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대문 집

개냥집사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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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때부터 중학교 졸업 무렵까지 살았던 초록대문 집에서 지금 생각해 보면 불가사의한 일이 많았어서 기억나는 몇가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 초록대문 집이 있던 동네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고,  잠시 다른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다시 대학시절 이사를 왔어요. 그리고 첫 직장 취직하고도 얼마간 살았던 저 나름 고향같은 동네이지만 마냥 좋은 일 만 있지는 않았어요. 
쭉 저희집 외가는 안양 토박이였는데, 엄마께서 시집가기 전까지 살던 그 안양 동네로 이사간 집에서 겪었던 일입니다.  원래는 외할머니께서 세를 주시던 집이었는데, 마침 세들어 사시던 분이 이사를 가고 집이 비어서 외할머니 소유의 집에 공짜로 들어가서 살게 되었어요. 
그때가 유치원 졸업하고 막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이었고 국민학교로 입학해서..기억에 전학갈때는 초등학교가 되어있더라고요...;;
집 구조가 참 특이했어요. 초록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원래는 마당인 공간인데 그 위를 투명한 지붕으로 덮어서 원래 밖에 있던 화장실을 실내인 것처럼 이어 놓았어요.나름 수세식으로 개조했는데, 그래도 야외공간이라서 겨울에 너무 추웠어요 ㅜㅜ
그 집으로 이사가고  엄마께서 엄청 많이 아프시기 시작 했던게 기억나요.  학교 다녀오면 엄마가 바닥에서 배를 움켜쥐시고 막 구르시면서 거의 울듯이 아파하시던 모습.엄마와 여기저기 여러 병원을 다녔던 것이나. 입원한 엄마 침대에서 같이 종이접이기하고 숙제하고 병원밥 먹던 거라든지.
그리고 엄마 친구분과 이야기를 나누셨던 내용도 간간히 기억나는데 '위가 너무 아프고 소화가 안 되고 위가 막 타들어가는것 같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위 내시경을 해봐도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계속 배가 너무 아파서 잠을  잘 수 도 없다. 엄마 키가 154이신데 몸무게가 30키로 초중반이었다고 하세요..지금 그 당시 사진만 봐도 진짜 너무 야위어 보이셨어요.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 1-3학년 까지는 거의 조금은 방치된 채로 지냈던 것 같아요. 그 당시는 남동생이 태어나기전이라 외동이어서 형제가 없었던 저는 친구들과 주로 어울렸고 늘 배달 음식을 먹어서 반대로 전 엄청 살이 쪘던ㅡ ㅡ ;; 흑역사가... 
그나마 다행인건 바로 옆집에 삼촌부부가 사셨고 외가도 멀지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절친네가 다복한 삼남매라 주로 그집에서 살다시피 했어서 나름 외롭지 않게 지냈어요. 
엄마가 아프실 무렵 저도 잠을 잘 못잤는데,  원래 혼자 자는 걸 무서워해서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엄마 아빠와 한 침대에서 자고 있었어요.
근데 잠이 들라고 하면 방울 소리가 계속 들리는 거예요.그래서 엄마를 깨워서 엄마한테 계속 방울 소리가 난다.너무 시끄러워서 못자겠다 그랬더니 엄마가 옆에서 식은땀을 흘리시면서 또 배를 움켜잡고 계시는 거에요. 
그리고 어떤 날은 저희집 안방 침대에서 보이는 창문이 사람이 다니는 길목이 아니라 집과 집 사이에 있는 그냥 통로 같은 곳으로 난 창문이에요. 정말 어린아이도 다니기 힘든 정도의 틈이 있는 공간인데 밤에 누가 창문에 서 있는 거에요. 전 도둑인가 싶어 엄마아빠를 깨워서 밖에 도둑이 있다고 했는데 불을 키자마자 그 서 있던 형제가 사라졌어요. 근데 걸어가거나 뛰어간 소리도 없이 그냥 불을 키자마자 형제가 없어진거에요. 
그러던 어느날 속셈학원을 마치고 집에 어둑해 질 무렵왔는데 한복입은 할아버지 한 분이 나뭇가지를 들고 집 여기저기를 막 후려때리면서(?) 촥촥~이렇게 돌아다니시는 거에요. 엄마랑 외할머니께서는 거실에 앉아서 그 모습을 지켜보시고 또 다른 아주머니?할머니 같은 분이 제가 문열고 들어오니까 막 저한테 달려 오시면서 '애야 가자가자 나가있자' 이러시더니 저를 데리고 옆집 삼촌 집으로 데려가더라고요. 
그날 저희 집에서 굿을 하시는 거였어요. 그 당시 저는 어리둥절한 상태로 삼촌집에서 저녁을 먹고 뾰로롱 꼬마마녀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사촌동생하고 놀고있었는데, 저희 집에서 갑자기 '쿵!' 하는 정말 땅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정말 지진이 났나 싶을 정도로 큰소리에 진동도 느껴져서 집이 무너진 건가 싶기도 하고 너무 무섭고 저는 놀라서 막 뛰어 나갔어요. 
근데 저희집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안에서는 뭔가 짤랑짤랑 하는 소리랑 수술소리 같은게 들렸어요.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저는 대문 열쇠구멍에 눈을 대고 보려는데 반대 편 안쪽에서 다른 사람 눈이 저를 보는거에요. 순간 너무 놀라서 악 소리도 못하고 뒤로 넘어지면서 막 삼촌 집으로 뛰어갔어요. 그리곤 외숙모가 그런거 보는거 아니라고 오늘은 집에가지말고 삼촌집에서 자고 가라고 저를 목욕시켜주시고 잠자리를 봐주시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잠도 너무 잘오고 정말 잠자리가 아주 편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빠께서 저를 데리러 오셨는데 집으로 바로 안 가고 친할머니댁에 가신다는 거에요. 그때가 여름이었고 방학도 얼마 안남은 상태라서 친할머니댁에서 방학동안 지내다가 오라고 하시면서 제 옷이랑 학용품이랑 챙겨서 저를 차에 태우고 바로 가셨어요. 전 그냥 남들보다 방학하기 전에 일찍 부터 학교 안 간다고 속없이 좋아했는데, 
이후에 부모님께 여쭤보니 그 당시 굿을 하고나서 무당분이 그 집에 당분간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셔서 엄마는 외가에서 요양겸 한달간 지내셨고, 아버지께서는 회사 사택에서 지내셨던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후기  
여기까지가 그 당시 저의 기억이었고 당시 어렸을 때라 제가 잘 몰랐던 부분들을 나중에 크고 나서 부모님이랑 할머니, 삼촌 들이 말해주신 내용을 좀 더 말씀드리면. 
아빠께서 운영 하시던 하청업이 조금 힘들어져서 예정에 없던 이사를 하게 되었다고 해요. 원래 살던 집이 제 기억에 크진 않아도 아파트 였는데 보증금을 빼서 사업자금으로 쓰고 급하게 그냥 돈 없이 살 수 있는 외할머니소유의 집으로 이사를 간거죠. 그 당시 그래서 상설방?(이사 갈때 봐야하는 방향같은거라고 알고 있어요.)이나 손없는 날 이런건 전혀 신경 안쓰고 그냥 간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고 외할머니께선 그러셨어요.  
그리고 그 할아버지 무당분이 저희 증조할머니(외할아버지 엄마) 지인 이신데, 저희 증조할머니가 이름만 대면 아는 안양에서 제법 큰 절의 주지 스님이셨어요.(이해가 안가는게...스님인데 어떻게 결혼을 하는건지...저도 이 부분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 지인 무당 분께서 엄마 뱃속에 태자귀가 있다고 하시더래요. 사실 그 해에 아버지 사업도 그렇고 엄마께서 몇번 계속 유산을 하셨어요. 원래는 제 동생계획이 있으셨는데 엄마가 유산을 하시고 많이 낙담도 하셨고 첫번째 유산하셨을때는 천도제?같은 것도 지내주고 하셨는데 아버지 사업 힘들어서 급하게 이사 갈때는 그냥 부랴부랴 이사가기 바쁘셨다고 해요. 
그래서 그 태자귀가 엄마 뱃속에서 계속 붙어 살면서 힘들게 하는 거라고 그리고 그렇게 장난질을 치면서 엄마 기가 약해지니까 주변에 나쁜 기운들도 이 집으로 모이는 거라고 하셨대요.그리고 집을 개조하면서 뭔가 집 기운이 틀어졌는데, 마당을 지붕으로 덮고 화장실이랑 하나로 이었다고 했잖아요. 그게 이 집의 나쁜 기운이 안방으로 모이게 했다고 하더랍니다. 또 제 기억에는 전혀 없는데 제가 잠을 자다가 몇번은 침대 끝머리에 앉아서 꺄르륵 대면서 한 밤중에 누구랑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자다가 뒤돌아 있으면 누구랑 귓속말을 하는 듯한 흉내를 냈다는거에요...(ㅜㅜ 전 이게 제일 무서웠어요. 진짜 기억이 아예 없어요 정말로요)
그래서 엄마랑 아빠가 그걸보시곤 원래 저희집...친가가 천주교이고..저도 아버지도 세례명까지 있어요. 계속 외할머니께서 굿하자는걸 무시하다가 저까지 해를 당할까봐 굿을 하신 거더라구요. 그리고나서는 별탈없이 잘 지냈고 엄마 건강도 정말 많이 좋아지셔서 제가 중학교 들어가고 제 남동생도 그곳에서 태어났어요. 
사실 그 집에서 굿을 하기 전까지 몇가지 일들이 자잘하게 더 있는데 쓰다보니 ㅜㅜ 글도 잘 못쓰는데 횡설수설하게 되었네요..
뭔가 잘 정리해서 쓰고 싶었는데,,,본가에 (지금은 타지에 있어서) 예전 집 사진 찾게 되면 보여드릴게요. 
아! 그리고 그 쿵! 소리는 저말고는...듣거나 느낀사람이 없더라는 거에요..나중에 외할머니랑 엄마한테 말씀드렸더니...이상하다면서 굿하는 내내 그런 소리나 진동은 없었다고 그런데 전 분명이 엄청 땅이 흔들릴 정도로 느꼈거든요 ㅜㅜ 소스라치게 놀랄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