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의 연애가 끝났습니다

ㅎㅎ2019.08.30
조회64,414
++추가
어..하루사이에 이렇게 댓글이 많이 달릴줄 몰랐습니다
이런 실수 두번 다시 안하려고, 힘든 마음 조금이라도 덜고 싶어 아무데나 생각나는데로 적어본건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쓴소리해주셔서 더 잡생각이 안나네요 감사합니다
덧붙이자면 전 남자친구는 사귀기전 술을 즐기긴하지만 그렇게 주량 넘게 마시던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 생각을 못했었고 처음 그랬을때 전 남자친구 친구랑 저랑 셋이서 술을 마셨었는데 가끔 놀러온적도 있고 평소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 차라리 내 집에서 재우는게 낫겠다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 후에는 술 마시면 저 보고싶다고 오겠다고 했을때 거절하면 언성 높아지고 화내려고해서 어쩔수 없이 집에 들일 수 밖에 없었어요. 참 바보였네요 진짜. 그런 꼴 당하고도 다시 사귀고 다시 똑같은 일 당하고.
댓글들 말처럼 딸은 엄마 인생 닮나봐요.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똑같은 실수 안하려고요.
원래 그럴려고 이 글을 쓴 목적이 있지만
정신과 상담도 좀 받으면서 저를 더 치유해볼까 합니다.
저와 똑같은 일을 당하는 사람, 당했던 사람들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하루 되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나 내 기억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이게 변하는 아빠, 그걸 이해하는 엄마
어느날 엄마가 아빠에게 죽기 직전까지 맞는걸 보며
그건 아주 잘못된거란걸 처음 느꼈고 그 날의 아빠 표정이
잊혀지지않는다. 10년이 지났는데도 새벽 2시 40분이라는 시간과 엄마의 비명소리, 아빠의 고함소리, 아빠의 눈빛, 잘못했다고 제발 그만하라고 덜덜 떨면서 아빠 바짓가랑이 잡고 매달리던 나
아빠가 화를 주체못하고 잠깐 어딘기로 갔었을때 그때 내 몸집의 두 배 되는 몸도 못가누는 엄마를 어떻게 질질 끌고 방으로 들어가 방문 잠그고 펑펑 울던 그 날
그 이후에도 똑같은 일은 자주 반복됐지만 엄마는 맞더라도 아빠를 달래며 같이 방 안에 들어갈뿐, 몇 년이 지나도 똑같은 일에 덜덜 떠는 나를 알아주는건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성인이 되자마자 알바로 조금씩 모아왔던 돈으로 무작정 다른 지역에 집을 구하고 도망쳐나왔고 나는 조금씩 그 악몽에서 벗어나는듯 했었다.
다른 지역에 올라오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중에 남자친구를 만났다. 남자친구는 너무 다정하고 내 얘기를 다 들어도 도망쳐나온 나의 잘못이 아니라고 다독여줬다.
처음으로 그때의 나를 내가 안아줄수 있었고, 조금씩 잊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생각한데로 흘러가지 않더라.
연애한지 채 1년도 안됬을때 남자친구가 자기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술에 취한적이 있었다. 그래서 내 집으로 데리고왔고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누워버리려길래 옷 갈아입고 눕자고 하며 챙겨주려 하는데 남자친구가 난데없이 화를 냈다.
내가 알아서 할건데 왜 난리냐며. 그 뒤로도 뭔가가 기분이 나빴는지 욕을 중얼거리며 문을 쾅쾅 닫고 씩씩 거리며 누웠다.
내 옛날이 생각났지만 그래도 그렇게 잠이 들었고, 사람이 실수할수 있으니 넘어갔고, 조심하겠다는 남자친구의 말을 믿고 내 석연치 않은 마음은 그냥 묻어뒀다.
그 때 화를 냈어야됬을까?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가면 갈수록 술을 조절하지 않고 마시고 만약 술 마시기전 기분이 나빴던 일이 있으면 불같이 화내고 욕하고 씩씩거리기 바빴다.
그 때의 아빠처럼 말이다. 그래서 헤어졌다.
아무리 사랑한다고해도 그렇게 되면 아빠랑 겹쳐보여서 며칠간 내가 죽을것같았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너무 힘들다며 나를 붙잡았고 나도 다른 지역에서 처음으로 사귀게된 남자친구라 그런가 너무 의지가 되서 그를 붙잡았다. 몇 달간은 노력하는 그를 보며 희망이 생겼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한테 갈수 있다면 내 뺨을 후려갈기고 싶다.
다시 사귀고 몇 달은 괜찮다가 사소한 다툼이 생겼다.
하필이면 그날 남자친구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었고 나와의 다툼도 생겨 술을 마시게 됬고, 나는 그래도 이번엔 고친다고 했으니까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그를 내 집에 초대했다.
자기 몸도 못가누고 풀려있는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나한테 목소리를 높이는 남자친구를 믿고 싶지 않았다.
순간 그 때의 아빠가 보였고 내 집은 그 때에 살았던 집이 되었다.
그대로 남자친구를 두고 새벽에 밖으로 뛰쳐나가 하염없이 걸었다. 차라리 길거리에 돌아다니다가 범죄자가 날 발견하고 날 죽여주거나 교통사고가 나길 바랬다.
하지만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수십번의 전화를 안 받자 화가난 남자친구가 결국 내 집을 나갔다는 연락을 받고 황급히 집으로 들어와 문을 걸어잠그고 펑펑 울었다.
이렇게되면 그는 고칠 마음이 아예 없는거고 당장은 또 안 그러겠지만 나중에 이런일이 생기게 되면 나는 또 상처를 받을게 뻔하기에 헤어지자했다.
그런 기억때문에 힘들다며 술을 마시는 내가 이해가 안간다고 대화로 풀 수 있는 일 아니냐 하는 그의 말을 듣고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 기억을 둘째치고도 도망칠곳도 없는 방에서 나보다 힘도 쎄고 술에 취해있는 사람과 같이 있는것 자체가 무서울거 같지 않냐고 했지만 그의 대답은 내가 너에게 해를 끼칠것 같냐라는 답이었다.
그 행동조차가 나에게는 해인데, 그는 절대 이해하지 못했다.
당연히 이해하지 못할거다. 당해보질 않았으니까.
하지만 뭔가가 억울해서 그날부터 오늘까지 가만히 눈물만 흘리다 더이상 이러기 싫어서 그냥 아무데나 글을 써본다.
나는 이제 과거의 상처에도 지금의 상처에도 벗어나고 싶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