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세상이 무너졌지만, 너와 함께한 순간은 이른 오후처럼 밝았어

MUP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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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콘의 오랜 팬입니다. 아실만한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저는 오늘 그 사건에 대해 옹호하고자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이 편지를 읽어주시면 저의 어두운 시절까지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었던 저의 가수에게 이 편지가 전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제가 좋아했던 시간들을 정리하며 쓴 편지입니다. 잘 읽어주세요


내가 나의 세상에서 나올수 밖에 없는 이유
부제: 한빈에게

아직도 잊지못한다 나는
2013년 8월쯤었나
윈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널 처음봤고
나는 너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복잡미묘한 감정이라 정확히 무엇때문에 눈물을 흘렸다고는 말하지 못해도 그 눈물 속에는 너에 대한 팬심, 그를 넘어선 존경, 너에 비추어보았을때 느꼈던 나에 대한 부끄러움 등등 데뷔를 위해 그 어린나이에 5명의 팀원을 이끌고 치열하게 노력했던 나와 동갑인 소년에 대한 애정어린 나의 시선이 담긴 것 만큼은 확실하다

네가 탈락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때, 나 역시 너와 아이콘을 기다리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다.
네가 데뷔했을 때 너에게 부끄럽지 않은 팬이 되고 싶었으니까.

몇개월이라는 시간은 아주 짧았지만, 내가 너를 열렬히 응원하고 좋아하기엔 아주 충분한 시간이었고, 충분한 사람이었다. 너는..

그에 네가 다시 데뷔를 위해 달려가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너희덕에 잘 버텨내고 견뎌냈다.

마침내 고생끝에 데뷔라는 문턱을 넘은 너를 보며 너무 자랑스러웠지. 사는게 너무나도 각박하고 여유없이 흘러갔지만 너와 아이콘의 음악이 있으면 늘 행복했고, 받은만큼 돌려주지 못하는 내 모습에 미안함도 컸다.

그래서 늘 다짐하곤 했다. 네가 그리고 아이콘이 음악으로, 그 자체로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준만큼 나도 자랑스러운 팬이 되겠다고.

특히 나와 동갑인 너를 닮아가면서 나도 나의 꿈을 최선을 다해 이루고, 너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걸어가면서 뒤에서 너를 늘 응원하고 자랑스러운 팬이 되고 싶었다.

사실 나는 나의 어린시절을 바쳐서 좋아했던 빅뱅이라는 가수와 같은 소속사란 이유로 관심을 가졌던 호기심이 이렇게까지 큰 마음으로 자리잡을지 꿈에도 몰랐지만,
내가 이렇게 큰 마음을 가질만큼 너는 늘 여전했고, 죽고 싶을 정도초 힘들었던 나의 어두운 부분까지도 밝혀주었다

그리고 빅뱅이라는 가수를 좋아했던 나의 어린시절의 기억에 입었던 상처역시 너와 너의 음악으로 덮을수 있었다

남들이 뭐라하든, 삐딱한 환경 속에서 이만큼 버틴 너희가 너무 대단하고, 또 문제를 일으켰던 소속사의 연예인이라고 괜한 프레임을 씌우고 싶지 않았다.

내가 보는 너의 모습이 너의 전부는 아닐거라는 사실정도는 알정도로 나는 성숙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무엇을 하던 네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라면 나는 그것이 음악이든 연애든 뭐든 영원히 응원할 자신이 있었으니까.

아직 한번도 보러가지 못했지만 앨범도 늘 사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너의 노래를 듣고,
내가 꿈을 이뤄가는 이 순간에도 주고 싶을때마다 편지를 쓰며 멀리서나마 응원하는 마음으로,
얼른 시험에 합격해 널 자랑스럽게 보러가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리고 오늘 친구를 통해 듣게된 너의 소식과 기사는 공식입장과는 무관하게 참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이른오후부터 아이코닉들은 패닉에 빠져 공식입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너를 아직까지도 믿는다고 말한다.
이런일이 처음이니까, 너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크고, 또 믿고 싶지 않은 마음이 젤 컸을테니까..

하지만 공식입장과는 상관없이 나는 너를 믿겠다고 함부로 말할 수가 없었다.

내가 나의 10대를 바쳐서 나만큼 좋아한 가수가 너와 같은 이유로 문제삼아졌을때, 그들이 보여주는 음악으로 그들을 믿으려고 노력했고, 결국 10년을 그렇게 보냈지만 최근에 이미 한번 큰 상처를 입었으니까.

그렇다고 이번에는 나보다 더 좋아했던
너를 탓할수도 없었다.

공개된 카톡, 천재가 되고싶다는 너의 말에서 네가 느꼈던 부담감이 고스란히 전해져오기에 마음이 아파왔기 때문에.

오랜시간 전부터 지켜봐왔던 나는 yg라는 미친 소속사가 꿈 많은 청춘들을 얼마나 미쳐가게하는지 알기때문에.

또 우리가 널 좋아한만큼이나 너 역시 우리를 너무 소중하게 여겨주었다는 것은 겉으로만 판단하는 사람들의 평가가 아니라 네가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행동들로 충분히 느끼고도 남기에.

그리고 결국 너는 탈퇴라는 결정을 하였다.
나는 그 결정을 알기 전에 이미 널 놓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너의 결정에 다시 한번 쿵 내 마음이 내려앉았다. 너의 말에서 느껴지는 그 시절의 아픔을 내가 알지못했다는 미안함에 가슴이 너무 아팠고, 사실관계와는 상관없이 네가 걱정되었다..

그러나,
그래도,
그래서,

나는 여기서 너를 놓으려고 한다.
너는 이 세상속에서 작지만,
나에겐 세상의 전부였던 너를 나는 놓아야만 한다.

네 덕에 쌓았던 아름다운 추억들은 추억들로 남겨두고
더 이상 이 세상 속에서 살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팬들은 너를 좋아했던 시간에 비해
너를 놓아버리는 시간은 한 순간이라고
날 비난할수는 있겠지만,
나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길 원하지 않는다.

또 내가 널 좋아했던 순간까지 상처로 남기고 싶지 않아서,
더 이상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초라함에 괴로워지고 싶지 않아서,
이후의 너와 함께하는 것은 다른이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나는 나를 위해 너를 놓고자 한다.

내가 하나 지나간다고해도, 여전히 너의 세상은
그대로일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여전히 네 옆에 있는 너의 가족들과,
함께 달려온 아이콘 멤버들,
너를 사랑으로 지지해주는 모든 이들,
그리고 무엇보다 너 자신을 위해

나는 이번의 일을 발판삼아 나는 네가 올곧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진정으로 너와 그들을 위한 일이 뭔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너의 결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 그것마저도 너의 결정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면
존중할 것이다.

허나, 처음이 힘겹고 소중했던만큼 끝맺음도 그만큼 힘겹지만 소중히 여겨줬으면 좋겠다.

약을 했다는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이 잠깐이라도 경솔했던, 너조차 떳떳하지 못했던 너의 그 순간을 진심으로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네가 느꼈던 부담감과 앞으로 느낄 수 있는 상처까지 부디 너를 너보다 더 소중히 여겨주는 사랑스러운 사람들과 이겨내서
너는 부디 나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해 초라해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살게했던 너를
나는 나를 지키기위해 놓지만,
너는 여전히 나에겐 말못할 멋진 순간들을 선물해준 사람이기에. 너와 나누었던 모든 순간들은 이른 오후처럼 밝았기에.
그 순간들에 모든 마음을 다해 감사함을 표한다.

사랑은 사랑을 사랑하는것을 사랑한다는 너의 말처럼, 앞으로는 부디 너의 사랑들과 천천히 오래 걸을 수 있는 네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를..

부디 너의 앞날은 네가 행복할 수 있는 순간들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라며 네가 썼던 <Everything>이라는 가사의 한 소절로 편지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를 살게했던 그 날의 너, 어느 한 여름 밤 꿈처럼 안녕.

너를 좋아해서 행복했던 한 아이코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