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썰 푼다! 다들 드러왕

ㅇㅇ20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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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감성에 취해 썼던 글인데 감회가 새롭다... 판에 쓰려던 글이 아니었어서 존댓말로 썼는데 그냥 읽어줘ㅎㅎㅜ


저에게도 그 친구 집 커튼이 되고 싶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만난 친구였는데 저한테 학교 친구보다 잘 맞는 것 같다고도 하던 친구였어요.


학원이 끝나면 그 늦은 밤에 편의점에 들러서 컵라면 한 그릇을 나눠 먹었고 함께 밥을 먹을 때면 서로의 음식을 거리낌없이 나눠 먹고, 또 나눠 줬습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웃음이 났고, 그 친구의 민낯도, 화장한 얼굴도 다 예뻤습니다. 특히 함께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이어폰을 나눠끼면 모든 피로는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친구의 남자 관련 얘기를 들을 때면 애써 응원해주는 척, 조언해주는 척 했지만 사실 내 마음은 좋지 않았습니다. 아니 사실은 무척 아팠습니다. 티를 내진 않았지만 나는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보아도 그 친구를 좋아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친구와 길을 걸을 때 팔짱을 끼면 훅 들어온 팔에 조금 놀라면서도 기쁘고 좋았습니다.


그 친구가 저에게 한-아직도 의문스러운-행동만 아니었으면 우린 어쩌면 성인이 되어서도 얼굴을 보는 사이였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나는 그 행동을 자세히 적진 못하겠지만, 친구로서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도, 못내 섭섭합니다.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눈매가 촉촉이 젖어옵니다.


나는 그 친구의 집 강아지 이름이 보리인 것도 알고 그 친구가 언니가 있다는 것도 압니다. 그 친구의 아파트 브랜드부터 목표 대학교도 알고 가방에 달던 인형이 전 남친이 준 것이라는 것도. 심지어는 그 친구가 이사 오기 전 살던 지역과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의 토를 닦아준 것까지 아는데 말입니다.


그 친구의 모든 게 나에겐 특별했고 또 새로웠습니다. 마치 새로 빨아 햇빛에 곱게 말린 보송보송한 수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나를 아직도 한때 친했던 아이로 생각하겠지만은 나만큼은 그 아이를 눈물이 나도록 좋아했던 아이로 기억해두겠습니다. 해당화를 닮은 그 아이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