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다 지나가긴 하더라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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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헤어진지 팔개월이 지났네.
추운 겨울에 코트를 여미면서 우린 헤어졌었어.
아니 사실 난 헤어지지 못했고, 그 사람은 헤어졌던거지.
너무 추워서 벌벌 떠는데 마음이 더 시린날이 그 날 이였어. 아마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다 너무 울어서 밤마다 쓴 휴지가 휴지통을 꽉 채우고, 방 안을 채우고 너덜너덜했어.
헤다판 매일 들어와서 보면서 전 남친한테 연락왔다는 사람들이 부럽고, 족발 먹으면서 예능보는데 연락와서 씹었다는 사람 보면서 연락 온 것 보다 멀쩡하게 일상생활 할 수 있다는게 부럽고 그랬어.
얼마나 아팠는지 말을 다 할 수 없을 만큼 그렇게 아팠어.
아마 이걸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그럴거야.

그러다 그 사람은 나와 헤어지고 많은 사람을 가볍게 만나며 즐긴다는 얘길 듣고 속상하고 밉고 화도났어.
그러다 왜 제대로 다른 사람 못 만날까 하며 내가 특별한 거 아니였을까란 생각에 안심하기도 했어.
내가 여기 계속 있으면 이 사람은 올꺼라 믿었으니까

그러다 이러는 내가 한심해서 이 사람이 다른 사람 제대로 만나길 기도하기도 했어.
그러면 진짜 내가 포기하고 돌아설 것 같아서 -
바보 같은 생각이였지. 이미 아닌 거 알면서

연락도 사실 몇 번 했어. 말도 안되는 구실 만들어내면서
그 사람 프로필뮤직에 괜한 희망고문하면서
니 소식이란 노래 듣고는 참 많이 울었다.
나는 헤어진 그 순간 , 아니 그 전부터 그렇게 아팠는데
너는 멀쩡하다는 게 밉고 원망스럽다가 다행이다 싶고,
나 처럼 아프면 그게 더 속상할 것 같아서 -

그러다 또 그 사람이 좋아하던 헤어스타일을 하고,
네일하는 여자가 좋다던게 기억나서 홀린듯이 네일을 하러가서 가장 비싼 네일도 했었어.
그리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들도 가득 샀다?

미친사람처럼 헤어지고도 그렇게 사랑했어.
그런데 지금은 너무 괜찮아.
다른 사람을 만날 준비는 아직 안 된것 같지만 괜찮아.
한 번쯤은 만나서 밥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친구들 만나고 웃으며 티비도 봐.
같이 걷던 길을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가고, 같이 듣던 노래들도 노래방에서 부르곤 해.

그냥 한 번 만나서 밥이나 먹고 싶어-
그 때 나에게 왜 그랬냐고, 아니 그것보단 그냥 난 힘들었는데 잘 지냈냐고-
사실 그 말들은 못할 곳 같아.
그냥 너 덕에 행복했던 시간이 있어서 그 기억으로 행복했다는 말 , 전 처럼 웃으며 얘기하고 싶어.

괜찮아 진 것 같아.
이거 괜찮아 진 것 맞지 ?
돌아오진 않을 사람이지만, 훨씬 지나서 그걸 알았지만.
연락이 오지 않아도 난 괜찮아졌어.
걱정마 시간이 약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