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진짜 가난해본적있냐

ㅇㅇ2019.07.21
조회1,134
우리집이 진짜 가난한적 있었거든
그게 나 초등학교 고학년-중딩 때일거다
부모님께서 노후 자금 준비하신다고 없는 살림에 부동산에 과감하게 빚내면서 투자했거든
부모님월급은 200도 안됐다

평소에도 외식은 홈플러스 푸드코트
그것도 일년에 한두번 갈까 말까였고
치킨이라고 사온 닭강정도 한달에 한번
어쩌다 떡볶이같은게 먹고싶을땐 프랜차이즈 떡볶이는 사치였고 할머니들이 파시는 떡볶이나 순대 5000원 어치 사와서 점심으로 떼웠다
옷? 쇼핑몰, 브랜드 꿈에도 못꾸고 시장에서 파는 짭이나
지마켓에서 8000원 10000원밖에 안하는 개 싸구려 후드집업 사서 입고 신발도 2만원짜리 신어서 1년씩 신었다
다른애들은 폭우 와야지만 신발 젖는데
나만 유독 푹 젖으니까 젖은 양말이 그렇게 부끄러웠고
다른애들 메이커 옷 입으면 마냥 부러웠다
핸드폰도 초등학교 4학년때 샀던 폴더폰을 약 6년 정도 썼던것 같다

친구들은 부모님이 돈을 꽤나 잘 버셨는데
친구들은 가난했던 날 부끄러워했고
같이 다니면서도 은근히 싫어하고 하찮게 보면서 장난이라면서 때리기도 했다
우리집은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로 겨우겨우 보냈고
겨울철에는 패딩입으면서 전기장판 밤에나 잠깐 틀면서 보냈다

뜨레쥬르나 파리바게트 같은 빵집에서 아빠가 5천원어치 빵도 진짜 덜덜 떠시면서 사주실땐 가슴아팠고
누구보다 좋은 아빤데 돈때문에 그러니깐 항상 슬펐다
학교 생활도 많이 고달팠고 그래서 원망도 많이했지만

아빠랑 엄마는 구제 옷 입으시면서 버티시니깐 더 아무말 못했다
한달 식비 4인가족 10만원 정도로 아꼈고 그외에 자잘하게 나가는 돈 외에는 모두 빚갚았다

너무 무시 당했기 때문에 열등감도 장난아니었고 마냥 스트레스에 좀먹으면서 중학교까지 다녔다
나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는데 우리학교는 선행학습이 당연시되던 학교라서 영어에서 유독 밀렸다
그냥 주어 목적어 보어 동사 이런거에 대해 학교에서 설명을 제대로 안해줬고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른채로 시험을 보니 영어 성적만 바닥을 쳤다 선생님도 이유모르게 날 싫어했다

친구들 다 다니는 학원이 너무 가고싶었지만 입고갈 사복이 없기도 했고 학원 갈 돈도 없어서 꾹 참았다 영어교재 살 돈도 안됐기에 그냥 영어 성적 버리기로 하고 교과서랑 보충교재 풀면서 내신 땄다

내가 살던 집은 인테리어 할 돈이 없어 어둡고 화장실도 유튜브에서 주로 나오던 흙수저 찾기 그런데에서 나올법한 열악한 환경이었다
친구 초대는 꿈에도 못 꿨고 부모님은 아프셔서 그냥 그렇게 보냈다

그 이후에 투자한 집값들이 오르면서 나름 살만해진 상태로 고등학교를 보냈다
돈도 써본사람이 쓸 줄 안다고 고등학교때 abc마트에 처음 가서 1n만원짜리 운동화를 샀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상이라는 이름이 떨어질 즈음 그니까 가격이 떨어질 쯤에 그 신발을 사는건 그닥 좋은 소비는 아니었지만 그땐 아무것도 몰랐었다

하지만 나아진 살림에 옷도 너무 비싼건 아니지만 적당한 브랜드 그리고 로드샵 화장품도 살 환경이 됐다
나는 처음 화장을 시작해봤다
중학교땐 거의 왕따나 다름없이 살았지만
고등학교땐 좀 달랐다
나는 성격이 한결같았는데 날 생각해주는 친구를 정말 많이 만났다 반에서 무시당하지도 않았고 말이다

그러나 반친구들중에서 내 중학교때와 비슷한 사정인것처럼 보이는 친구들은 항상 고립되어있었다 분명히 착한 친구다
내가 한 친구에게 장난을치면 친구는 웃으며 넘어가지만 고립당하는 그 친구가 친해지려 장난을 치면 그게 소름이 끼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중학교때 눈치를 많이 봤기 때문에 고등학교때도 나도모르게 눈치를 조금 보게 되더라 중학교때 친구관계에서나 눈치보면 돈때문이냐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막말을 들었었는데
고등학교땐 눈치를 보면 배려심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큰 변화를 겪다보니 나도 물질적이게 되더라
그냥 ㅋㅋㅋㅋㅋ.. 현타와서 한번 적어보고 간다

그리고 우리오빠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오빠는 나보다 사정이 낫더라 친구들한테는 무시는 안당하더라고.. 남자들이 그런쪽에 둔감한건지 내가 친구를 잘못사귄건지는 모르겠지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