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25살 입니다.
우울증 첫 자각증상을 느낀건 14살 때 였어요. 경증 우울증을 앓다가 20살에 중증이 되었고, 21살 때부터 치료를 하는 중이니 약 먹은지 만 4년 입니다.
우울증에서 파생된 불안 장애, 공황 장애 역시 함께 치료중 입니다.
우울증 치료를 시작하며 왜 내가 이런 병이 걸렸을까. 나의 뭐가 문제일까.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등 생각이 많았어요. 정신과, 상담 치료등에 대해 책을 많이 읽으며 공부를 했습니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싶어서요.
요즘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정신과적 질병에 대한 가시화가 많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식, 치료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느끼게 될 때가 많아요.
제가 했던 실수, 공부들을 지나며 우울증 환자, 또 보호자와 주변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고 그걸 적어보려고 처음으로 판을 켰습니다.
전 절대로 의사가 아니며, 제 개인적 경험을 통한 말인 만큼 저의 걱정이나 하소연 정도로 여겨주시고 자세한 상담과 진단은 전문가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울증 환자에게.
1. 병원은 꼭 가셨으면 합니다.
정신과 무섭죠. 저도 충분히 이해하고, 저 역시 그랬기에 20살 때 온 첫 중증 삽화에 바로 내원하지 않으며 일년 반을 버티려 노력 했습니다.
하지만 꼭 가셨으면 해요.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닌 뇌와 호르몬의 기능저하로 인한 질병 입니다.
오히려 경증 우울증을 방치하는 동안 심각하게 발전되어서 중증이 되어버리는 저같은 경우도 아주 흔하다 알고 있습니다.
개인의 질병 기록은 기업, 공기업, 학교 등에서 마음대로 조회할 수 없습니다.소방/경찰 공무원, 직업 군인 정도만 지원 할 때에 최근 몇년간의 진료 기록을 요청하는 것으로 압니다.
보험 역시 잘 찾아보시면 최근 몇년간의 짧은 기록만 요청하거나, 단기간의 치료는 전혀 상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병원과 약이 당장 몇년의 삶에 몇가지 선택지를 지울 것 같은 두려움은 당연해요.
하지만 저에게 우울증은 오늘과 바로 코 앞인 내일에 집중 해야 하는 병 이었습니다.
오늘을 넘어가야 이후의 삶 역시 더 장기적으로 건강할 것 이란걸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약값 병원비 끔찍하게 비싸지 않습니다. 전 하루에 10알 넘게 약 먹는데 한달 병원비 3~4만원 정도 나와요. 참고로 대학 병원이 좀 더 비쌉니다.
증상을 느끼고 바로 치료 할 수록, 경증 일 수록 약도 적고 약하게 먹습니다. 그래야 부작용도 적고 나중에 약을 끊을 때도 감량을 빠르게 할 수 있어요.
저같이 병을 뭉게다가 더 아파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감기같이 몇일 자고 잘 먹으면 나아지는 병이 절대 아니에요 ㅠㅠ 정말로 절!대! 아니에요.
또 막상 상담 해보면 우울증이 아니라 우울감 일 수도 있습니다.
2. 맞는 의사 선생님을 꼭 찾아주세요.
우울증등 대부분의 정신 질환은 약물+상담을 병행해야 가장 효과적 치료가 된다 하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담 치료... 물론 무료도 있지만 좀 더 개인적이고 면밀하게 받아보자 하면 시간당 10만원을 호가 합니다.
저도 가장 심각 할 때 입원 후 잠시 받은 것 외엔 약물 치료만 하고 있어요.
이렇다 보니 약을 받으러 가는 일주일에 5분여 동안 만나는 정신과 선생님과 짧지만 상담을 하게 됩니다.
정말 순식간 이지만 이 선생님과의 쿵짝이 저는 정말 크게 느껴졌었어요.
처음 진단을 받은 선생님은 좀더 강경하시고 논리적인 분이었고, 저는 그 선생님과의 시간이 불편했습니다. 절대 선생님이 나쁘시단게 아니라 그냥 저와 맞지 않았어요.
그 결과로 전 약물 치료와 내원을 자꾸 미루게 되었고, 약물 부작용과 그에 따른 병의 심화로 인해서 가장 심각한 우울 삽화를 또 지나야 했습니다.
이후 전 3,4개의 병원을 다니며 선생님을 찾았고 지금 선생님의 스타일과 아주 잘 맞아서 편안하게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선하고 나쁘고를 떠나 그냥 코드가 안맞는 친구가 있듯이 의사 선생님도 그러하다 생각해요.
정신과 진료는 대부분 장기간 이루어져야 하고 눈에 보이는 질환이 아니어서 대화를 통해 진단이 이루어지니 꼭 꼭 날 편안하게 하고 의지되는 선생님을 찾아주세요.
3. 약은 절대 거르지 마세요.
정신과 약의 부작용은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환자가 급격하게 약물을 끊을 경우에는 조금 다릅니다 ㅠㅠ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이 대부분 이에요.
약을 받으시고 약 조회를 해보면 100이면 100 절대로 상담없이 중단 하지 말라고 맨 위에 써있습니다.
약을 마음대로 중단했던 저는 신경 장애(몸이 자꾸 찌릿거리고 순간 순간 근육이 움찔거림), 과수면, 식욕 저하등 여러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더욱이 이렇게 한번 중단하면 이후에 치료를 다시 시작해도 약이 잘 안듣기도 합니다. (바로 저) 심지어 증상이 더욱 심화되어버리기도 해요. (저 ㅠㅠ...)
정말 밥 안먹고 잠 안자도 그냥 약은 꼭! 무조건! 반드시! 드신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ㅠㅠ 지갑에 한포씩 넣어두시면 아침에 서둘러 나가다 까먹어도 챙겨 두실 수 있어요.
전 비상용으로 선생님에게 부탁해서 한봉지 더 받아 온 적도 있습니다.
4. 반려동물 기르지 말아주세요.
이건 좀 조심스럽네요... 저도 마음이 아프고, 힘들면 기대고 애착할 대상을 찾는 다는 것을 잘 압니다.
더욱이 우울증 같이 쉽게 이해되지 못하고, 증상으로 인해 주변인을 잃게 되는 경우 더더욱 공허함이 심하다는 것 다 이해해요.
하지만 특히 중증 우울증이나 중증 정신 질환을 앓고 계신다면 심각하게 고민 해주셨으면 합니다.
중증 우울증을 앓아 보셨다면 극도의 무기력함을 느껴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 조차 힘들고, 집은 쓰레기장이 되어가고, 2~3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외출은 당연히 안하게 되고요. 이렇게 의식주가 어그러지고 생활 패턴이 조각 나더라고요 ㅠㅠ
이런 생활 패턴에 반려 동물은 대책 없이 피해를 입게 되는걸 수도 없이 봤습니다.
개, 고양이에게 일정한 생활 패턴이 중요하다는건 누구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하물며 햄스터도 일정한 시간에 밥 안주면 항의 하더라고요 ㅠㅠ
동물 친구들에게 세상은 보호자가 전부라고 들었습니다.
보호자가 보호자 스스로를 충분히 가꿀 수 있을 때 주변의 다른 생명 에게도 품과 마음을 나눠줄수 있지 않을까요?
어쨌던 죽을거 같으면 사람은 본인이 무조건 먼저가 되니까요.
전 치료의 일환으로 유기동물 센터에서 봉사를 많이 했었는데, 거기서 주인의 정신적/육체적 질병으로 인해서 방치되고, 학대되고, 유기되는 아이들을 정말 수도없이 만났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특히 병을 앓으며 혼자 사시는 분이라면 정말 정말 심각하게 고민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미 반려를 하고 계시다면 얘는 보호자님 없으면 콧물도 못 닦고 눈꼽도 못뗀다는거 꼭 기억해주세요 ㅠㅠㅠ
멍냥찍이들 모두 행복했으면 합니다.
5. 본인의 질병을 주변에 쉽게 말하지 마세요.
저희 나라 정말로 정신과 질병에 대한 편견과 오해 심합니다.
우울증이에요, 공황 장애에요. 라고 말하면 대부분 환자에게 상처되는 말(의지 타령, 운동 타령, 너만 힘든거 아니다 등등) 하세요.
아... 그래...? 하고 반응 해줘도 뒤에 가서 수근 거리는 사람 정말 많아요...
저는 심지어 사회의 잠재적 위협 (조현병 관련 사건들 한참 많을 때. 조현병도 정말 다 격리해야 하는 병 아니에요 정말로 ㅠㅠ) 취급도 받아 봤어요.
저 역시 부모님만 아시고 친척 분들은 아무도 모르세요. 친구들도 가장 믿고 가까운 4명 알고 있습니다.
정신과 질병은 정말 이해받기 어려운 질병입니다. 보이지가 않으니까요...
이미 다 티나지 않을까? 하실 수 있지만 그렇게 심해서 길 가다 119 부를 정도의 저도 제가 말하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냥 아 쟤는 좀 조용하고 내성적이네.. 이렇게만 생각해요.
우선 환자 본인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건 이정도네요.
더 세세하게 하자면 많겠지만 정말로 다른 아픈 사람을 보며 꼭 하고 싶었던 말은 이정도 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꼭! 병원 가주세요.
보호자와 주변인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간단하게만 적겠습니다.
1. 병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지 말아주세요. (왜 그러냐, 어쩌다 그랬냐, 얼만큼 힘드냐 등등)
2.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 이정도만 해주셔도 힘이 됩니다.
조언이 너무너무 하고 싶으시다면 샤워 하시면서 샤워기에 해주세요.
3.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아주세요.
경증 우울증 환자도 중증 우울증 환자 이해 못합니다. 우울증 환자가 공황 장애 이해 못합니다.
당연히 본인이 겪어보지 않은 일을 완벽하게 이해 할 수 없어요. 아무리 가족이고 가까워도요. 스스로를 탓하거나 자책하지 마시고, 그냥 환자가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4. 스스로/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환자의 의지나 선택을 지지해주세요.
(오늘은 나가기 싫다, 여행 가고 싶지 않다, 뭐가 해보고 싶다, 어떤 음식을 먹기 싫다,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힘들다 등)
5. 곁에 있기 힘드시단 걸 압니다. 하지만 그냥 가만히 서 있어도 좋으니 조금만 노력 해 주세요.
6. 약!!!!! 약먹으라고 쪼아주세요!!!!!
정말 힘드시죠.
그냥 걸어가다 눈물이 펑펑 흐르고, 과호흡에 119를 부르고, 잠을 몇달을 못자고, 간단한 일 조차도 집중하지 못하고, 말과 행동이 치매가 온 것 같이 순간 끊겨버리고, 죄책감에 앓고, 자살 충동에 몸부림치고, 스스로를 혐오하고, 모든게 내 탓같고, 더이상 스스로가 스스로가 아닌 것 같고, 모든게 부셔지고 무너지는 기분 이란거 제가 가장 잘 알아요.
저도 현재 심하게 앓고 있고, 아마 평생에 걸친 지속적 투약과 관찰이 필요할 거란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병들이 완치가 될거다, 행복해 질거다 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어요.
하지만 전 치료를 하면서, 정말로 하루에 수십번도 넘게 뛰어내리는 상상을 하던. 당장 내일도 스스로가 살아있을지 확신하지 못해서 음식을 사지 못하던 그 때에선 조금 나아졌습니다.이제 다음 달에 여행을 생각 하고 있어요.
전 행복해지기 보단 평온해지길 바라면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같이 좀 더 평온해 졌으면 좋겠어요.
긴 글 읽어 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우울증 11년차,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
우울증 첫 자각증상을 느낀건 14살 때 였어요. 경증 우울증을 앓다가 20살에 중증이 되었고, 21살 때부터 치료를 하는 중이니 약 먹은지 만 4년 입니다.
우울증에서 파생된 불안 장애, 공황 장애 역시 함께 치료중 입니다.
우울증 치료를 시작하며 왜 내가 이런 병이 걸렸을까. 나의 뭐가 문제일까.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등 생각이 많았어요. 정신과, 상담 치료등에 대해 책을 많이 읽으며 공부를 했습니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싶어서요.
요즘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정신과적 질병에 대한 가시화가 많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식, 치료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느끼게 될 때가 많아요.
제가 했던 실수, 공부들을 지나며 우울증 환자, 또 보호자와 주변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고 그걸 적어보려고 처음으로 판을 켰습니다.
전 절대로 의사가 아니며, 제 개인적 경험을 통한 말인 만큼 저의 걱정이나 하소연 정도로 여겨주시고 자세한 상담과 진단은 전문가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울증 환자에게.
1. 병원은 꼭 가셨으면 합니다.
정신과 무섭죠. 저도 충분히 이해하고, 저 역시 그랬기에 20살 때 온 첫 중증 삽화에 바로 내원하지 않으며 일년 반을 버티려 노력 했습니다.
하지만 꼭 가셨으면 해요.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닌 뇌와 호르몬의 기능저하로 인한 질병 입니다.
오히려 경증 우울증을 방치하는 동안 심각하게 발전되어서 중증이 되어버리는 저같은 경우도 아주 흔하다 알고 있습니다.
개인의 질병 기록은 기업, 공기업, 학교 등에서 마음대로 조회할 수 없습니다.소방/경찰 공무원, 직업 군인 정도만 지원 할 때에 최근 몇년간의 진료 기록을 요청하는 것으로 압니다.
보험 역시 잘 찾아보시면 최근 몇년간의 짧은 기록만 요청하거나, 단기간의 치료는 전혀 상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병원과 약이 당장 몇년의 삶에 몇가지 선택지를 지울 것 같은 두려움은 당연해요.
하지만 저에게 우울증은 오늘과 바로 코 앞인 내일에 집중 해야 하는 병 이었습니다.
오늘을 넘어가야 이후의 삶 역시 더 장기적으로 건강할 것 이란걸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약값 병원비 끔찍하게 비싸지 않습니다. 전 하루에 10알 넘게 약 먹는데 한달 병원비 3~4만원 정도 나와요. 참고로 대학 병원이 좀 더 비쌉니다.
증상을 느끼고 바로 치료 할 수록, 경증 일 수록 약도 적고 약하게 먹습니다. 그래야 부작용도 적고 나중에 약을 끊을 때도 감량을 빠르게 할 수 있어요.
저같이 병을 뭉게다가 더 아파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감기같이 몇일 자고 잘 먹으면 나아지는 병이 절대 아니에요 ㅠㅠ 정말로 절!대! 아니에요.
또 막상 상담 해보면 우울증이 아니라 우울감 일 수도 있습니다.
2. 맞는 의사 선생님을 꼭 찾아주세요.
우울증등 대부분의 정신 질환은 약물+상담을 병행해야 가장 효과적 치료가 된다 하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담 치료... 물론 무료도 있지만 좀 더 개인적이고 면밀하게 받아보자 하면 시간당 10만원을 호가 합니다.
저도 가장 심각 할 때 입원 후 잠시 받은 것 외엔 약물 치료만 하고 있어요.
이렇다 보니 약을 받으러 가는 일주일에 5분여 동안 만나는 정신과 선생님과 짧지만 상담을 하게 됩니다.
정말 순식간 이지만 이 선생님과의 쿵짝이 저는 정말 크게 느껴졌었어요.
처음 진단을 받은 선생님은 좀더 강경하시고 논리적인 분이었고, 저는 그 선생님과의 시간이 불편했습니다. 절대 선생님이 나쁘시단게 아니라 그냥 저와 맞지 않았어요.
그 결과로 전 약물 치료와 내원을 자꾸 미루게 되었고, 약물 부작용과 그에 따른 병의 심화로 인해서 가장 심각한 우울 삽화를 또 지나야 했습니다.
이후 전 3,4개의 병원을 다니며 선생님을 찾았고 지금 선생님의 스타일과 아주 잘 맞아서 편안하게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선하고 나쁘고를 떠나 그냥 코드가 안맞는 친구가 있듯이 의사 선생님도 그러하다 생각해요.
정신과 진료는 대부분 장기간 이루어져야 하고 눈에 보이는 질환이 아니어서 대화를 통해 진단이 이루어지니 꼭 꼭 날 편안하게 하고 의지되는 선생님을 찾아주세요.
3. 약은 절대 거르지 마세요.
정신과 약의 부작용은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환자가 급격하게 약물을 끊을 경우에는 조금 다릅니다 ㅠㅠ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이 대부분 이에요.
약을 받으시고 약 조회를 해보면 100이면 100 절대로 상담없이 중단 하지 말라고 맨 위에 써있습니다.
약을 마음대로 중단했던 저는 신경 장애(몸이 자꾸 찌릿거리고 순간 순간 근육이 움찔거림), 과수면, 식욕 저하등 여러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더욱이 이렇게 한번 중단하면 이후에 치료를 다시 시작해도 약이 잘 안듣기도 합니다. (바로 저) 심지어 증상이 더욱 심화되어버리기도 해요. (저 ㅠㅠ...)
정말 밥 안먹고 잠 안자도 그냥 약은 꼭! 무조건! 반드시! 드신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ㅠㅠ 지갑에 한포씩 넣어두시면 아침에 서둘러 나가다 까먹어도 챙겨 두실 수 있어요.
전 비상용으로 선생님에게 부탁해서 한봉지 더 받아 온 적도 있습니다.
4. 반려동물 기르지 말아주세요.
이건 좀 조심스럽네요... 저도 마음이 아프고, 힘들면 기대고 애착할 대상을 찾는 다는 것을 잘 압니다.
더욱이 우울증 같이 쉽게 이해되지 못하고, 증상으로 인해 주변인을 잃게 되는 경우 더더욱 공허함이 심하다는 것 다 이해해요.
하지만 특히 중증 우울증이나 중증 정신 질환을 앓고 계신다면 심각하게 고민 해주셨으면 합니다.
중증 우울증을 앓아 보셨다면 극도의 무기력함을 느껴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 조차 힘들고, 집은 쓰레기장이 되어가고, 2~3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외출은 당연히 안하게 되고요. 이렇게 의식주가 어그러지고 생활 패턴이 조각 나더라고요 ㅠㅠ
이런 생활 패턴에 반려 동물은 대책 없이 피해를 입게 되는걸 수도 없이 봤습니다.
개, 고양이에게 일정한 생활 패턴이 중요하다는건 누구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하물며 햄스터도 일정한 시간에 밥 안주면 항의 하더라고요 ㅠㅠ
동물 친구들에게 세상은 보호자가 전부라고 들었습니다.
보호자가 보호자 스스로를 충분히 가꿀 수 있을 때 주변의 다른 생명 에게도 품과 마음을 나눠줄수 있지 않을까요?
어쨌던 죽을거 같으면 사람은 본인이 무조건 먼저가 되니까요.
전 치료의 일환으로 유기동물 센터에서 봉사를 많이 했었는데, 거기서 주인의 정신적/육체적 질병으로 인해서 방치되고, 학대되고, 유기되는 아이들을 정말 수도없이 만났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특히 병을 앓으며 혼자 사시는 분이라면 정말 정말 심각하게 고민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미 반려를 하고 계시다면 얘는 보호자님 없으면 콧물도 못 닦고 눈꼽도 못뗀다는거 꼭 기억해주세요 ㅠㅠㅠ
멍냥찍이들 모두 행복했으면 합니다.
5. 본인의 질병을 주변에 쉽게 말하지 마세요.
저희 나라 정말로 정신과 질병에 대한 편견과 오해 심합니다.
우울증이에요, 공황 장애에요. 라고 말하면 대부분 환자에게 상처되는 말(의지 타령, 운동 타령, 너만 힘든거 아니다 등등) 하세요.
아... 그래...? 하고 반응 해줘도 뒤에 가서 수근 거리는 사람 정말 많아요...
저는 심지어 사회의 잠재적 위협 (조현병 관련 사건들 한참 많을 때. 조현병도 정말 다 격리해야 하는 병 아니에요 정말로 ㅠㅠ) 취급도 받아 봤어요.
저 역시 부모님만 아시고 친척 분들은 아무도 모르세요. 친구들도 가장 믿고 가까운 4명 알고 있습니다.
정신과 질병은 정말 이해받기 어려운 질병입니다. 보이지가 않으니까요...
이미 다 티나지 않을까? 하실 수 있지만 그렇게 심해서 길 가다 119 부를 정도의 저도 제가 말하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냥 아 쟤는 좀 조용하고 내성적이네.. 이렇게만 생각해요.
우선 환자 본인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건 이정도네요.
더 세세하게 하자면 많겠지만 정말로 다른 아픈 사람을 보며 꼭 하고 싶었던 말은 이정도 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꼭! 병원 가주세요.
보호자와 주변인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간단하게만 적겠습니다.
1. 병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지 말아주세요. (왜 그러냐, 어쩌다 그랬냐, 얼만큼 힘드냐 등등)
2.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 이정도만 해주셔도 힘이 됩니다.
조언이 너무너무 하고 싶으시다면 샤워 하시면서 샤워기에 해주세요.
3.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아주세요.
경증 우울증 환자도 중증 우울증 환자 이해 못합니다. 우울증 환자가 공황 장애 이해 못합니다.
당연히 본인이 겪어보지 않은 일을 완벽하게 이해 할 수 없어요. 아무리 가족이고 가까워도요. 스스로를 탓하거나 자책하지 마시고, 그냥 환자가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4. 스스로/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환자의 의지나 선택을 지지해주세요.
(오늘은 나가기 싫다, 여행 가고 싶지 않다, 뭐가 해보고 싶다, 어떤 음식을 먹기 싫다,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힘들다 등)
5. 곁에 있기 힘드시단 걸 압니다. 하지만 그냥 가만히 서 있어도 좋으니 조금만 노력 해 주세요.
6. 약!!!!! 약먹으라고 쪼아주세요!!!!!
정말 힘드시죠.
그냥 걸어가다 눈물이 펑펑 흐르고, 과호흡에 119를 부르고, 잠을 몇달을 못자고, 간단한 일 조차도 집중하지 못하고, 말과 행동이 치매가 온 것 같이 순간 끊겨버리고, 죄책감에 앓고, 자살 충동에 몸부림치고, 스스로를 혐오하고, 모든게 내 탓같고, 더이상 스스로가 스스로가 아닌 것 같고, 모든게 부셔지고 무너지는 기분 이란거 제가 가장 잘 알아요.
저도 현재 심하게 앓고 있고, 아마 평생에 걸친 지속적 투약과 관찰이 필요할 거란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병들이 완치가 될거다, 행복해 질거다 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어요.
하지만 전 치료를 하면서, 정말로 하루에 수십번도 넘게 뛰어내리는 상상을 하던. 당장 내일도 스스로가 살아있을지 확신하지 못해서 음식을 사지 못하던 그 때에선 조금 나아졌습니다.이제 다음 달에 여행을 생각 하고 있어요.
전 행복해지기 보단 평온해지길 바라면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같이 좀 더 평온해 졌으면 좋겠어요.
긴 글 읽어 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