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얘기좀 제발 들어줘

담백2019.08.04
조회4,643

이 새벽에 올리면 누가 읽나 싶지만 너무 착잡해서 글 좀 쓴다
오늘 엄마 아빠랑 싸웠는데 너무 속상하다

먼저 내 어렸을 때 얘기를 꺼내보자면,
우리 엄마는 일단 욱하는 성질이 굉장히 심했어
또 많이 나를 때리기도 때렸는데
예를 들면, 본인이 화가 나서 나를 구석에 밀어넣고 책 같은걸 둘둘 말아서 때린다던지 빗자루 같은 물건들을 던진다던지 그런 일이 굉장히 많았어
물론 보통 가정에서도 그정도의 훈육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큰 상처로 다가왔던거지
항상 엄마가 퇴근할 때 마다 엄마 기분을 살피고, 기분이 좀 안좋다 싶으면 집에서 엄마 눈에 거슬리지 않게 숨죽이고 있고 뭐 그랬어
나는 불과 유치원생이었지만 엄마는 내가 장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에게 본인 화풀이를 자주 하곤 했어

아빠는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였어
그래서였는지 항상 제 3자의 입장이더라구
어떤 말을 해도 항상 3자의 입장에서 이성적으로 받아치는 그런 아빠였어
딸한테는 가끔 감정적이여도 괜찮았을텐데

아무튼 내 유치원 시절은 타지역에서 일하느라 집에 없는 아빠, 그런 집에서 군림하는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 눈치를 보며 숨죽이고 사는 나,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이제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이를 먹기 시작했어도 변한건 없었어
여전히 화내고 때리는 엄마와 무신경한 아빠
그 사이에 딱 하나 변화가 있었지
바로 나 자신이였어
초등학교 5학년 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왜 내가 엄마의 화를 묵묵히 다 받아야 되지?
나는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라는걸 그 때 깨달았어
그 때부터 엄마와 나의 다툼이 잦아진 것 같아
내가 엄마의 화에 반격하기 시작했으니까

그리고 중학교에 입학했어
어렸을 때부터 영어부터 피아노까지 내가 안배운개 없을정도로 나한테 투자를 많이 했던 부모님은 나에게 기대를 하기 시작했어
하지만 나에게 그 기대는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왔어
그 때부터 공부를 놓기 시작한 것 같아
그래도 완전히 놓아버리진 않았어 국 영 수 과목은 꼭 90점 이상을 챙겼거든
일부러 공부를 하지 않았어
그래야 나중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변명거리가 생기니까
걱정이 되더라고. 혹시 내가 죽을 만큼 공부 했는데 성적이 별로면 어떡하지? 시험 기간 마다 이 생각을 달고 살았어
그렇게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고등학교에 입학했어

고등학교 입학하고 첫 시험준비를 엄청 열심히 했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하자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렇게 입학한 뒤 첫 시험 결과는 전교 4등이였어
와, 근데 날 찾아온건 뿌듯함 성취감이 아니라 무기력함 이였어
정말 공부가 너무 싫었어
죽기보다 더 싫었고 정말 싫었어
내가 다니는 학교는 성적 좋은 애들만 몇명 추려서 따로 반 편성이 되는데 내가 그 반에 들어가게 됐어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마다 눈물이 질질 나왔어
너무 힘들었거든 애들과의 경쟁, 개같은 선생들
정말 스트레스 그 자체였어
그 때 자퇴생각도 많이 했었어

그런 스트레스 때문인지 성적은 다시 뚝뚝 떨어졌고
우등생반에서 나오게 됐어
나는 너무 기뻤지 왜냐면 그 반에 있는동안 거의 우울증까지 왔었으니까
그런데 아빠는 나에게 엄청 화를 내더라고
네 미래를 위한 일인데 그거 하나 못참냐면서
딸은 너무 힘들고 죽을 것 같아서 눈물을 질질짜고 있는데
그 때 나는 아빠한테 정이 다 떨어진 것 같아
물론 별로 없었지만

나는 중학교때 부터의 기숙사 생활때문인지 부모님의 무관심이 더 편했어. 나는 어렸을 때 부터 나와 가족들은 물론 남보다는 더 가까운 존재지만 그래도 결국 남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어
그치만 엄마와 아빠는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더니 이젠 나의 결정을 자신들이 통제하려고 했어
내가 어렸을 땐 본인의 일에 본인의 감정에 치여서 나한테는 광신도 없다가 이제아서 가족 운운하면서 훈수두는게 뭣같더라. 그래서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부모님과의 다툼이 잦아졌고 사이는 최악이였어

그리고 오늘 별거 아닌 일로 엄마가 먼저 언성을 높혔고 그 때문에 나도 화가 나서 언성이 높아졌는데 엄마가 또 화를 못참고 나한테 물건을 던지더라고
근데 순간 어렸을 때 생각이 확 나는거야
그래서 나도 똑같이 던졌어
그랬더니 어디서 엄마한테 대드냐면서 일어서서 날 때리려고 하는거야
내가 그런 엄마의 손목을 붙잡았고 엄마는 더 화나서 소리지르고
그 사이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아빠가 그만하라고 소리질러서 겨우 진정됐어

그러더니 아빠가 나한테 부모가 만만하냐고 그러더라
난 어렸을 때 처럼 맞기 싫다, 나한테는 그게 너무 큰 상처였다 라고 말 하니까 엄마가 이제와서 상처라는 얘기를 하면 어떡하냐 그러더라고
나에게는 정말 큰 트라우마인데 그걸 굉장히 가볍게 생각하는거야
그러면서 그건 그냥 핑계일 뿐이라고 니가 욱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 하는데 나 진짜 너무 억울하더라

나는 아직도 내가 동생한테 욱 해서 소리지를 때 마다 엄마를 닮는 것 닽아서 수백번씩 자괴감이 드는데
그걸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니까 정말 속상하더라

그래서 그냥 이렇게 대충 써본거야
누가 내 이야기좀 들어줬음 해서

세세하게는 못쓰고 정말 대충 겉핥기 식으로 썼는데
나중에 심리상담 한번 받아보려구

아휴 새벽인데 빨리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