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찾아온 친엄마

ㅇㅇ2019.08.27
조회13,408
간단하게 적어볼게요.

부모님은 내가 6살에 이혼함. 정확히 뭐때문에 이혼한지는 모름. 기억은 잘 안나지만 엄청나게 싸웠고 식당에서 밥먹다가도 1시간동안 나가서 싸우고 오고 했었음. 그 사이 2살 어린 동생이랑 기다리면서 놀곤 했음.

이혼하시고 할머니와 아빠가 우릴 키우셨고 초등학교 들어갈 때 한 번 만나고 25살 될때까지 본적 없음.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알게된게 아빠의 사촌동생과 엄마가 친구였다는 것. 그러면서 엄마 보고싶으면 연락처 주겠다고 하셔서 우선 받아놓음. 동생이 연락 해보자고 해서 연락하고 만나게 됨.

다른 지역에서 재혼하고 살고 계시다고 해서 찾아감. 재혼하신분이 그 전 결혼에서 낳은 자식 2과 재혼해서 낳은 자식 2을 키우고 계셨음. 초6, 초4, 6살, 4살 아이들. 좀 당황했으나 잘 살고 계신것 같았음. 다른 지역에 살고 계시니 1달에 한번 정도 찾아가 만남. 초등학생 아이들도 가끔 톡와서 연락하고 지냄.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가 뭐가 필요한대 돈 좀 보태줘라 올때 뭐 좀 사와라 등등 금전적인 요구사항이 많아짐. 나도 돈벌지만 집에 여유자금이 없으니 열심히 모아야 나중에 결혼하지 않겠냐하니 니 동생들한테 쓰는게 아깝냐 하면서 언제 결혼할지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그러냐 결혼해봐야 별거 없다 여자는 결혼안하는게 좋다 하면서 자꾸 돈 쓰라고 강요함.

난 드라마보면 엄마들이 다 이혼하며 두고 간 자식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러는줄 알았음. 연락하고 지내다보니 나와 동생의 기억은 하나도 없음. 생일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름. 그저 옛날 얘기라고는 아빠 욕밖에 안함. 결국 질려서 연락 뜸하게 하다 이직하면서 번호 바꾸게 되며 알리지 않고 연락 끊음.

그렇게 5년이 흐름. 올초에 아빠가 갑자기 쓰러져서 돌아가심. 할머니에 이어 아빠도 돌아가시고 정말 동생과 둘만 남겨졌단 생각에 힘들게 보냄. 그러다 사촌고모가 연락옴. 엄마가 아빠 돌아가시고 우리끼리 지낸다는거 알고 보고싶다고 했다함. 조금 고민했지만 그래도 의지할 어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남.

그렇게 가끔 카페나 식당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헤어짐. 집에 오라고 안하고(애들한테 엄청 치임. 요구사항이 많아 이것저것 해줘야하고 나가서 장난감 하나씩 사줘야하고 귀엽고 이쁘지만 힘들었음) 바라는거 없고 해서 좀 변했나보다 싶었음.

저번주에 간만에 만나서 얘기하다 알고보니 사실 이혼했고 지금 외삼촌네 얹혀 사는데 눈치보이고 힘들다고 같이 살자고 하는거임. 동생은 작년에 결혼해서 지금 임신중이고 난 내년초에 결혼 예정임.

20평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다고 하니 이런 얘기가 나온거 같음. 그러면서 결혼하면 남자가 집 해올거니까 이 집은 친정이라고 생각하고 나 살게 해주면 안되냐고 함. 돈 필요하면 대출받아서 쓰고 자기가 일하고 너네가 생활비 좀 보태주면 살 수 있지 않겠냐고. 엄마랑 동생들 길바닥에 나앉을 수는 없지 않겠냐며 울면서 사정함.

지금 살고있는 20평 아파트가 우리 가족의 전재산이라고 할 수 있음. 매매가 1억 8천 정도이고 작년에 동생 결혼시키면서 2천 대출 받아서 결혼하는데 보태 줌. 원래 아빠가 살아계시면 집을 팔아서 나 결혼하는데 2천 보태주시고 천씩 비상금으로 나눠주신 다음에 지방에 내려가서 조그만 집 사서 농사지으며 살고 싶다고 하셨었음.

지금은 돌아가셨으니 이 집에 예랑이 들어오기로 함. 예랑이 모은돈과 시부모님이 보태주시는 돈 합쳐서 1억 5천 정도 날 줘서 2천 대출 갚고, 공동명의로 바꾸기로 함. 쓸만한건 계속 쓰고 침대, 화장대, 식탁 정도만 내가 바꾸기로 하고 1억으로 동생 출산 후 사업을 시작하려고 계획을 다 세워놓음.

이 얘기를 다 하면서 이미 이렇게 다 계획이 되어 있는거라 힘들것 같다고 함. 그리고 생활비도 원래 계획에는 없던거지만 달에 10~15만원 정도는 줄 수 있을것 같은데 동생한테는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얘기함. 엄마가 울면서 사정하더니 끝까지 그렇게는 안될것 같다고 하니 나중에는 너네아빠랑 똑같이 매정하다는 악담을 퍼붓다가 먼저 감.

임신중인 동생에게 말 못하겠고, 예랑한테도 창피해서 말 못하고 혼자 속상해하고 있는데 사촌고모한테 연락와서 어제 만나게 됨. 만나서 얘기하다 보니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됨.

아빠 25, 엄마 21에 만나서 연애하다 내가 생겨서 결혼해서 다음해에 날 낳게 됨. 결혼하면서 부터 엄마가 게으르고 말도 막하고 해서 많이 싸웠다 함. 그래도 아빠는 같이 살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엄마가 먼저 이혼하자고 해서 이혼했다 함. 이미 남자가 있었는지 이혼하고 만난건지 얼마 후 재혼해서 아이 둘을 낳고 잘 사는줄 알았는데 몇년 후에 이혼했고 남자가 애들 데려가서 키운다고 했었다 함.

친구가 하는 식당에서 일하면서 혼자 살다가 식당에 식자재 납품하는 남자랑 연애하길래 연애만 하라고 했는데 재혼한거라 함. 우리가 봤던 분이 이미 2번째 재혼했던 분이었음. 그 분한테는 첫번째 결혼해서 우리 낳은것만 말하고 두번째 결혼한건 말하지 않았다가 그 분이 알게되어 트러블이 생겨서 결국 이혼한것임. 그 분은 전처에서 낳은 자식만 데려가고 엄마랑 낳은 자식은 엄마보고 키우라고 하고 양육비는 준다고 했는데 모아둔 돈도 적고 집구하기는 힘들어서 외삼촌 집에 무작정 들어감. 안나가고 계속 있으니 외숙모가 외삼촌에게 안내보내면 내가 나간다고 까지 나온 상태라 외삼촌이 돈 조금 해줄테니 빨리 나가라고 해서 나를 찾아온 것.

사촌고모도 너무 닥달하며 귀찮게 해서 연락처를 안가르쳐줄 수 없었다고 미안하게 됐다고 하는데 내막을 알고보니 어이가 없어서 한숨만 나옴.

돈을 해줘야하나 고민되어 쓴 글이 아니라 말할 곳은 없고 답답하여 이렇게 쓰는 것임. 애 낳는다고 바로 모성애가 생기는것도 아니고 다 엄마가 되는건 아니라지만 어쩜 저러나 싶음. 정말 드라마에서나 나올 일인줄 알았는데 나한테 이런 일이 닥치니 진짜 미칠것 같음. 에휴 퇴근해야 하는데 나가기도 귀찮고 좀 더 멍때리다 나가야겠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