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내가 태어나는 날 엄마는 대성통곡하셨다

직장인2019.08.20
조회79,685
+추가)공감 조언의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철이 없다는 분들 그쵸 철이 없는 걸 수 있어요 하지만 본인이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상 쉽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왜 엄마만 원망하냐고 하시는 분들 있는데 할머니 아빠는 안 보고 살고 있고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사실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뒷말 나올까봐 그리고 나중에 후회할까 봐 가긴 했지만 썩 내키지 않았어요
엄마는 별거 중이신데 엄마는 그래도 보고 지내는게 맞는 건가 조언 구한 거예요
엄마도 당시 상황도 이해되고 불쌍한데 그 얘길 왜 저한테 했는지가 이해가 안되는 거예요
그리고 사실 잘 지내다가 다 크고 나서 잘 안 보게 된 사건이 있어요 돈 문제로요 그때 이성의 끈이 딱 끊기는 느낌이 들면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갔던 일들이 서운함으로 다가오더라구요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자세히 쓸 순 없는데 그때 이후로 잘 안 보고 연락도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조언 모두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십대 후반 여자입니다.
방탈죄송합니다.

제목 그대로 엄마는 제가 태어나는 날 제 성별을 듣자마자 대성통곡을 하셨습니다.

엄마에게 직접 들은 얘기고요.

저는 경상도에서 태어났어요.

별것도 없는 집안이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들을 원하셨고 첫째인 언니를 낳은 후로 시집살이와 아들 강요가 심해지셨대요.

아들을 낳기 위해 둘째인 저를 가지셨고
태몽도 아들 태몽이었고
그 당시에 병원에서는 어디를 잘못 보셨는지 아들일 거라고 의사선생님이 살짝 귀띔을 해주셨대요(저도 엄마한테 들은 거라 자세히는 몰라요 당시에 병원에서 성별도 잘 안 알려줬다고 들었어요)

모두 당연히 아들일 거라고 생각하고 출산했는데 딸이 태어난 거예요. 엄마는 그 자리에서 대성통곡을 하셨대요.

다행인지 몇 년 후에 늦둥이 남동생이 태어났고 크게 차별도 안 하셨어요.

뭐 아들일 줄 알고 지어놨던 제 남자 같은 이름이라던가 할머니가 동생이 아니었음 너희들(언니와 나)을 지금만큼 이뻐하진 않았을 거라는 은연중에 나오는 그런 말씀이 살짝 불편했지만요.

문제는 당시는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무덤덤하게 넘어갔다 생각했는데 어린 나이에 상처가 컸나 봐요.
제 존재를 부정당하는 기분? 어릴 때부터 자존감도 낮았고 눈치도 많이 봤었어요 지금도 아직 그런편이고요.

그런 제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엄마를 자꾸 원망하게 돼요. 당시 친구들 중에서도 딸 딸 아들인 집이 좀 있었는데 그 엄마들에 비하면 저희 엄마는 차별도 심하지 않아서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다 크고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차별이 있는 게 나쁜 거고 내가 태어날 때 아들이 아니어서 울었단 얘길 왜 굳이 하셨을까 의문도 들고요.

이런저런 생각 땜에 다 커서 사춘기가 왔는지 학생 때 속 한 번도 안 썩히던 제가 지금은 제일 속 썩이는 자식이에요(사고를 치는 건 아니고 명절 때 집 안 가고 연락 안 하고 연락 와도 답장안하고 그냥 무관심)
부모님이랑 지금은 1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하고 볼 때는 얘기도 몇 마디 나누고 웃고 그러는데 평소에 부모님 생일이나 어버이날 때 언니가 연락 한번 하라고 해도 일부러 안 해요.

지금이라도 엄마를 이해하고 잘 지내야 될까요 아니면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