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결혼합니다..

지옥2019.06.23
조회491,996
답답한 마음에 평소에 자주보던 이곳에 글을 씁니다
저는 24살 여자입니다 배움이 짧아 글이
메끄럽지 않을거같아요 죄송합니다

5살무렵 아빠가 건설현장 사고로 돌아가시고
알콜중독 엄마밑에서 방치되듯 자라다가
초등학교때 엄마의 재혼으로 친할머니와 살았습니다
(초등학교도 1년 늦게 들어갔어요...)

중학교 졸업할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친척집 전전하다 결국 고등학교는 1년도 채 다니지
못하고 중퇴하여 18살때부터 혼자 살았습니다

엄마는 왠만하면 연락도 찾지도 말라며 제 앞으로
서울 변두리 다세대 빌라를 하나 얻어주셨어요
어린나이에 먹고살려면 닥치는대로 일했어요

그래도 나쁜일은 안했습니다..
카페 빵집 고깃집 밥집 주유소 안해본 일이 없습니다
그래도 오래 일한 고깃집 사장님 부부가 정말 좋으신
분이라 그 은혜로 지금은 작은 사무실에서 사무보조일 하고있어요 (사장님 소개로 아는분 사무실)

앞에 설명이 길었네요..
제 상황을 설명하려다 보니 구구절절...
앞에서 말한 고깃집이 대학가에 있어요
남자친구는 거기 자주오던 손님이었습니다

저 18살때.. 저보다 4살 많은 대학생이었고
가게에 올때마다 저한테 관심을 표했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라고 사장님이 중간에서 많이 막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삼일에 한번 꼴로 찾아와
자기 이상한놈 아니고 정말 잘할수있다며 진지하다는 모습에 사장님이 한 번 만나보는거 어떻겠냐..
저도 나쁘지 않았으니 그렿게 만났어요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많이 받고자란
옆에 있으면 나까지 밝아지는 해맑은 사람이었어요
저는 중졸이고.. 본인은 좋다는 대학 다니는데도
한번도 주눅들게 한 적 없고..
군대도 기다리고.. 저에게 공부도 가르쳐주며
도움받아 고등학교 검정고시도 통과하고
너무너무 고맙고 미안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남자친구 집에서 저를 너무 싫어 하셨어요
그건 이해해요.. 제가 부모라도 그랬을 거에요..
남자친구는 졸업 후 가고싶던 회사에 취업하고..
돈도 잘 벌어요. 그래도 바쁜 와중에도 항상
저 챙겨주고 걱정해주고 5년동안 참 한결같이 따뜻한 사람이었는데..

이제 자기를 놓아달래요.
마치 내가 억지로 붙들고 있던 것 처럼...
회사 여상사분이랑 실수로 잤대요.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할수록 실수가 아니래요..

저때문에 부모님이랑 싸우고 감정소모 하는것도
저 걱정하는 것도 제 상황에 같이 전전긍긍 하는것도
이제 그만하고 싶대요..
저를 사랑했지만 결혼은 너무 멀고 힘든 일이었고
그사람은 사랑은 모르겠지만 결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래요....

처음엔 다 장난인가 싶다가.. 꿈인가 싶다가..
미친사람처럼 울기만 했다가 어느날은 거짓말처럼 멀쩡해요. 마음이 너덜너덜 하다못해 다 찢겨져 나가서
감정을 느낄수가 없어진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죽은 사람처럼 살아요..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상견례를 한대요. 내가 평생 꿈꿔오던 자리에 다른 여자를 앉히고.. 나는 죽어도 못할거같았던 것들을 누군가는 참 쉽게 하고있어요.

전 이제 아무도 없어요. 이런 날 술한잔 같이할 친구도 하나 없고 의지할 가족도 없어요.
넓은 지구에 저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네요.
생각해보면 이것도 참 숨막혔을거에요.
자긴 친구도.. 가족도.. 주변 사람도 참 많은데
저는 자기 하나만 보고 사니까요..

다음생에는 예쁜 꽃이었으면 좋겠어요
예쁘게 피어서 많은 사람들이, 벌들이, 나비가 찾아와주고
한계절 열심히 피어있다 지더라도 나로인해 누군가는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