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납골당에 계속 가야하는건가요?

ㅠ뮤ㅠ2019.08.28
조회11,897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얘기가 길어요  !!!

그냥 지나치지 마시구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랑 오빠 , 외조부모님이랑 같이 1,2층으로 이루어진 집에서 살았는데

어릴때 부터 잠잘때 엄마랑 아빠랑 돈문제로 싸우는 문제를 종종 듣곤했어요 .

 

 

 

그러다가 아빠가 따로 나가서 살게되고 별거를 하시고

엄마랑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저랑 오빠를 키워주셨는데

저희 아빠는 경제력이 없으셨어요 . 그냥 일을 안하셨어요 당구치고 노는걸 좋아하셨고

그런 아빠를 대신해서 엄마는 혼자 회사 열심히 다니면서 저랑 오빠를 키워주셨어요

 

 

 

그런데 제가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하고 얼마 되지않아서 엄마가 유방암에 걸리셨어요.

초등학교 1학년 , 8살의 나이에 유방암이 얼마나 큰 병인지도 모르고 그냥 감기처럼 가볍게 아픈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상태는 생각보다 좋지 않으셨어요.

제가 본 저희 엄마의 모습은 잦은 암투병을 하시면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시고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한쪽 유방을 잘라내시고 매일 약을 복용하시면서 정말 예뻣던 엄마의 얼굴은 점점 사라져 가며 아픈 환자의 얼굴을 띄워가고있었네요.

 

 

 

엄마가 암투병을 하시면서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했다 반복하는동안 저희 아빠는 , 아니 이름만 아빠인 사람은 단 한번도 병원에 찾아온적이 없습니다.

 

제 기억엔 그래요. 병원에서 본 적이 없으니까요 .

 

 

엄마는 병이 호전됐다 .. 악화됐다를 반복하면서 제가 초등학교 3~4학년이 될 때쯤엔 약값과 저랑 오빠의 교육비를 벌고자 또 회사를 다니셨습니다.

엄마가 아프고 나선 저희집은 계속, 늘 돈이 없고 힘들었었거든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땐 엄마랑 아빠가 이혼을 하셨어요.

엄마랑 아빠는 사실상 훨씬 더 전에 별거를 하셧고 남남이 됐는데 아무래도 저랑 오빠가 어리기 때문에 이혼을 미루셨던거 같네요.

 

 

엄마는 늘 저희한테 물어보셨어요 "엄마랑 아빠랑 이혼해도 괜찮아 ? 부끄럽지않겠어?"

라고 물어보면 저랑 오빠는 항상 같은대답이였던거같아요.

"아무렇지도 않아 !! 엄마랑 아빠랑 이혼해도 우리는 엄마랑 살거야 !!"

라고 하면 엄마는 그래도 저희한텐 행복한 미소를 보여주셨던거같아요.

 

 

엄마가 저렇게 고생하시는동안 제가 명절에 친할머니집에 놀러가서 우연히 아빠 핸드폰을 보게됐는데 여자친구가 있더라구요 .. 여자친구라는 사람과 주고받은 야한 문자들을 보게됐어요.

ㅋ .. 참 어린나이에 저는 너무너무 충격을 받아서

정말 사람이 너무 큰 충격을 받으면 말도 못하게 된다고 하는걸 그때 깨달았어요.

 

 

아빠가 저런사람이란걸 알고 저는 엄마한테 더더욱 잘해야된다고 느끼면서 사춘기를 겪을 나이에도 매일 엄마 병간호를 해주고 엄마를 씻겨주면서 지냈어요.

 

 

그러다가 엄마의 몸상태가 많이 안좋아졌고 제가 중학교 입학하고 나서는 엄마의 배에는 복수가 점점 차오르고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고 나중엔 잘 걷지도 못하시고 등에는 혹이 잔뜩 나서 똑바로 누워서 주무시도 못했어요.

 

 

엄마가 돌아가시기 하루전날 침대에 눕지 못하는 엄마와 같이 쇼파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있는데 엄마가 '나는괜찮으니 방에 들어가서 자라' 라고 한 소리에 어린나이에 잠을 이기지 못하고 혼자 방에 들어가서 편하게 두다리 쭉 뻗고 잤습니다.

 

 

다음날 눈을떳는데 외할머니랑 엄마가 부등켜 안고 울고 있더라구요 ..

아빠의 외도를 안 사실보다 더 충격이였습니다.

외할머니랑 태어낫을때부터 쭉 같이살면서 저는 할머니가 한번도 우는걸 본 적이 없었거든요.

매일 거친 말투와 쌘 억양으로 말하는 할머니만 봐왔는데 그날은 할머니도, 엄마도 마음의 준비를 했던 날이였나봅니다.

 

 

저는 기말고사 시험을 봐야해서 등교준비를하는동안 엄마와 할머니는 다시 연세세브란스병원으로 갈 채비를 하더라구요. 저는 그때까지만해도 엄마가 몸이 너무 아파서 .. 집에는 못있을거같아서 병원으로 가나보다.. 하고 엄마랑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엄마는 창백한 얼굴로 힘없는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해주셨구요.

 

 

저는 시험끝나고 이모들과 엄마 병원으로 갔습니다.

엄마는 평소 병원모습과는 다르게 산소호흡기를 차고 계셧구요.

그날 제가 본 엄마의 그 모습이 저한텐 마지막 엄마의 모습이였습니다 .

 

이모들이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 마지막인사 귀에대고 해주라고 하더라구요 ,,

 

 

그렇게 중학교 2학년 가을 , 사랑하는 엄마를 떠나보내줬습니다.

 

 

엄마 장례식을 치루던중에 아빠가 오긴 오더라구요.

안으로 들어오진않고 세브란스 장례식장보시면 로비처럼생긴 쇼파에 앉아서 오빠랑 셋이 얘기를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되면 아빠랑 아빠 여자친구랑 넷이 같이 살자구요.

 

참 어이가 없고 황당하고 기가막힌 아빠죠

그래도 한때 사랑했고 결혼을 하며 내 자식을 낳아준 부인이 죽었는데

장례식장에 와서 저런소리를 하다뇨

저는 아빠가 너무너무 싫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아빠한테 도움을 받은거라곤 한달에 4만원씩 나오는 핸드폰 요금을 내준게 다네요.

 

할머니 할아버지랑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돈나오는걸로 생활했구요.

 

 

친가쪽집은 아예 가지 않앗습니다.

갈때마다  못되처먹은 친할머니가 맨날 '니 애미는 ~ , 니 애미는 ~' 하면서 하는 소리가 듣기싫어서 이핑계 저핑계 대고 안갔어요.

 

 

저는 춤추는걸 좋아해서 예고에 가고싶었지만 학비가 비싸다는 말에 포기를하고

바로 취업을 할 수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 에 갔어요.

저는 돈을 빨리 벌어야 했거든요.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제가 할수있는 아르바이트는 다 했습니다.

햄버거가게, 웨딩홀 등등 .. 제가 돈벌어서 문제집사고 책가방사고 할머니 할아버지 돈도 조금 드리고 했던거같아요.

 

 

그러다가 제가 고등학교 3학년 11월에 취업을 했어요 .

 

 

제가 취업을 하고 첫 월급을 받자마자 아빠가 하는말이

" 딸 , 아빠 40만원만 빌려줄 수 있어 ? "

더라구요 .

 

저는 '할아버지가 내돈 관리한다. 아빠한테 줄 돈 없다. 어떻게 딸이 월급을 받자마자 축하한다는말대신 돈을 빌려달라하냐.' 라고 서운한티를 내고 끊었습니다.

 

 

그러고 아빠랑은 한달에 1번 두달에 한번 이렇게 그냥 통화만 잠깐 잠깐 했엇던거같아요.

전화할때마다 이거사달라 저거사달라 .. 별 시덥잖은 소리를 해서 제가 통화조차 피했엇구요.

 

 

그러다 아빠도 점점 나이가 먹어가고 생계를 유지하고자 택시기사 , 노가다 ,당구장 알바 등등 밥벌이는 하고 사셨던거 같아요.

 

 

작년 11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오빠한테 전화가 오더라구요.

"**아 아빠 돌아가셨대" 하면서 엉엉 우는 오빠의 목소리를 듣는데 정말 머릿속이 멍하더라구요.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정말 하루아침에요.

사실 그렇게 건강하셨던분도 아니에요.

그렇다고 어디에 병이있거나 아프셨던 분도 아닙니다.

 

 

솔직히 아빠를 많이 싫어하고 미워하기도했지만 막상 가서  아빠를 보고 하니까 괜히 슬프고

혼자 아무도 없는곳에서 쓰러져서 돌아가신거 생각하니까 눈물도 많이나고 마음도 많이 아프더라구요.

 

 

저희 엄마는 장례를 치루고 뼈 가루를 뿌려줬습니다.

강 말고 그 뼈가루를 모아놓는 그런 시설이있더라구요. (장소 이름이 정확히 기억안남)

아프면서 제대로 못걷고 , 못놀러다닌거 천국가서 훨훨 날아다니라고 뿌려줬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빠는 친할머니의 강한주장으로 납골당에 안치를 해줬는데

감사하게도 고모부가 납골당 10년치 비용을 다 내주셨어요.

그건 정말 감사하죠.

 

 

근데 저희 친할머니가 아빠 납골당에 갈 일이 있을때 마다 저랑 오빠도 같이 가길 원하십니다.

생일, 명절 ,혹은 본인이 그냥 아들 보고싶을때 ..

 

처음엔 몇번 같이가고 밥도 먹고 오고 했는데

 

 

참 생각해볼수록 이게 맞는건가 싶더라구요.

저는 어려서부터 엄마의 손에 커왔고 아빠의 바닥까지 봤으며 아빠를 그렇게 싫어하고 증오하고

원망했는데 제가 매번 이렇게 아빠의 납골당에가서 " 아빠 나왓어 ~ " 하면서 인사하는게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이번 추석까지만 친할머니랑 같이 가고

 

 

내년부턴 아빠 기일에만 따로 들리겠다고 말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

저는 한 여자의 , 저희 엄마의 딸로서 엄마한테 미안해서라도 그렇게 하고싶진 않거든요 ..

 

 

친할머니가 들으면 또 '어떻게 아빠한테 그럴수가있냐' '딸맞냐' 등등 나쁜말 하실게 뻔한데

아빠는 저희한테 단 한번도 아빠였던 적이 없고 아빠는 저의 생일 조차 모르며 그 어떠한 도움도 주신적이 없습니다.

 

 

 

제가 잘 하는걸까요 ? 조언좀 부탁드릴게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