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둘 여자의 연애, 외모, 가족 관련 현실적인 고민들이에요.

익명녀2019.08.06
조회15,046
안녕하세요, 최근 판에 중독되어 새벽까지 글 읽어보면서 푹 빠지게 되버린 서른 두살 미혼 여성입니다.

제가 글을 쓰게 될줄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몰랐어요 사실^^;

제가 요즘 하게 되는 고민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힘든거 티 내며 이야기하고 하는 게 왠지 서른이 넘으니 저 스스로가 좀 꺼려지더라구요. 그래서, 이 곳이 현명한 조언들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 용기내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하나의 고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분류를 해보려구요.
제가 계속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도 가슴에 조금씩 쌓이면서 어제 오늘 약간 멘탈이 많이 지쳐버린 게 있어, 오늘 퇴근 길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복합적으로 좀 지친 것 같더라구요.

1. 엄마와의 꽤 장기적인 트러블 관련

사실 엄마와의 트러블이라고 하기 보다는 저의 엄마에 대한 애정결핍 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삼남매 중 둘째이구요, 남들과 다르게 좀 아프게 태어났는데 그걸 완전히 치료하는 데 까지 십오년 정도가 걸렸어요. 가방끈이 짧지만 자존심도 욕심도 책임감도 매우 강한 엄마는 그래서 저에 대한 기대는 접으시고 위에 언니한테로 갔어요. 건강하고 성향도 엄마와 비슷해 자신감 넘치고 학업적으로도 기대를 잘 따라줬던 언니한테 그 기대가 지속되었던 건 어찌보면 당연한거였을 거구요. 근데 엄마는 본인의 아이가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드셨던 것 같아요. 폭력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아파서 생리적인 실수를 했을 때 뭐라고 하셨고, 그럼 저도 너무 억울한 부분이니 제 의견을 이야기하면 어디서 말대꾸 하냐며 조금 과하게 혼내신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밖에서도 제가 느끼기에는 저를 좀 감추려한다거나 창피해하는 느낌, 그리고 절대 웃어주지 않으셨던 것 같고. 저는 이후 중학교 때 수술을 여러번 하여 다행히 님들처럼 완전히 건강해졌고, 이후 좋은 대학을 갈 거 같은 언니와는 다르게 나는 막 이름도 없는 학교에 가면 어떡하지 하는 나름의 큰 공포감과 엄마아빠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둘째의 서러움으로, 그리고 저도 공부에 대한 욕심도 실력도 다행히 꽤 있었기에 저 또한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에 입학했구요. 저는 그렇게 되면 되게 행복할 줄 알았어요. 물론, 감사한 일이었지만 오히려 대학교에 입학해서 굉장히 다양한 친구들과 선후배들을 보면서 또 심리학책도 많이 읽으면서, 엄마에 대한 원망도 커졌던 것 같아요. 물론 엄마도 제가 머리가 더 커질 수록, 이제 제 눈치도 보시고 한번은 어렸을때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셨고, 엄마 나름대로 노력을 하신 것 같아요. 근데 그때는 제가 너무 사람들의 눈치를 본다는 것, 누군가를 만나도 겉으로는 티가 안나도 속으로는 항상 '아마 이 사람도 결국 나를 싫어하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자신감이 많이 없았던 것, 나는 내가 가장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것 등 저 스스로를 더 알면 알수록, 분석해놓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엄마가 미웠어요. 그래서 이후 이십대 후반, 그리고 또 작년까지도 일상에서 엄마와의 크고 작은 트러블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는 엄마에 대한 작은 섭섭함이나 서운함을 나름 표현한 것이 엄마 입장에서는 명확히 왜 그런지 말을 잘 안하니, 제가 대답도 잘 안하고 그런 게 아마 엄마인 자신을 무시해서 그런건가 하는 느낌도 들었을지 몰라요. 그땐 잘 몰랐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었겠단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엄마는 저한테 말도 잘안하고 뭐 물어봐도 툭툭 대고, 앞에선 관심도 없다는 듯이 행동해요. 아빠나 남동생한테는 전혀 그렇지 않고 있구요. 근데 저 잘때나 없을때나 그럴땐 똑같이 걱정하고 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근데 집에서 같이 살다보니, 제가 아무렇지 않은듯이 행동하고 있기는 해도 엄마 때문에 집에 들어오기도 싫고 좀 스트레스가 많이 된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기분좋게 이야기했는데 엄마는 인상 쓰고 얘기한다거나.. 그러면 기분이 너무 안 좋아지더라구요. 큰 고민입니다.

2. 나는 사랑불구자 인가 하는 생각

제대로 된 연애는 2년전에 한번 했습니다. 근데 한달 정도로 짧았어요 좋은 사람 아니었던거 같구요.
이십대때 썸 같은 것도 당연히 있었고, 어떤 모임에서 먼저 호감을 표시한 분들도 있었고, 소개팅 같은 건 워낙 싫어해 안했었지만 동아리에서 만난 오빠랑 뭐 밤에 공원 산책도 같이 하는 썸도 있었고 등등 뭐가 없었던 건 아닌 거 같아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근데 중요한 건.. 저라는 사람 자체가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게 불가능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막 어색한 걸 못 견디는 성격이기도 하고 애교라곤 1도 없이 무뚝뚝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정말로 가까워질 수 있는 어떤 순간에 저 자체가 혼자 합리화시키면서 그걸 놔버리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 만나기로 했는데 아프다는 핑계로 안 나간다던가.. 근데 그 이유가 그 날 제가 좀 못생겨보인다던가 그럴 때 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저 스스로를 많이 바꾸고 싶고, 명확히 할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해보고 싶은데 사실 굉장히 추상적인 해결책들만 있는 거 같아서. 이제 대체 어떻게 노력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 외모 불안 관련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정교합이 있어 턱을 바로 잡는 수술을 했어요. 이 수술을 한 건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전에는 길거리에서도 어디에서도 항상 내 얼굴은 뭔가 하자가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없었거든요. 이 수술을 한 이후 확실히 사람들이 나를 보고 평가하는 시선, 직장 사람들이 업무적인 평가를 할때에도 길거리에서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초반에는 받았었죠.
근데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느낀 게, 그렇게 얼굴 상태에 불안해하고 나는 못생겼다 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이십년이 넘다보니, 그 불안함과 예민함이 쉬이 사라지지 않더라구요.
요새도 뭔가 더 예뻐지고 싶고, 더 사랑받고 관심받고 싶은 욕심에서, 성형외과에 몇번 상담을 갔는데요.
얼굴이 굉장히 작고 동안이며 크게 할데가 없다, 피부관리만 열심히 해주시고 화장을 좀 더 하시면 좋을 거 같다 라고 계속 그러더라구요. 자랑이 아니구요.
저는 요새도 한번씩 제 얼굴이 가장 못생겨보이기도 하고, 그런 날이면 기분이 가라앉는데, 그런 날 퇴근했는데 엄마가 또 툭툭대시면.. 아 가장 가까운 엄마가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데 누가 날 사랑해줄까. 이런 생각까지 자꾸 하게 되는 거 같아요.

회사에서나 친구들 만날 때 등등 절대 이런 거 티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분이 다운되는 날이면 저도 모르게 더 많이 웃고 그런거 같더라구요.

앞으로 제가 정말 함께하고 싶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처음엔 저한테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나를 좋아하게 될거야! 하는 내면의 자신감으로 열심히 다가가보고 싶어요.
근데 저 스스로가 바라보는 제 자신이 요새 자꾸 평가절하 되는 느낌이네요.
제가 저를 더 많이 사랑해쥬지 못하는 거 같아서, 오늘 하루종일 너무 다운되어버렸네요.

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셨다니 진심으로 감사해요.
댓글들 달아주실테니 미리 몇가지 더 말씀드리면,
대학 다닐때 심리상담센터에서 한달정도 상담 받았었어요 엄마와의 관계나 어릴 때 트라우마 등에 대해서요. 참 좋은 분이셨고 제가 어릴 때 이야기를 하니 같이 울어주시기도 했구요. 그렇게 서너번 넘게 갔는데 결국엔 나 스스로가 더 건강한 삶을 살면서 해결해가는 게 맞는 거구나 하는 생각에, 그만 가게 된 것 같아요.
최근에는 작년에 정신과에 두세번 갔었어요. 약은 먹지 않고, 심리검사만 자세히 했었어요.
저한테 참 똑똑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우울하거나 그런 걸 더 티를 안내려고 하고, 그래서 본인의 김정표현을 너무 안하고 있다고 그런 말씀 하셨구요. 감정표현을 하는 것에 어릴 때부터 익숙치 않았었기에 그런 것 같고, 표현해도 괜찮은거니 노력해보시는 게 좋겠다고 그런 말씀 해주셨던 거 같아요. 약까지 먹을만큼 심각한건가 하는 생각에 약은 먹지 않았고 한달 정도 갔었다가 그만 간 것 같습니다.

운동은 퇴근 후에 하고 있습니다 :)

운동으로 나아질 부분이었다면 벌써 나아질 수 있었을 건데, 이외에 좋은 방법이 존재할까요..?
다양한 조언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