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복숭아꽃차, 골뱅이 무침

이강2019.08.11
조회17,552

여름의 더위가 막바지에 이르고 태풍이 여름의 끝을 알리듯 몰려 오고 있는 중이다.
숨막히도록 힘든 더위에서 일하다 오늘부터 해방된 4일간의 짧은 여름 휴가가 시작되었다.
할 일은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게으른 내 몸땡이가 잘 따라 줄 지 걱정이다.


복숭아꽃차 & 참외
의외로 이 두가지의 조합이 나쁘지 않다.


한국을 떠난 이후로 먹어보지 못한 참외를 5년전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식재료 마트에서 발견하게 되어
고맙게도 매년 여름 한 두개정도는 꼭꼭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한국산 참외를 발견했던 그 순간은 어찌나 반갑고 울컥하던지....


노란 조막만한 참외의 향이 얼마나 좋은지...
달콤하고 사각거리는 그 식감은 또 어떤지...


장미차가 바닥이 보여 이주전 중국에 주문한 꽃차들이 도착했다.
장미차 250g에 한화 27000정도인데 여기에 같은 양으로 3000원 추가하면 건조한 레몬차도 붙어 있어 그것과 복숭아꽃차 80g 12000원정도해서 함께 구입했다.


복숭아꽃의 효능

피부미용, 혈액순환, 이뇨작용등이 있고
씨와 함께 섭취하면 어혈을 풀어주는 기능이 있다.
또한 기침과 천식에 효과가 있으며
간경화증, 신장염, 신부전증으로 복수가 차는 증상에
효능도 있다. ( 출처 : 네이버 블로거 펌)

예전에 들은 바로는 장미, 벚꽃 못지않게 여성에게 좋은 성분 함유량이 많고,
천식이 있는 나는 차로 천천히 다스리고 있어서 천식에 좋다는 차 욕심히 좀 많은 편이다. 아주 어릴 때 망가진 몸도 약보다는 여러가지 꽃차와 허브로 느리게 적응중이다...
하루 아침에 없어지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우려 마셔보는 복숭아꽃차가
색감도, 향기도 참 곱다.
뭐랄까... 단아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참 예쁘다.


골뱅이 무침 & 소주 한잔


더위에 지쳤는지 새콤매콤한 것이 머릿속에서 맴돌아 종일 입맛만 다시다 결국 늦은 시간 퇴근하고 마트 두개를 뒤져
삶은 골뱅이를 찾아냈다. 여기선 통조림 골뱅이를 구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살아 꿈틀거리는 골뱅이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 삶아서 팩포장 된 걸 담아왔다.
그리곤 늘 하던 내 레시피가 아니라 이번엔 백종원씨 레시피로 해봤다.

재료 : 삶은 골뱅이(또는 통조림) 고추가루, 설탕, 식초(또는 레몬즙), 진간장(또는 다시 간장)3큰술씩,빨강,청고추1씩, 사과 반개(오이대신),참깨, 참기름, 소면(또는 좋아하거나 집에 있는 면)
양념장은 골뱅이가 조미된 통조림이 아니기 때문에 양념을 조금 강하게 했다.
재료를 모두 양푼에 쏟아넣고 버무려 무치고


그릇에 담고 면사리를 놓고 내가
좋아하는 무싹을 올려 준다.
면사리는 한국 우동이라고 써있었는데 비주얼이 꼭 쫄면 같아서 구입한건데... ㅡ ㅡ; 삶고 보니 걍 흔한 칼국수 면 같았음..
그래도 삶아 찬물에 헹궈 사리로 먹으니 쫄깃하면서 나쁘지 않았다.


생떼쥐페리의 ‘어린 왕자’ 중
그가 어린 왕자를 처음 만난 순간이다.

어릴적에 읽었지만 그 내용을 잊어버려 어렵게 책을 다시 구입해 읽어가고 있다.


어린 왕자는 막무가내로 양을 그려 달라고 한다.
양을 본 일이 없는 그는 어찌어찌해서 양을 그려주고
매번 퇴짜를 맞는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된다고...


결국 그는
어린 왕자에게 상자하나를 그려 주며 그 안에 양이 있다고 말한다.

놀랍게도 어린 왕자는 그 상자를 마음에
들어 했다. 자신이 원하는 가장 사랑스런 양이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페이지들을 몇번이고 되풀이해 읽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것을 보고도 각자가 받아들이는 느낌, 생각이 모두 동일하지 않다는 걸.
상자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본인만이 알고 본인의 이상향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말하고 싶다.
지은이가 어린왕자에게 이보다 더 많은 양의 그림을 그려주었다한들 어린 왕자는 만족하지 못했을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나 역시도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인간이고
인간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외로움을 호소하는 동물이고
사랑받고 싶어하며 분노를 가진 동물이기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누군가에게 맞춤서비스를 해줄 순 없다.
다만, 함께 공감하고 나누어가며 소소한 작은 것에 기쁨과
행복이 유지되길 바랄뿐...
마음에 드는 양을 찾기 위해 매번 퇴짜를 놓기 보다 자신이
직접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쓰잘떼기없는 생각을 해본다.

문득 어린 왕자의 이 부분이 유독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