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나도 너와 헤어진다

초록이201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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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서 3주네.
일주일은 밥도 먹지 못하고 죽고만 싶었는데
이젠 왠만한건 다 먹고 잠도 자고
조금씩 운동도 다시 재개 했어.

몸이 여위었어.
내가 도저히 빠지지 않는다 했던 부분도 살이 다 빠졌어.
왠만한 연예인보다 내가 훨씬 적게나가 이젠.
내 인생에서 처음이야.
나처럼 자존심 세고 굽힐 줄 모르던 여자가
헤어지고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이렇게 여위면서
심지어 매달리기도 해본게.

헤어지기 몇주전까지 친구들에게 보낸
나의 카톡엔 온통 네 얘기 뿐이었어
우리가 서로에게 너무 많이 지쳐서
네가 날 사랑한다 말해주지 않아 힘들지만
나도 너에게 내가 더 노력해보겠다
기다리지 않고 내가 먼저 노력해보겠다..
네가 취해서 들어온 그날도 나는 너에게 손편지를 쓰고 있었어
널 이해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네가 변하지 않다하더라고 내가 변하겠다고.
그렇게 나는 간절한데 너는 어떤지, 너무 궁금했어
2 주간의 철저한 을의 연애는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었거든
한참을 망설이고 뒤척이다 술에 취해 떡이되어 들어온 네 폰을 손 덜덜 떨며 열어봤어.

그렇게 처음 열어본 너의 카톡엔 몇일 전부터 언어교환앱에서 추가한 모르는 여자들이 대여섯명은 있더라
그 중 하나에겐 예쁘다고하고
한명한텐 적나라하게 ㅅ스할때 해보고 싶은거 있느냐며 대화를 주고 받았더라.
몇몇과는 프사도 주고받고..

난 네가 친구들에게 지금 좀 힘들지만 마음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이런 내용을 간절히 기대했었는데
얻어맞은 것 같았어
언제부터인가 돌려봤는데 가장 이른건 4월 말?
5월 초 부산에 갔을때에도 너 친구랑 갔는데 거기 여자도 불러서 놀았더라
'어제 재미있었어' 라고 말한 카톡을 보고알았어.
우리 처음 만났을때 했던 설레는 카톡들이 연상되는 대화들을 대여섯명의 여자들과 하는 너를 보고
난 한참동안 충격에 그냥 멍하니 보고있었어

울음도 나오지 않았지
새벽 4시, 술에 떡이 된 너를 깨우고 바람피냐 물었을때 아니라 맹세한다던 말
내가 스샷을 보여줬을땐 그저 넌 언어교환이라 했었던 말..
ㅅ스카톡까지 너에게 보여주며 이것도 언어교환이냐 묻자 그냥 그건 말뿐이라 했던 말.
처음엔 바람피진 않았다며
나중엔 만난적은 없다며
만났지만 자지않았다며 맹세 남발하며 우기던 너.
같이 자는것만 바람피는거 아니란거 너 알잖아.
우리 서른 넘었잖아..
너도 말이 된다 생각한건 아니지?

우리 결혼하기로 했었잖아.
길가는 아이들만 봐도 네 친구 결혼식에서 감동적인 순간마다, 영화에서 사랑이야기가 나와도 나의 손을 꼭 잡았어.
우리 아기가 들어올 자리라면서 내 배를 사랑스럽게 어루만져줬었고.
3월달만 해도 너는 나에게 오랫동안 준비했던 감동적인 이벤트 해주며 날 울렸어.
나 그래서 내 집 정리하고 4월달에 너에게 왔어
잦은 싸움이 있긴 했지만 5월 말..
넌 나에게, 우리에게 지쳤다며 가능성이 없어보인다며
이미 대여섯명의 여자들과 카톡하고 있다는게.. 난 참 믿기 힘들었어.
보고싶다, 사랑한다는 내 간절한 카톡엔 대답도 늦고 무미건조한 내용만 보내고
그 여자들에겐 대답이 아닌 선톡도 날리며 이모티콘도 보냈더라.
너의 감정없는 대답에,
늦는 답장에 상처받아도 난 꿋꿋하게
불과 몇주 전만해도 너무나 견고하던 우리 사랑이 그렇게 쉽게 떠나갈리 없다며
내가 조금 더 따뜻하게 해주면 너도 다시 마음을 열거라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아프고 힘들어 그랬다고,
의미없는 대화라고 합리화 시켰던 너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다던 내가
너에겐 딱 그 정도의 의미였어.

너를 사랑하게 되면서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난 많이 바뀌었어
부족함 없이 벌고 있었지만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었는데
너를 만나며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네가 내 삶의 의미가 된 것 같았어.
너와 꾸리는 가정. 아이 둘..
내가 원하는 줄도 몰랐던 것을
간절히 원하고 기다리는 나를 보며 행복했고 놀라웠지
그리고 너도 그걸 원하고 기다리는걸 봤을때
세상을 가진 듯 행복했어.
너를 만난건 내 인생에서 최고의 행운이라 생각했고 놓치고 싶지 않았어.
난 진심이었어.
그래서 우리가 다투고 마음이 조금 식었을 때에도
난 끝낼 생각은 하지도 않았어
시간을 두고 더 생각할 일이라고만 생각했지

그래.
자주 다투게 되면서
너 지쳤다고, 나한테서 마음뜬 것 같다 여러번 말했었지
내가 조금만 더 참아보자 잡았었지
솔직히 그렇게 나를 사랑했다던 네가,
너무나 확실했던 우리가
넘기지 못할 위기는 없다고 생각 한 것 같아
아슬아슬한 위기에도 항상 내가 널 다시 잡았어
난 네가 내 마지막 남자였으면 했고
너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았으면 했어
확실히 하고 싶었어.
우리가 서로에 대한 마음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은게 확실할 때 헤어지고 싶었어.
그러자고 동거하기로 한거 아냐?
서로 신중하기 위해서.
넌 어떻게 이렇게 빨리, 쉽게 변할 수 있니.
나 네가 평생을 함께하려고 했던 여잔데
우리 심하게 싸웠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 관계 나빠진지 한두달만에
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나는 헤어진 이 순간도
다른 사람을 위한 자리가 나지 않아
자꾸 가슴에 너를 조금 더 품고 있으려고하는 마음과
맞서야만 해

지금 이 순간도 난 네가 용서 해달라고
다시 시작해보다고 내가 더 잘하겠다고
나에게 용서를 비는 네 모습을 바라는 내가 너무 싫어
넌 그러지도 않겠지
지금 너는 후련해하며 자유를 만끽하고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 여자들과
달콤한 말들을 주고 받겠지.
네 마음은 쉽게 흔들리는거 아니고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마음인 거라고
나와 같은거 라고 난 그냥 착각한거였잖아

마지막 2주 너의 마음을 돌려보려
해본적도 없었던 을의 연애를 하면서 사랑을 구걸하며
나는 너의 카톡만을 바라보며
이모티콘 하나에 웃고 우는 초라한 사람이었어
껍데기처럼 나의 포옹과 입맞춤에도 눈길을 피해도
내 미소가 그립다는 예전 네 말에
너한텐 일부러 더 밝게 웃으려 했어
마음이 너무 아프고 불안해 불면증으로
네 옆에서 네 등을 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2-3일에 겨우 한 몇시간 자도 너에겐 웃어주려 했어.
어떻게든 네 옆에서 머무르고 싶었던 난,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도 사실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어.

너 알다시피 나 강한척 하지만 마음 여린 여자야.
난 우리 사이가 힘들어져도
'다른여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라는 망언을 하며
나를 불안하지 않게,
우리 서로 좋을때만 사랑한다 말하는 사람이 아닌
힘들어도 변치 않을 진실된 사랑을 원해
나는 그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야.
나도 그런 사랑을 받고 싶어.
그런 사람만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끝까지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것 같아.
난 행복하고 싶어

너 때문에 사람 구실 못하게 된 이 상태에서
제일 힘든게 뭐였냐면
네가 나한테 한 모든 말에도 불구하고
넌 나를 위해 그런 사람이 될 것 같지도 않다는게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과는 행복할 수 없을 거란 사실을 인정하는거 였어
그럼 네가 설령 다시 돌아온대도 난 나의 행복을 위해서
너를 거절해야 한단 거잖아
내가 미련까지 놓아버린다면
그럼 우리 정말 여기서 끝이잖아

넌 항상 네가 옳다 생각했었지.
이번엔 네가 맞는 것 같다
네가 빌며 돌아온대도
너는 내가 네 카톡을 열어본 것을,
나는 네가 바람피고 거짓말까지 한 것을 용서할 수 있을까?
넌 거짓으로 맹세가 가능한 사람인데?
너와 결혼한대도 네 맹세의 덧없음을 알게된 난 항상 불안에 떨며 너를 의심할테고
너도 나를 믿지 못할테고.
신뢰가 없는데 어떻게 사랑해. 어떻게 결혼해.
그리고 이제 나 곧 짐 빼고 나가는 마당에 재회가 어딨겠어. 쫓아내고 다시 사귀는건 우습잖아.
내가 이사오고 몇일 뒤 크게 싸운날
네가 나한테 '너 이럴거면 왜 왔어' 라 했을 때
'나 그럼 나갈텐데 나 나가면 이제 우리는 없어' 라 말한 것처럼,
지금부터, 그리고
그 집에서 내 짐을 빼는 그 순간엔 더더욱
나는 남아있는 미련과 미련의 싹까지 모두 족족 잘라낼거야.
내심 자꾸 재회를 바라는 마음이 고개를 들지만
그때마다 그 기대를 더 깊이 묻어버릴거야.

너는 나의 천생연분이라 생각했지만
그리고 어떤 면에선
너는 내가 생각했던 가장 이상적인 사람이었지만
그 장점을 덮어버릴,
나에게 특히나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나는 너와 함께하면 불행해질거라고.
머리가 가슴을 이해시킬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되내일거야.

너는 이미 알고있고 받아들였지만,
나는 아직 완전히는 받아들이지 못한 그 사실
이제 인정해야지.
넌 이미 날 사랑하지 않고
우리는 특별한 인연이 아닌
그냥 스쳐가는, 뻔한 인연에 뻔한 이별이란거.
우리는 이제 서로의 과거 속에서만
머무르게 될거라는거.
그래도 나는 다시 괜찮아 질거야

너에게,
우리에게 맞추었던 촛점을 다시 나에게 옮기고
이 슬픈 시간을 견디어,
힘들때도 나와 우리의 관계의 가치를 소중히 해주고,
나를 다독여주고,
서로 불안하지 않게 하는 그런
성숙한 사람을 만나서
너에게 주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그리고 믿음을 줄거야.
그런 사람의 아이를 낳아 가족을 꾸리고 살거야.

그리고 그때 너를 떠올리면서,
너와 결혼하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다,
그때 너무 잘 버텼다,
내가 너한테 느꼈을 평생의 행복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있구나라고 자각, 또는,
이미 네가 너무 희미해져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는 날이 올때까지 난 필사적으로 버틸 거야

널 너무 많이 사랑했어.
이렇게 이기적인 내가
나를 하나씩 버리면서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직도 너무 사랑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감정이 몰아쳐 나를 어쩔 줄 모르게 해.
평소에 꿈도 잘 꾸지 않는 내가 네 꿈을 꾼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아.

하지만 네 말이 맞아.
우린 인연이 아닌거야.
이제 나도 너 사랑 안할래.
날 놓아줘서 고마워.
이제 정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