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못하겠죠?

302019.07.17
조회2,704

30살 여자예요.

남친과는 2년 만났고, 올초에 프로포즈를 받아.. 결혼생각에 들떠있었죠..

저는 부모님이 안계세요.

저 태어나자마자 거의 바로 헤어지신걸로 알고있어요.

엄마소식은 전혀 모르고, 아빠는 돌아가셨구요.

어릴때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는데

두분 다 제가 중학생때 돌아가셨어요.

형제도 저 혼자여서 그냥 혼자 살았어요.

나라에서 지원받고, 알바하며 살았습니다.

집은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살던 월세 10만원(원랜 5만원이였어요)짜리 집에서 쭉 살았었구요.

20살되자마자 정부지원이 끊겼고, 취업해 지금까지 일하고있어요.

아무것도 가진것 없지만, 재능은 주신건지 나름 인정받으며 해당 직종에 오래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출받은 전세집이지만 퇴근해 발뻗고 누워서 잘 집도 다행히 있네요..

알고있어요. 최악의 조건이라는거..

그래서 결혼생각도 없었어요.

지금 남자친구 만나기전까진 정말 사랑도 사치고 상대에게 못할짓이다 생각하며

마음 비우고 살았어요.

굶지 않고, 헐벗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혼자 살자. 생각했어요.

지금 남자친구만나면서 눈물이 날정도로 따뜻하고 행복해요.

힘들었을텐데 잘 자라주어 고맙다고 말해주는 사람이거든요.

잘했어. 고생했어. 힘들었지. 그렇게 토닥토닥 해주는 사람을 만나 정말 따뜻하고 행복해서

이런 사람이라면 조금 욕심 내볼까.. 나도 욕심 한번 내볼까 싶어 프로포즈 승낙했는데

남친 부모님과 남친 누나의 반대가 생각보다 완강해요..

이해는 합니다..

이해를 못하는건 아니에요.

저였어도 내 아들이, 내 동생이, 귀하게 예쁘게 사랑받고 자란 여자와 결혼하길 바랐을테니까요.

남친이 저와의 결혼문제로 가족들과 싸우길 어느새 6개월쯤..

남친 본인도 많이 힘들텐데

다 괜찮다고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해주는 사람이라.. 너무 미안하고

그런 남친 보는게 내 살이 뜯겨져나가는것 마냥 너무 아파서

그만하면 됐다고 나 혼자 외롭지 않게 해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놔줘야하나 싶어요..

남친과 가족들 사이를 망가트리고 있는거 같아 죄책감도 날이 갈수록 심하네요.

머리로는 놔주는게 맞다하는데

남친과 헤어져 다신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그냥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