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의 갈등으로 집나간 내 자존감(임신문제)

20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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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차 넘어가요.

그동안 기대는 하셔도 내색 잘 안하셨고

(건너로 육아예능 안보신다. 손주 본 친구분들 부러워 하신다는 얘긴 들었음)

사위가 제 발 저려(?) 노력해보겠다는 말에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지금 상처를 받았음에도

아빠가 미운게 아니라 제가 싫어요.

오늘 각자 일정으로 남편없이 친정 온 날이에요.

1. 최근 아빠친구분 자녀가 또 임신한 일이 있어요.

거기다 친척 모임 가셨을 때

2. 친척이 제 남동생이 결혼 안한 것과 제가 아이없는 것을 비꼬았대요.(당신 자녀들 결혼, 손주 얘기자랑이 하고 싶은 것)

1, 2번 모두 제가 알고 있는걸 아빠는 모르시고요.

예민해지신 상황에 드디어 처음으로 까놓고 대화하게 된거에요.

결론적으로 병원 다녀라. 사돈 볼 낯이 없다. 일하는 재미가 없는 인생이다. 일을 줄여라. 지금 니 역할을 생각하라.

였어요. 하나씩 들어도 충격적인데 퍼레이드로 두들겨 맞았네요.

제가 왜 내가 그런 생각이 없는 줄 알긴하냐. 내 부모가 일단 내 편이 아니다. 사돈 눈치가 아니라 딸이 원한다면 소박을 맞아도 품어 주는게 부모 아니냐... 이렇게 말했지요.

그런데 내가 왜 받아 줘야하냐. 노력하다 안되서 소박맞으면 당연히 나서서 데리고 오겠지만 너는 노력을 아예 안하지 않느냐. 이러시네요...

내 역할이라는게 임신해서 손주로 부모님 기쁘게 해드리는거 구나.

평소 저도 손주로 좋아하실 모습이 기대되었긴한데
직접 들으니 너무나 상처가 되요.

니가 행복한 일이면 됐다. 라는 이 말이 듣고 싶었던 건데...

5년을 방황하고 갈팡질팡하던 제 모습이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차라리 아이를 갖지않을거란 확고한 생각이 있었다면
싸워서라도 주장했을 거에요.

그런데 저는 생각이 없던게 아니라
시도하다 안됐을 때의 상실감과 주변 걱정섞인 오지랖 등
혼란스럽고 우울감과 싸우는 중이거든요...

아빠에게는 말하지 못했어요.
대신 아빠 말도 이해가 된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왜 내 존재가 참 한심스럽죠.
왜 내가 사라지면 그때서야 딸이 더 소중하다고 이야기하실 것 같은 거죠..

그 후 다시 보통 집안 분위기로 돌아갔어요.

우울감때문에 밖으로 나가거나 기분이 가라앉을 것 같았지만

살얼음판 설전(?)에 남동생이 슬쩍 제 말을 거들어주려하고 엄마도 안절부절하시니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흐르고 있지만(원래 수도꼭지)
아빠말 이해되니 괜찮아~하고 쿨한척했어요.


그런데 당분간 친정에 오지 못할 것 같아요.

저를 위해 앞장서서 남에게 부탁하시던
아빠셨는데 제가 이렇게 모두 힘들게 한 것 같아요.
그때의 사이로 돌아가기 힘들겠지요?..

갑자기 하소연글이 되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