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안먹는다고 성격 독하대요..

그노무치킨ㅠ2019.06.12
조회21,553
오늘 일이 너무 억울해서 생전 처음 글 씁니다.
(글 작성까지는 했다가 삭제한 적은 여러번 있지만..)

이해를 위해서 간단히만 설명드리자면
결혼 3년차, 아기는 1세미만, 저는 육아휴직중입니다.
오늘 신랑이 일찍 마쳤어요.
요새 계속 일이 바빠서 저는 독박육아, 신랑은 독박바깥일 하다
일찍 마치니 애기는 잠시 부모님께 맡겨두고 외식하기로 했어요
뭐 먹지?하고 의논하는데 조개찜 집을 가자더라구요.
그 가게는 싯가로 하는 메뉴가 많아서 한번도 간적없었는데
신랑제안에 신이 나서 가보기로 했어요.

근데 집을 나서니 아무래도 거긴 부담된다며
딴 걸 먹자더라구요.
그래서 거기 저렴한 메뉴도 있는데~ 하면서 설득하다가
그럼 딴 거 뭐먹지..하며 다시 생각해보는데
통닭먹자는거예요?
통닭은 별로 땡기지도 않았거니와
그거 먹을거면 굳이 애 안맡기고
집에서 시켜먹어도 되니까..
난 통닭 별로라고 하고
돼지갈비 같은거 어떠냐고 묻는데
갈비도 비싸대요ㅡㅡ

아 진짜 너무 없어보이죠..;; 잠시 설명드리자면
저희 집은 신랑이 강력히 주장해서 서로
신용카드도 없고 제 월급으로 생활하고 신랑월급은 대출금 갚는 시스템(?)인데요..
월급날 되면 무리되는 선까지 대출금 갚아버리는게 행복이라는 사람이예요.
제 휴직급여로는 기본 생활비 빠져나가면 얼마안남아서
신랑더러 돈 많이 갚지말고 넉넉히 남겨둬달라고 하는데
요번에 지출이 컸던 일이 있어서 잔고부족으로
허리띠 졸라매는 중이긴 합니다.

암튼 통닭 vs. 갈비 하다가 통닭집 앞에서 요지부동 있길래
제가 양보하겠다 하고 통닭집을 갔습니다.
근데 가자마자 지이이인짜 더 안 땡기더니
접시에 한가득 나온 후라이드치킨을 보자마자 질려서
도저히 못먹겠더라구요.
그래도 하나 집어들고 먹는데
설상가상 맛이 1도 없어요..
전 육류중에 간이 안맞을때 젤 맛없는게
닭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그 브랜드 치킨은 예전에 한번 먹어보고
튀김옷도 두껍고 맛도 넘 없길래 두번은 안 찾았던 브랜드인데
신랑이 꼭 여기서 먹어보고싶다고 해서
예전에 먹어봤단 얘기는 안하고 들어갔었구요.
근데 역시나 입에 안맞더라구요ㅠ
거기다 아침에 아기가 너무 울어서 간신히 재우고 스트레스받아
거실에서 혼자 빠*라는 새우맛 과자를 먹었었는데
그게 오늘따라 맛이 밍밍하고 느끼했었어요..
치킨 한 입 먹자마자 '아..오늘 내가 그 과자땜에 치느님이 안땡겼었구나'하고 깨달았어요.

그래서 신랑한테 그 과자얘기하면서
나는 도저히 못 먹겠다. 오빠는 신경쓰지말고 먹어라ㅡ하며
구구절절 설명했는데도
신랑은 민망하니 좀 먹으래요.
제가 강요하지 말아달라 하고
신랑이 시킨 맥주라도 대신 쪼금씩 먹으려고 잔에 손을 대니
치킨 먹어야 마시게 해주겠대요.
지 민망할까봐 뭐라고 먹으려고 한건데..
그래서 멍하니 있는것보다는 폰 보는게 더 안 이상할것같아서
휴대폰 하면 폰도 뺏고..!
(자기 폰 뺏으면 진짜 싫어하면서 제 폰은 맨날 뺏어요)
정 못먹겠으면 떡볶이라도 추가로 시키라는거
이미 이 가게에 질려서 먹기싫었는데
신랑도 기분 안좋을것같아서
그럼 치즈안들어간 기본 떡볶이있으면 먹겠다 했더니
그건 없을거래요.
있는지 없는지 메뉴판 달라고 해봐야겠다가..
별로 땡기지도 않는데 억지로 시켜서 깨작대면 돈 아까울것같아
그냥 안먹겠다했더니
신랑이 나지막히 욕지거리를 하면서
살다살다 너같이 독한 애 처음봤다며
니가 오늘 다시 보인다. 기분나쁘다고 치킨 손도 안대는 사람이
어딨냐며 자꾸 독하대요.
결국 서로 기분상해서 남은거 포장해달라하고 일찍 나왔어요

돌아오는길에도 자꾸 저보고 성격이상하다고, 독하다고
꿍시렁대서
''치킨은 내가 진작에 안 땡긴다고 안했냐. 그래도 먹어보려고
했는데 못 먹겠는걸 어쩌냐''해도 먹었어야한대요.
대화가 계속 도돌이표인거예요. 사정을 아무리 얘기해도 먹었어야했다는 얘기..
결국 제가 ''안먹은게 아니라 못먹겠더라고 ㅆㅣ*''
하며 포장해서 들고있던 치킨을 땅에 툭 떨어뜨리고 걸었더니
치킨 봉지 집어들고 쫓아와서
''딴거 먹고싶으면 니가 돈벌어라. 육아휴직해놓고 애 울면 잠이 덜 깼다고 제대로 보지도 않고 아침에 배웅도 안하고 니가 대체 뭘하냐?''며 욕지거리에 제 휴대폰을 발로 밟고 절 밀치기도 했어요.
(요즘 애기가 새벽4~6시 사이에 일어나서 비몽사몽 보기는 하는데 신랑은 애기우는소리 진짜 못듣고 잘 자서 평일이든 주말이든99% 제가 일어나서 케어해요)

모처럼의 외식. 둘다 잘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도저히 못먹겠어서 손 안댄게 그렇게 잘못인가요? 제가 먹고싶은건 무시당하고..저 같으면 제가 우겨서 들어간 식당에서 못먹겠다고 상대방이 그러고 있으면 미안해서 눈치만 보고있을것같은데..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요.



ps. 나중에 신랑도 말하길 치킨 드럽게 맛이 없었대요

댓글보고 추가하면(이래서 다들 추가글을 쓰시는군요ㅠ)
집 자가에 둘다 안정적인 직장 다니구요..
저축, 투자도 하고있구요
신랑이 저보다 직장생활도 6년정도 빨랐고 돈도 더 많이 모았었어요~
대신 신랑이 투자하며 낸 대출을
월급날 갚는게 취미(?)인 사람이예요
둘이 합쳐 월 수입은 휴직 전 평균 600/ 현재 400선이고..
환경도 안되는데 대책없이 아이 낳은건 아닙니다ㅜ
그래서 더 경제력있는 신랑 정책대로 살곤 있는데..너무 궁핍하게 느껴지는거죠ㅜㅜ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