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더위를 많이탄다 (1)

단유비나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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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더위를 많이 탄다. 그래서 여름햇빛이 쨍쨍하게 떠오를 시간이되면 자동으로 일어나서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열어 담배피는 습관은 여전하다, 그래서일까 그 쨍쨍한 햇빛을보고있으면 나도모르게 우리가 처음만났던, 아니 내가 널 처음봤던 11년전의 여름날이 생각난다
넌 하와이를 참 가고싶어했다. 2020년이되면 앞자리수가 1에서2로바뀐 특별한 해니까 우리의 첫 해외여행은 하와이로 가자고 약속했었다.


내가 널 처음봤던 11년전, 같이 하와이를 가기로한 약속을 지킬수없게 되버린 2년전, 우리가 헤어지던 그때까지만 해도 오지않을것만 같았던 그 해가 어느새 6개월이 채 남지않을만큼 시간이많이 흘렀다. 그래서 일까 요즘들어 난 더욱 니가 보고싶다.

 

2008년여름 우린 15살이었다 정말 어렸네 우리, 너와 나는 근처 중학교를 다녔다. 걸어서 10분거리의 학교였다 그당시 나의학교보다 너의학교앞 분식집떡볶이가 더 맛있었다. 그래서 나와 내친구들은 늘 너희학교앞 분식집에 가곤했다. 아, 그집 떡볶이 진짜 맛있었는데.


그때의 나는 남자친구를 사귄경험도, 요즘쓰는 말을 빌리자면 썸타는이성도 없었다. 남자인친구들은 있었지만 그땐 연애라는게 뭔지 모를때니까 관심이없었다고 해두자.


그렇게 떡볶이를 먹고 친구들이랑 모햄버거브랜드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신호를 기다리고있었다. 기억나지? 너네학교앞 신호등 엄청 길고 오래걸리잖아.


그날은 유난히 햇빛이 쨍쨍하고 더웠다. 슬슬 짜증이 나기직전쯤 신호등이바뀌었다. 나와내친구들은 별거아닌 얘기에 웃으면서 신호를 건너고 있었다.


그때 앞을봤다. 건너편에 일곱여덟명쯤되는 너네학교 교복을입은 남자애들이 건너고있었다. 자연스럽게 눈길이갔다. 너네도 우리처럼 시끄럽게 웃으면서 신호를 건너고 있었다. 그렇게 중간지점쯤 나는 너를봤다.


키가컸고, 얼굴이작았고, 어중간한 왁스칠로 멋부린 모히칸스타일의 머리와 손에들고있던 빨간색종이가방. 뜨거운 햇빛에 다소 짜증이난 표정으로 나와 눈이마주쳤다. 그렇게 지나갔다 우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니생각이났었다. 왜 니생각이 났던건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정말 이상하게도 그후로 자주가던 너의학교앞 분식집을 갈때마다 나도모르게 의식을했다. 남자애들무리가 지나가면 혹시나 하고 한번더보고.

내 외모가 신경쓰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난 어린나이부터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너가 나한테 화장을 참 잘한다고 했었다. 그것도 어떻게보면 너의덕이라고 볼수있다. 내가 나를 가꾸기시작한건 너때문이었으니까. 아, 물론 어린나이부터 화장한게 자랑은 아니지만.
서툰화장을 한 이유가없을만큼 너를 다시 마주칠일은 나에게 생기지않았다. 그래서 나도 점점 잊혀져갔다. 그전엔 대놓고 찾았다면 그땐그냥 눈만한번 쓱 돌려볼정도로.

 


그렇게 더운여름은 지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겨울이 오고있었다. 교복도 바뀌고 여름방학동안의 나는 처음 다이어트도 해보고 화장품도 사보고 점차 나를 더욱 가꾸기 시작했다.
11월말 완전한 겨울이 다되었을때 내친구가 남자친구가생겼었다. 너의 학교라 그랬다. 그래서 그때 나는 또 너가 떠올랐다. 아 사실 그동안은 잊고있었다.


그래서 친구남자친구를 통해 잘하면 너를 알수도있겠단 생각이들었다. 너의 외모는 눈에튀었고 나이에비해 키가큰편이었으니까. 마침 남자친구를 만나러가는데 우리 다같이가기로했다. 그렇게 난 너의학교앞에갔다.

 

우린 인연의운명이었을까 악연의운명이였을까. 아니, 나혼자 운명이라고 생각했던걸까. 믿을수없고 놀랍게도 넌 내친구남자친구의 친구였다.
그 수많은 남자애들속 너를 발견했을때의 내기분은 지금 생각하면 첫눈에 반할때 귀에서 종소리가 난다는 표현을 본적이있다. 딱 그거였다 내가 널 발견했을때.
그렇게 난 너를 찾았고 너의 이름도 알아냈고 너와 인사도나눴다. 그렇게 난 우리가 운명이라 확신하며 너와 점차 친해져갔다.

 


너의친구들과 나의친구들이 다함께 친해져서 우린 늘 학교끝나면 항상 같이놀았으니까, 너를 매일볼수있고 어제는 한마디했다면 오늘은 두마디하고 내일은 세마디를 할수있어서
그땐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우린 더더욱 가까워졌고 너도 나에게 호감이 있는걸 나도 느꼇다.


우리가 자주싸우던 이유중 하나였던 내감정숨기기. 나는 내감정을 티를 잘 못냈다. 어릴때부터 그랬고 늘 혼자 견디는것에 익숙했다. 그래서 너가 나에게 호감이있는걸 나도 느꼇지만
난 내가너를 좋아하는걸 티를내지 못했다. 생에 처음느껴보는 감정이라서 내자신도 겁났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크리스마스가 되고 우린또 다같이만났다. 우리가 자주갔던 노래방도 가고 놀이터에서 놀고 그렇게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가 끝나가고있었다.
나는 그저 너와 크리스마스를 함께보냈단 사실에 이미 만족하고있었다. 그렇게 집에갈 시간이 다되어 우린 각자 집방향으로 흩어졌다.


근데 왠걸 너가 내뒤로 뛰어왔다. 집은 바로 옆동네였지만 버스가 달라 우린 항상 따로갔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너가 날 데려다준다고했다.
난 영문도모르고 마냥 좋아서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집에 다 도착했고 뭔가 어색해져서 어색한인사를 나눴다. 난 아파트단지앞에 서있고 너는 뒤돌아갔다.


근데 내가 왜그랬을까 너가 걸어가는 그모습을보면서 갑자기 널 좋아한다 말하고싶었다. 크리스마스여서 그랬나, 날이추워서 그랬나, 너의 할말있는듯했던 표정이 궁금해서 그랬나.
그렇게 난 널불렀다. 정말 순수하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넌환하게 웃었다, 널 처음봤던날 그날의 햇빛보다 더 눈이부시게.
너와 나의 첫연애가 시작됐고 난 그날 밤새 잠을 못잤다. 아마 우리가 헤어진 그날처럼.

(글제목에 1이있고 글이 잘린 이유는 급하게 밤새도록 쓰고 출근해야해서 어중간해서 이까지 썻네요. 차차 남은 이야기를 쓸 예정이니 혹시나 보시는분들은 양해부탁드려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