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시부모에게 던지는 질문

11111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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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글 읽다가 고부갈등을 겪는 며느리들의 심정이 이러하리라 생각하여 소설처럼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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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죽음이 며느리에게 진정한 슬픔으로 다가왔으면 하나요, 아니면 진정한 해방감으로 다가왔으면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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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평생 저를 모르고 살다가
당신의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데려와서 저를 처음 봤습니다.

저도 당신을 그 때 처음봤구요.

평생을 제가 공경할 사람으로 보아왔던 사람은
당신도 아는 그 고통과 인고의 시간으로 저를 길러준 제 부모님입니다.

평생을 모르고 산 사람들인데 사랑하는 남자의 부모님이라고 첫눈에 단박에 공경심이 들진 않죠.

당신의 아들처럼 아직도 철이 덜 든 저라 저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제 부모님 공경도 못하는 처진데 몇 번 보지 못한 분들 공경이라니요.

제가 처음 당신께 가지는 마음은 제가 사랑하는 남자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그에 감사합니다.. 정도입니다.

제가 당신을 처음 만나 어려워하는 것은
이 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상명하복, 남존여비 문화때문입니다.

시대 문화가 많이 평등화되었다곤 하지만
옛 문화에 젖어있으신 분들은 그 문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셨죠.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곤란해하는 걸 원치 않으니까
서로 잘 지내면 좋은게 좋은거니까
어른을 공경하라고 배웠으니까
좋은 며느리가 되려고 시도를 합니다.

하지만 며느리는 당신과 동등한 사람이고 어른입니다.
본인이 행한 좋은 일에 타인의 감사와 칭찬, 인정을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는 여자라면
본인의 자존감을 깎으면서까지 당신과 당신의 아들과 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며느리들이 입바른 소리하는 것을 버릇없다 생각하시는 것은 당신께서 그 입바른 대우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측은합니다.

당신도 좋은 대우를 받으며 지내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인간으로써 무시당하지 않고 좋은 것을 입고 좋은 것을 먹고 좋은 것을 보기를 원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제 것을 뺏어가며 하려는 것은 도둑질이며
제가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본인이 그리 하지 못하였기에 나오는 질투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몫을 알아서 찾으십시오.
도움을 원하신다면 어른 대 어른으로 정중히 요청하십시오.
제가 당신을 어른으로 존중하고 공경하듯이,
저도 사람으로 대우받길 원합니다.

며느리는 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며느리는 당신의 아들을 사랑하여 당신의 아들과 독립된 가정을 꾸리는 사람입니다.

당신께서 아들을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독립시키지 못하시겠다면 결혼을 결코 허락지 마십시오.
당신 아들의 아내는 자신의 남편이 두집살림하는 것을 결코 원치 않을 것이며, 본인도 그런 남자를 굳이 데리고 나오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살림을 차리고 있는 남자를 데리고 살고 싶어하는 여자는 많지 않죠.

일평생 아들 자식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 고생 누가 말로 다 하겠습니까.
이제 그 고생 내려놓으시고 당신 본인의 삶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제 삶이 행복하기 원합니다.
당신도 행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