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부동산에서 이삿날 집 비번을 바꾸고 잠수를 탔어요.

황당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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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탈 죄송합니다.

 너무 억울한데 방법이 없는지...

 일단 제가 너무 물렁물렁했다는 건 인정하니까 그 부분은 바보라고 욕하지 말아주세요.

 제 멘탈은 이미 산산조각 나 있습니다.

 

 저는 30대 초반 여자고 자취를 합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시골이고 오래된 지역이라 오피스텔 매물이 별로 없어요.

 이사할 때가 되어 이사할 집을 찾고 있는데

 제가 눈 여겨보고 있던 오피스텔에 매물이 나왔더라구요.

 이 지역은 제가 부동산을 한 4~5군데 연락해 봤는데

 매물에 대한 공유가 잘 안되는 것 같았어요.

 어느 곳은 매물이 있다하고 어느 곳은 그 건물은 매물 나온게 없다고 하더라구요.

 

 아무튼 한 부동산에서 매물이 있다길래 가 봤습니다.

 주인은 해당 오피스텔 3채를 가진 서울사람이고

 이 부동산에서 해당 오피스텔을 관리하는 형태였습니다.

 부동산에서 관리를 하며 에어비엔비 민박 영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이 부동산이 굉장히 쎄한 부분이 많았지만 각설하고

 이삿날에 있었던 일만 적을게요.

 

 제가 토요일에 입주하겠다고 했더니

 부동산에서 이것저것 인수인계 해 줄 사항이 있는데

 토요일은 곤란하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구요.

 되게 꺼려하길래 그러면 전날인 금요일 점심시간에 잠깐 나와서 인수인계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점심에 만나서 비번 받고 이것저것 얘기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때까지도 굉장히 맘에 안 드는 부분이 많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죠.

 그리고 계약서를 쓰면서 지금 복비를 입금해 달라고 하더라구요.

 네이버에서 검색해본 것보다 복비가 많이 나오길래 비싸다고 하니

 그러면 그냥 영수증 안 받는 조건으로 깎아주겠다고 하셔서 얼른 입금했죠.

 이게 실수였어요.

 

 에어비엔비 영업을 하던 방이라 방에 수건 등 집기가 많았는데

 수건은 가져가겠다고 하더라구요.

 알았다고 했어요.

 혹시나 싶어서 금요일에 퇴근하고 한 번 더 들러서 제 이삿짐 들어올 거 점검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토요일이 되었죠.

 

 토요일 아침 10시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부 : 저 지금 수건 가지러 가려고 하는데 혹시 비번 바꾸셨나요?

 나 : 아니요. 안 바꿨습니다.

 부 : 알겠습니다. 경비실에는 이사온다고 얘기 하셨나요?

 나 : 아니요. 어제 깜빡하고 안 하고 왔는데 오늘 이사가면서 얘기하죠.

 부 : 아마 오늘 토요일이라 경비실 오전에만 열 것 같아요.

 나 : 괜찮습니다. 저도 11시쯤 갈거예요.

 

 토요일 아침 11시

 짐을 바리바리 싣고 들어갈 오피스텔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집 문을 열려고 하는데 비번이 맞지 않습니다.

 제가 잘못 친줄 알고 트럭 기사님께도 쳐봐달라고 했지만 맞지 않습니다.

 부동산은 전화를 안 받더군요.

 집주인에게 처음으로 전화를 해 봤습니다.

 집주인은 제가 입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관리 등은 부동산에 일임해서 비번은 자기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집주인도 굉장히 당황하면서 자기도 부동산에 전화해 보겠다고 하더라구요.

 짐도 내리지 못하고 이도 저도 못한채 시간만 흘렀습니다.

 저는 부동산에 계속 전화하며 그 컬러링 찬송가만 한 30번은 들은 것 같아요.

 

 토요일 12시 15분

 집주인이 그냥 번호키를 열쇠집 불러서 따고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열쇠집에서 하는 말이 그렇게 하면 파쇄와 같은 거 다는 것 까지 20만원이 넘게 들거래요.

 그래도 집주인이 진행하라고 하셔서 열쇠집에 주소 찍어주고 있는데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른 비밀번호를 불러 주더군요.

 아침에 왔다가 습관적으로 비번을 바꾼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일단 문이 열렸으니 이사를 하고 연락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문이 열렸고 이사는 무사히 했지만 열받고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더군요.

 더군다나 이삿짐 센터 아저씨들께도 너무 죄송하고....

 아직 보증금을 보내지 않은 상태라 집주인에게

 이삿짐센터 일당 조금만 더 챙겨드리게 5만원만 양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득달같이 부동산에서 연락이 오더군요.

 

 1차 통화

 부 : 보증금을 아직 안 넣었기 때문에 입주하시면 안 된다.

       보증금을 먼저 넣고 입주하는 거라고

       제가 처음에 말씀드리지 않았냐.(물론 이런 얘기 들은 바 없음)

 나 : 보증금은 10초면 넣는다.

       내가 분명 아침에 통화했을 때 11시에 간다하지 않았냐.

 부 : 입주한다는 것인지 몰랐다.

       아무튼 원칙적으로 보증금 먼저 넣고 입주하셔야 한다. 이건 상식이다.

       그래서 그 5만원을 이쪽에서 부담하는 건 좀 말이 안된다.

       전날 방 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지 않았냐.

 나 : 그쪽은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5만원을 부담할 수 없다는 말이냐.

 부 : 그렇다.

 나 : 일단 알겠다.

 

 그러고 제가 집주인과 통화를 했습니다.

 집주인은 말이 매우 잘 통하고 매우 미안해하셨습니다.

 다만 자기 집이지만 부동산에 모든걸 대리해놓은 상태라 자기 맘대로

 이렇게 저렇게 하기가 힘들고 부동산에 일단 상의는 해 보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곧 부동산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2차 통화

 부 : 원칙적으로 보증금을 먼저 넣고 입주하는 게 맞다. (무한반복)

 나 : 그래서 제가 보증금을 안 넣었기 때문에

       아침에 가서 비번 바꾸고 한시간 반동안 잠수 타신 거냐.

 부 : 일부러는 아닌데,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건 아셔야 한다.

 나 : 요즘 폰뱅킹 10초면 넣는데 보증금은 문 앞에서라도 바로 넣어드릴 수 있었다.

 부 : 그리고 집주인한테 전화하시고 하셨던데 이게 그렇게, 그렇게 (적절한 단어를 찾는 중)

       흥분할 일이 아니다. 흥분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나 : 아니 지금 짐 다 싸서 갔는데 방문 앞에서 비번이 안 맞고 문이 안 열리고

       이삿짐 센터 사람들 다 나만 쳐다보고 있는데 이게 흥분할 일이 아니라고 하는 거냐.

 부 : 일단 지금 집주인한테 전화들어오니까 끊어봐라.

 

 3차 통화

 부 : 지금 집주인분이랑 통화를 했는데 집주인분이

       보증금이 먼저 들어왔건 사람이 먼저 들어갔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더운 날 밖에서 그 고생하셨으니 5만원 양해해 주신다고 한다.

 나 : 보증금에서 5만원 빼고 보내라는 거냐.

 부 : 그렇다.

 나 : 알겠다.

 

 

 

 그러고 지금까지 부동산은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이 부동산 엿먹이는 방법이 없을까요?

 다른 분들은 꼭 이사하는 날까지 복비 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