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봄, 제가 중1때에 하얀 수컷 말티즈가 저희 집에 왔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반대하셨지만 결국 집에서 키울 수 있게 허락해주셨습니다. 이름은 '아리'로 지어주었습니다.
아리가 온 뒤로 놀랍게도 집 분위기는 따뜻하고 화목하게 바뀌었습니다. 집에도 봄이 느껴졌었습니다.
2010년, 저와 아리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 아리는 어엿한 성견이 되었고 저는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철원에서 복무중이던 저는 절망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리가 백내장에 걸려 조만간 실명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아지는 워낙 후각과 청력이 발달되어있기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하였지만 이제 저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슬펐습니다. 전역후 아리의 눈은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캄캄한 세상에서 아리는 처음에 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대소변 실수도 했었지만 금세 적응하여 마치 앞이 보이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못하는게 딱 1가지 있다면 바로 산책이었습니다. 익숙한 집에서는 앞이 보이듯이 다니지만 새로운 곳으로 나가게 되면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침을 흘리고 안길려고 했습니다. 비록 산책은 못하였지만 백내장이 의심될만큼 대소변도 잘가리고 잘먹고 활달했습니다.
2017년에 저는 미국에 취직하게 되었지만 비자 문제로 2019년 6월에 한국으로 돌어오게 되었습니다. 돌어왔을때 아리는 17살...사람 나이로 약 100살... 못본 3년 사이에 아리는 정말 다른 강아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자주 하였기에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모습은 참담했습니다...아리 몸은 각종 적신호로 가득했습니다. 사실 제가 미국에 있을때 안락사 얘기도 오갔지만 제가 극구 반대했었습니다. 먹는 걸 좋아해 통통하던 녀석이 삐쩍 말라있었고 하얀 털은 여기저기 빠져있고 앞이 안보이는 상황에서도 대소변 잘가리던 녀석이 지금은 기저귀를 차고 있고... 이제는 귀까지 잘들리지않아 제가 와도 반겨주질 못하고.. 짖을 힘이 없어 짖지 못하고.. 매일 뛰어놀던 녀석이 누워있기만 하고.. 지난 1달동안은 종종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진짜 얼마 안남아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밥과 간식을 잘먹었기에 당분간은 걱정안해도 되겠다 생각하며 스스로 안도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가기전에는 원래 아리가 저랑 안자고 항상 부모님이랑 잤는데 갔다온 이후에는 저랑 매일 자주어서 고마웠습니다.
2019년 8월16일... 아리가 밥도 간식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은 어머니가 손으로 간신히 떠먹여주셨는데 저녁은 그마저도 안먹었습니다. 아리가 노견이 되면서 건강이 오르락내리락했었기 때문에 내일이면 좋아질거야라는 기대감으로 아리와 침대에 누웠는데 17년 평생 아파도 내색 안하던 아리가 정말 아프다는 목소리로 끙끙 앓았습니다. 팔과 다리도 뻣뻣했습니다. 새벽 6시까지 잠을 못잔 저는 어머니 옆에 아리를 눕혀주고 10시쯤 눈을 떴습니다. 아리는 여전히 아파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서 20분 남짓 대기시간동안 아리는 제 품에서 너무 아프다고 저에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지금까지 아리 정말 잘키웠다고.. 2~3일 남은 것 같다고.. 그런데 지금 너무 힘들어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안락사를 극구 반대하였지만 아리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에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9년 8월17일 12시05분, 주사 놓기전 마지막 인사하고 아리는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평생 같이 있을줄만 알았던 아리는 먼저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화장하고 저녁에 아버지, 어머니, 누나, 매형, 조카와 함께 강가에 뿌려주었습니다. 워낙 소중한 아이라 납골당에 안치하고 싶었지만 실명되고 10년동안 집에서만 보낸 아리가 납골당이 답답할 것 같았습니다. 사실 아리 보낼 때 얼마나 힘들지 예상되기에 강아지 이별글이나 영상보면서 아리붙잡고 울고불며 내성을 나름 다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주체할 수 없이 너무 슬프고 힘듭니다. 아리를 만질 수도 느낄 수도 볼 수도 맡을 수도 없는 지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어제 안락사하기전 진통제라도 하나 맞고 집에 데리고가서 맛있는거 하나라도 더 먹여주고 사랑한다고 한마디라도 더해주고 보내줄거라는 죄책감도 듭니다. 제가 가족이 없었던라면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제게 반려견이라기 보다는 친구로써의 의미가 더 컸던만큼 더 힘든것 같습니다. 오늘 낮에 아리 뿌려준 곳에 가서 아리가 죽기전날 밥을 못먹어서 가는길 배고플까봐 시저캔이랑 피부병때문에 못먹었던 간식두고 왔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리야!! 하늘나라 잘갔어?? 거기서는 아프지도 말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지금까지 못했던 산책도 많이 해. 알았지? 형이 아리 조금 빨리 보내줘서 원망하는 거 아니지? 아리야, 형한테 와줘서 너무 고맙고 그리고 또 너무 미안해. 그래도 형이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형이 꼭 다시 데리러 갈게!!! 꼭 다시 만나!
아리야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2019.08.17 12시05분 아리야 안녕
2003년 3월 봄, 제가 중1때에 하얀 수컷 말티즈가 저희 집에 왔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반대하셨지만 결국 집에서 키울 수 있게 허락해주셨습니다. 이름은 '아리'로 지어주었습니다.
아리가 온 뒤로 놀랍게도 집 분위기는 따뜻하고 화목하게 바뀌었습니다. 집에도 봄이 느껴졌었습니다.
2010년, 저와 아리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 아리는 어엿한 성견이 되었고 저는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철원에서 복무중이던 저는 절망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리가 백내장에 걸려 조만간 실명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아지는 워낙 후각과 청력이 발달되어있기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하였지만 이제 저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슬펐습니다. 전역후 아리의 눈은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캄캄한 세상에서 아리는 처음에 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대소변 실수도 했었지만 금세 적응하여 마치 앞이 보이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못하는게 딱 1가지 있다면 바로 산책이었습니다. 익숙한 집에서는 앞이 보이듯이 다니지만 새로운 곳으로 나가게 되면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침을 흘리고 안길려고 했습니다. 비록 산책은 못하였지만 백내장이 의심될만큼 대소변도 잘가리고 잘먹고 활달했습니다.
2017년에 저는 미국에 취직하게 되었지만 비자 문제로 2019년 6월에 한국으로 돌어오게 되었습니다. 돌어왔을때 아리는 17살...사람 나이로 약 100살... 못본 3년 사이에 아리는 정말 다른 강아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자주 하였기에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모습은 참담했습니다...아리 몸은 각종 적신호로 가득했습니다. 사실 제가 미국에 있을때 안락사 얘기도 오갔지만 제가 극구 반대했었습니다. 먹는 걸 좋아해 통통하던 녀석이 삐쩍 말라있었고 하얀 털은 여기저기 빠져있고 앞이 안보이는 상황에서도 대소변 잘가리던 녀석이 지금은 기저귀를 차고 있고... 이제는 귀까지 잘들리지않아 제가 와도 반겨주질 못하고.. 짖을 힘이 없어 짖지 못하고.. 매일 뛰어놀던 녀석이 누워있기만 하고.. 지난 1달동안은 종종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진짜 얼마 안남아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밥과 간식을 잘먹었기에 당분간은 걱정안해도 되겠다 생각하며 스스로 안도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가기전에는 원래 아리가 저랑 안자고 항상 부모님이랑 잤는데 갔다온 이후에는 저랑 매일 자주어서 고마웠습니다.
2019년 8월16일... 아리가 밥도 간식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은 어머니가 손으로 간신히 떠먹여주셨는데 저녁은 그마저도 안먹었습니다. 아리가 노견이 되면서 건강이 오르락내리락했었기 때문에 내일이면 좋아질거야라는 기대감으로 아리와 침대에 누웠는데 17년 평생 아파도 내색 안하던 아리가 정말 아프다는 목소리로 끙끙 앓았습니다. 팔과 다리도 뻣뻣했습니다. 새벽 6시까지 잠을 못잔 저는 어머니 옆에 아리를 눕혀주고 10시쯤 눈을 떴습니다. 아리는 여전히 아파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서 20분 남짓 대기시간동안 아리는 제 품에서 너무 아프다고 저에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지금까지 아리 정말 잘키웠다고.. 2~3일 남은 것 같다고.. 그런데 지금 너무 힘들어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안락사를 극구 반대하였지만 아리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에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9년 8월17일 12시05분, 주사 놓기전 마지막 인사하고 아리는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평생 같이 있을줄만 알았던 아리는 먼저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화장하고 저녁에 아버지, 어머니, 누나, 매형, 조카와 함께 강가에 뿌려주었습니다. 워낙 소중한 아이라 납골당에 안치하고 싶었지만 실명되고 10년동안 집에서만 보낸 아리가 납골당이 답답할 것 같았습니다. 사실 아리 보낼 때 얼마나 힘들지 예상되기에 강아지 이별글이나 영상보면서 아리붙잡고 울고불며 내성을 나름 다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주체할 수 없이 너무 슬프고 힘듭니다. 아리를 만질 수도 느낄 수도 볼 수도 맡을 수도 없는 지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어제 안락사하기전 진통제라도 하나 맞고 집에 데리고가서 맛있는거 하나라도 더 먹여주고 사랑한다고 한마디라도 더해주고 보내줄거라는 죄책감도 듭니다. 제가 가족이 없었던라면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제게 반려견이라기 보다는 친구로써의 의미가 더 컸던만큼 더 힘든것 같습니다. 오늘 낮에 아리 뿌려준 곳에 가서 아리가 죽기전날 밥을 못먹어서 가는길 배고플까봐 시저캔이랑 피부병때문에 못먹었던 간식두고 왔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리야!! 하늘나라 잘갔어?? 거기서는 아프지도 말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지금까지 못했던 산책도 많이 해. 알았지? 형이 아리 조금 빨리 보내줘서 원망하는 거 아니지? 아리야, 형한테 와줘서 너무 고맙고 그리고 또 너무 미안해. 그래도 형이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형이 꼭 다시 데리러 갈게!!! 꼭 다시 만나!
아리야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