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절연한 아버지의 부양의무.. 꼭 해야하나요?

트라우마2019.07.31
조회8,906

안녕하세요. 저는 지역거점 준종합병원에서 3교대를 간호사이고 올해 미혼 36세 여자입니다. 저는 내내 판을 눈팅을 해왔기에 결시친이 이런류의 게시글을 올리면 안되는 곳인줄 알지만 조금 더 많은 분들이 글을 봐주셨으면 하여 방탈을 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2년전 쯤 한통의 등기를 받았습니다. 아버지의 부양의무를 하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간략하게 제 가정사를 나열하겠습니다..
저는 친조모 밑에서 3-4살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자랐습니다.
그 사람, 생물학적 아버지는 이미 어린 시절 어머니와 이혼 후 친가에서도 지내지않고 떠돌이 생활을 하며 제가 초등학교때까지 얼굴을 거의 보인적이 없습니다. 돌봄은 커녕, 개인적으로 연락 한번 온 적도 없습니다. 제가 대학시절때 등본을 떼보았을때 어느 여성분과 재혼을 하였고 저와 어머니는 그렇게라도 다시 잘산다면 다행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친가에 초등학교 때 잠깐 집에 말없이 몇달간 들어와서 살다 또 말없이 홀연히 떠난 이후로 중학교 때 친조부의 49재때쯤 한번 얼굴을 비친 이후 20년이 넘게 얼굴을 본적이 없으므로 이미 절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살고있습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해당 주민센터 복지과에 이야기하였지만 담당자는 친조모에게 이미 사정을 들었다며 이미 그전에 아버지에 대한 부양동의-정확히 말하자면 부양비 징수를 위한 소득 및 소유재산에 대한 조회-를 한 부분이 있고(이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 들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제가 모르는 채로 제 동의를 받을 수 있다는건지요..?)
법이 개정된 부분이 있어 재동의를 해야하며 이는 자녀인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진다 하였습니다.

당시 제 월급이 3교대근무를 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200만원대 중반 정도 되는지라 조회를 하더라도 부양비 징수대상이 되지는 않는다며 담당자는 제가 거부의사를 밝히더라도 강제로 조회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어린시절 조모의 밑에서 자란 것이 결국 조모의 아들의 자녀이기때문에 이것이 절연을 해도 부양을 해야하는 이유가 된다네요.. 하..)

아버지라는 자격이 그저 자식을 낳아놓기만 하면 주어지는 것입니까? 저는 태어난 것을 선택할 수 없었고 유년 시절은 그저 저에겐 지옥같았습니다.

어린 시절 쭉 친가쪽에서 자란 것은 어머니에게 이혼사유가 있다고 매도하며 어머니에게 자녀를 뺏길 수 없다는 친가측의 주장때문이었고 그나마도 집안 사정이 기울며 저는 부모없이 친조모에게 얹혀사는 염치없는 아이라는 굴레가 씌워졌습니다.

당연히 남들 다 하는 사교육을 바라기는 어려운 실정이었고 이후 고3이 되는 어느날 느닷없이 어머니와 만나게 해주었고 대학 진학을 앞두자 저를 더이상 케어하지 못하겠다고 하며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갑작스럽게 어머니에게로 저를 보내셨습니다. 저는 원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리고 어머니는 친조모의 대찬 성격 상, 키워놓은 손녀를 아무리 친조모 본인이 원하여 보냈다한들 호적에서도 바로 떼가면 더 서운하여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하여 실제로는 19세 이후로 안양에 거주하는 내내 따로 옮겨오지 않고 대학을 다녔으며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게되어 친조모에게 양해를 구하고 비로소 3년만에 주소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유년시절 상처도 잠시 저는 어머니와 함께 20살때부터 함께 살며 간호전문대학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며 가까스로 제 밥벌이는 하게 되었고 초반 얼마간은 친조모에게 용돈도 보내며 연락을 유지했지만 친조모의 수시로 오는 용돈 독촉 전화에, 키워준 은공은 없다며 너네끼리 사니까 좋냐는둥 지인을 동원하여 수시로 전화를 하여 본인의 서운함 표출, 막말 등으로 성인이 된 저는 점점 거리를 두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친가와 등지게 된 것은 친조모 본인이 당시 대학생이었던 제 명의로 억지로 가입해놓은 500여만원의 펀드관련계좌를 (통장을 친조모가 가지고있어 제돈이라 생각해본적도 없고 지내왔는데 알고보니 제가 호적을 분리한 이후로 친조모가 저를 통하지않고서는 찾을 수 없는 해프닝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네요.) 나중에 친척들에게 본인 돈을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는 도둑년이라고 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았던 전력이 있어 더이상 관계를 지속하고 싶지 않아 자연히 절연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딱히 잘한 부분은 없습니다.. 키워준 은공도 모르는 년이라고 욕하셔도 할말은 없습니다. 그쪽 집안에서 자라며 배운 것이 그런거였거든요.. 하지만 친가의 조력을 받으며 어려움없이 지내다가 취업할 때쯤 친가를 모른 체 했더라면 정말 호로자식이겠지만 여기에 일일히 글로 다할 수 없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저는 그쪽 식구들과는 개인적으로 얽히고 싶지도 않고 유산을 준대도 다 필요 없고, 오히려 왜 그렇게 나를 키웠냐고 따져묻고싶은 심정이며 이미 16년이 지난 현재에도 트라우마로 인해 그들의 얼굴을 대면하고 싶지조차 않은데 하물며 부양비로 월 50여만원.. 그것도 2017년 한해분만 560여만원이라고 엊그제 청구비용이 날라왔습니다. 제가 최근 연봉이 올라 부양의무자의 기준에 턱걸이로 부합하게 된지 불과 3-4개월 남짓입니다. 저는 병원종사자치고 고액연봉자도, 제 명의의 소유재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2017년 국가가 선지급한 부양비용이라 하며 5,677,600원에 달하는 돈을 갑자기 청구를 하면 저는 그냥 네-하며 내야하는 것인지요..? 이번에 도리없이 내게된다해도 앞으로 2018. 2019.. 소문으로는 아버지가 중병이지만 생명엔 지장없이 유병장수하실 것 같다던데 저는 앞으로의 현실이 암담합니다.

이 나라의 법은 참 뭣같네요. 저는 현재 커리어를 포기하고 직장 퇴사를 고려중입니다. 어머니의 노후, 저의 노후때문에라도 무리하여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3교대근무를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연봉이 높아져 아버지의 부양의무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거라면 저는 굳이 이 일을 지속할 생각은 없기 때문입니다.

2년전쯤 처음으로 연락해온 해당 복지과 담당자 분의 부양의무를 져야함에도 모른척하는 제가 배은망덕하다고 말하던 그 뉘앙스가 떠오르네요. 저는 그분들에게 왜 지탄을 받아야하는건지 황당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달갑지 않은 연락을 하는 것이 본인들에게도 물론 고충은 있으시겠지만 정말 그 통화는 제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를 한번에 떠올리게 하는 일이라는 것인데요. 하긴 친조모 등 친가쪽의 일방적인 사정 위주로 듣고 저를 판단하셨을테니까요..

어린 시절 저는 제 거처를 스스로 결정할 수가 없었듯, 저는 지금도 제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
성인이 된 지금 원천징수로 국가에 세금 잘내며 살고 있습니다. 같이 살고 있는 어머니는 지금은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계시지만 이제 70대를 바라보는 나이라 몇달 후까지 일을 하실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어머니는 세대주이지만 외동딸인 제가 이 집안의 실제적인 가장입니다. 그와중에 아버지 노릇 한번 하지않은 분의 부양까지.. 너무 잔인하네요.

진정 저는 미래를 꿈꾸며 살아갈 수 없는겁니까? 아, 어차피 아버지의 경우처럼 저도 모은 돈 없이 늙고 병들면 국가가 일단 선지급해주고선 자식한테 떠맡기면 될일니까요? 이 거지같은 현실때문에 저는 결국 결혼도 직장도 포기하게 되네요. 저 혼자도 짊어지기 힘든 판국에 이 모든 것을 오픈하고 결혼할 인연을 만날 자신도, 자식을 낳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어졌습니다..

국민신문고에 이 답답한 상황을 이야기해보고자했지만 개인사정이라 민원과 직접적인 상관은 없는 듯하여 어디에도 제 상황을 호소할 길이 없네요. 혹시나 법을 잘아시는 분들이나 비슷한 처지에 있으셨던 분들 계시면 부끄럽지만 댓글로 의견 한번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