업 하시는데 이사장 오셔서 저보고 제일 경력도 없고 경험도 없는 사람이 젤 먼저 퇴근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여덟시였어요.. 저 여섯시반 퇴근인데요?
할 일 다 해놓고 간건데요?

정말 병걸릴것같아요
저 돈 벌려고 이 일 하는거 아니에요
오로지 경력 쌓고 배우려고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젠 내가 이정도 업무량에 사람대접도 못받고 일하려니 병듭니다

급여 조금 적어도 되니까 지금보다 십원어치라도 더 마음이 편해지면 좋겠어요
근데 여기 퇴사도 어려워요 ㅋ 원래 계시던 팀장님 저번달에 퇴사하셨는데 한달 내내 시달리셨어요

팀장님이 마지막근무날 이제야 말할 수 있다고
여기 너무 오래 있지말라고 정말 사람 병든다고 완전 쓰레기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

그 전부터 이미 짐작은 했지만 갈수록 최악이네요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우리 아이들 보면 이미 정들어서 두고 못가겠고 이사장 다른 상사들 보고 있으면 진짜 미치고 팔짝 뛰겠고

무엇보다 제가 이상한 오기가 있어서
여기서 물러나면 왠지 지는 기분이라 짜증나요
어떻게든 이겨내고 싶은데 매일 사람을 눌러요
거의 찌부됐어요 지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아직 사회생활을 많이 안해봐서 궁금합니다
모든 회사가 다 이런가요? 이렇게 먹고살기 힘든가요?
저만 못버티는 건가요 ..

여기서 무너지면 다음에 뭘 해도 안될것 같아 겁이 납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쓰다보니 화가 치밀어올라 점점 글에 두서가 없네요
후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