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ㅇㅈ2019.08.18
조회719

안녕? 잘 지내보이더라.

얼마 전 너의 소식을 들었어. 나와 헤어지고 너도 많이 힘들어 했다는 말.

너도 힘들거라 짐작은 했었지만, 생각보다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는데

막상 내 귀로 직접 들으니, 뭐랄까. 먹먹해졌어.

그래도 이젠 정말 잘 지내는 것 같더라.

나는 그동안 너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한데

너와 나 사이의 지인들에게 괜찮다고, 다 잊었다고 거짓말을 너무 해대서

이젠 너가 무얼 하며 사는지, 요새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볼 수 조차 없어.

너는 내가 궁금하지 않겠지만,

나도 나름 잘 지내는 것 같아. 웃는 것도 잘 웃고, 밥도 잘 먹어.

끼니 대충 떼우면 많이 걱정했잖아.

근데 왜일까. 나는 아직도 너와 이별하던 작년 12월에 머물러 있어.

잊지도 않고 지워지지도 않고 나에겐 그 순간이 과거도, 현재도 아닌

그냥 계속 그 시간에 머물러 있어.

시간이 꽤 많이 지났는데도, 그때의 너의 행동, 말투, 표정 모든게 내 눈에 선해.

솔직히, 다른 남자 만나서 더 행복해졌음 좋겠다는 너의 부탁에

나 좋다는 사람들 만나서 얘기도 해보고 같이 밥도 먹고 해봤는데

그때마다 짧은 설렘은 있어도 그 사람이 좋아지진 않더라.

나도 참 바보같지.

그 사람들 행동에 너의 행동을 비교하고, 

그 사람들과 같이 있어도 기억 속 너와의 시간이 더 선명해져가더라.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잖아. 나는 그 말 못 믿겠더라.

왜 거짓말 했어?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같이 있어도 행복하지가 않다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으로 내 눈을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안아달라는 나의 부탁에 나를 감싸안는 너의 손은 떨고 있었지.

더 잡고 싶었고, 울며 불며 떼를 써볼까 싶기도 하다가

나만큼 고통스러워 보이는 너의 모습에 내 마음을 쉽사리 전할 수가 없었어.

지난 8개월동안, 헤어진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너가 생각났다면 믿을까?

내가 기분이 좋을 때, 슬플 때, 화날 때 모든 순간마다 너가 생각나고 그리웠어.

어쩔 때는 기분 좋게 떠올리는 날이 있다가도 어느 날에는 너무 아파서 밤을 새며 울었어.

지금 다시 연락하면 지금은 좀 다를까 싶다가,

이내 나는 너와의 채팅창을 닫아버린다. 내 존재 자체가 너에게 짐이 될까 무서워서.

너가 나에게 거짓말 했던 이유는 대충 들어서 알고 있어.

자신이 없던 거겠지, 답을 못 찾았던 거야. 우리의 문제점의 해결책을.

그래서 항상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너가 내린 결정은 이별이었겠지.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자존감이 많이 낮은 넌,

나를 위해서도, 너를 위해서도 그 결정을 내린 걸 알아.

넌 진심으로 나의 행복을 빌었으니까.

그런데 있잖아. 8개월이 지난 지금도 난 너 없으면 안 될것 같아.

우린 서로의 첫사랑이었잖아.

난 널 못 잊을 걸 알아.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

내 생에 가장 뜨겁고, 아프고, 순수하게 사랑했던 순간들을.

너도 날 못 잊을 걸 알아.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던 너니까.

못 잊어.

너와의 기억으로 아파하는 순간들이 익숙해서 무뎌질 뿐이야.

섣불리 다가가지 않을게. 난 그냥 너가 만들어준 그 빛나는 순간들을 잘 닦아놓을게.

언젠가 너가 조금이라도 나를 찾을 때, 더 예쁜 순간들을 너에게 줄 수 있도록.

그러니까, 겁 먹지 말고 조금만 용기를 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