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고등학생 아이들이 있는 재혼 가정입니다.

ㅇㅇ2019.08.31
조회9,847
제가 아니라 저희 오빠네 이야기인데요.
오빠는 3년 전에 재혼을 했습니다. 상대는 같은 동네에 사는 오빠랑 동창이었던 친구분이고 그쪽에는 고2, 중3 자매가 있습니다. 새언니가 오빠 친구라서 저도 얼굴을 알고 오빠네 애들도 재혼사실을 알기 전 얼굴을 봐서 이모라고 부릅니다. 같은 동네라서 아이들이 초등학교도 같이 나왔고 서로 다 친한 사이에요. 원래 오빠는 저희 어머니 아버지를 모시면서 아이들하고 다섯이서 살았는데 지금은 아이들만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원래 집에 있고 오빠는 그쪽 집(새언니+그 딸들)에서 지냅니다. 
제가 막둥이라서 오빠랑 열살넘게 차이가 나요. 그러다보니 오빠네 딸하고 언니동생 같은 느낌으로 친하게 지냅니다. 그 딸을 A라고 할게요. A는 오빠가 재혼했을 때부터 잘됬으면 좋겠다며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오빠는 A를 제일 걱정했었어요. A는 이혼하고 나서도 계속 엄마가 보고싶다고 했었거든요. 참고로 오빠는 굉장히 안좋게 이혼해서 애들에게 엄마를 잘 안 보여줍니다. 애들이 몰래몰래 한번씩 만나러가고 만난걸 들키면 오빠가 굉장히 뭐라고합니다. A가 엄마에 대한 의지가 강해서 재혼하고 새엄마가 생기면 거부감이 심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A는 아빠가 평생 혼자 살 수는 없는거아니냐고 나는 좋다고 그랬다더군요.
그런데 최근에 A가 제게 '아빠가 나를 부끄러워하면 어쩌지?'하고 물어보더라구요.왜냐니까 재혼한 상대방네 아이들이 자기보다 잘나서 아빠한테 미안하더라는겁니다.A는 공부를 못하지는 않지만 특출나게 공부를 잘한다!할만큼은 아니거든요. 근데 상대방쪽 아이들은 인서울을 기본으로 생각한다더군요. 
재혼한다고 이야기한지 얼마안되고 A가 고1이었을 때 가정방문을 했었대요. A는 아빠의 새 인연이니 자기도 정말 가족으로 받아들이고싶었고 이제는 자기의 새 보호자라며 가정방문에 새언니를 불렀다고 합니다. A의 담임 선생님은 성적이랑 진로 등을 이야기하며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가셨는데 가정방문 후 새언니가 A 보고 자기는 그런 성적은 처음 봤다며 공부 좀 하라고 그랬답니다.그 뒤로도 생활하면서 비교하고싶지 않아도 연년생이다보니 자꾸 비교가 되더래요.  또 A는 통통한 편인데 새언니네 아이들은 마르고 꾸미는 것도 좋아해서 자신이 자기관리를 못하는 것 같고 공부모 외모도 덜떨어지는 것 같답니다. 당연히 또래 애들끼리다보니 서로가 신경쓰이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제일 크게 생각하는 문제는 따로 있어요. 새언니가 오빠네 애들을 답답해하는데 이걸 티를 냅니다. 아이들 앞에서요.
저희 오빠는 애들에게 돈이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재혼하기 전부터 평범한 애들 못지않게 해준다고 학원도 보내고 용돈도 넉넉히 주고 그랬죠. (전 솔직히 오빠가 용돈을 넉넉히 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까지 해줬는데 뭘 더 바라냐는 식이에요. 학원 보내달라는거 보내주고 돈 달라는거 줬는데 뭐가 부족하냐고 생각합니다. 오빠가 현장기술직으로 일하는데 자기가 이렇게 힘들게 일해서 돈번다는걸 온몸으로 티를 냅니다. 집에오면 힘들다고 난리고 애들이 학원비나 준비물 사야할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돈없다.. 죽겠다.. 그렇게 애들한테 힘든 티를 다 냅니다. 애들은 아빠가 그렇게 힘들어하니까 평소에 진짜 필요한 학원이나 준비물 외에 갖고싶거나 먹고싶은걸 이야기하는걸 익숙해하지않습니다. 외식은 오빠가 애들한테 가자고해야 나가는거고 오빠가 필요한거 없냐고해도 평소에 진짜 갖고싶은걸 생각조차 안해봤으니 쉽게 답이 나올리가요. 새언니는 애들이 너무 답답하답니다. 말도 잘 안하고 너무 애들 아빠에 의존적이라고요. 근데 그걸 애들 앞에서 티를 엄청 냅니다. 애들이 그걸 눈치를 보더라구요. A는 차라리 정해놓고 하라고 시키는게 편하다고 뭔가 선택지가 주어지는게 두렵답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또 새언니가 답답하다고 하면서 자기가 안좋게 보여지면 아빠의 재혼생활에 문제가 생길까봐 무섭대요.
결론적으로 자기가 애들중에 제일 나이가 많은데 자기관리도 제일 못하는 것 같고 생각하는 것도 제일 어린 것 같아서 걱정이된답니다. 아빠가 새언니네 애들과 자기를 비교할 것 같고 자기가 너무 부끄러울 것 같대요. 
솔직히 저는 A가 단순히 저렇게 생각하는거면 그냥 자존감이 낮고 재혼이다보면 신경이 쓰일수도 있겠지싶다가도 새언니랑 오빠 보면 애가 저렇게까지 눈치를 보도록 만든게 아닌가 싶어요. 특정지어서 말할수는 없지만 새언니가 은근 사람 멕이는 투로 말하거든요. (A가 싫어하는 음식을 말했는데 니가 싫어하는 음식도 있어?라고 말했다고 함. 아는 사람은 아시죠?) 
특히 공부 가지고는 저도 직접 들었던게 저랑 오빠랑 새언니 가족이 이렇게 밥을 먹은 적 있었는데 2년전 A가 고1이고 새언니네 큰애가 중3이었을 때 기숙형 학원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공부하는 방법 잡는게 중요하다구요. 애초에 새언니네 큰애를 보내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하고있었어요. (오빠는 그런거 알지도 못해요 애들 교육에 관심이 없어서. 혼자 열심히하면 다 된다고 생각해요. 얼마전에도 A가 대입 컨설팅 이야기했다가 그런데까지 돈을 써야되냐고 화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새언니가 A 보고 "일단은 우리 (새언니큰애)가 중요한 시기니까 A는 나중에 하자~ 두명 보낼 여력은 없다"고 말하는거에요. 전 처음에 고등학교 들어오기전에 습관 잡는게 중요하긴하지 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결국 기숙형 학원에 안들어가기도 했구요 근데 올해 초에 또 기숙형 학원 이야기를 하면서 이번에는 가야되지않겠냐고 이야기하더라구요 물론 새언니네 큰애한테요. A가 그 나이 때는 별로 안 중요했으면서 새언니 큰애가 그 나이 되니까 챙기는게 제가 볼때는 좀 웃기더라구요. A는 그걸 자기보다 그 애가 더 공부를 잘하니까 당연한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얼마나 공부때문에 주눅이 들어있는지. 애가 공부를 더 잘하건 못하건 똑같은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잘못생각하고있던건가요?
오빠는 애초에 애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뭘 원하는지 별로 신경을 안 쓰니까 애들이 새언니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빴건 어쨌건 터치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감쌀 생각도 없어보여요. 이렇게 적다보니까 제가 계속 같이 있는것도 아닌데 부분부분 듣고 보면서 안좋았던 것들로 예민하게구는건가싶기도하고 근데 또 오빠네 애들이 자기들 때문에 오빠 재혼에 문제 생길까봐 기죽어서 여기저기 신경쓰고 있는거보면 또 속 뒤집히고 그러네요. 아니 자기 아빠가 자기를 부끄러워할것같다고 생각하는게 애초에 정상인지 모르겠어요. 얼마나 평소에 오빠가 얼마나 애들에게 믿음을 안줬으면 저렇게 생각하나싶기도하고요. 제가 전부터 봐온 애들이라 너무 팔이 안으로 굽게 생각하는걸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가) 새언니랑 오빠는 각자 다 자기 일이 있습니다. 많이 번다고는 못해도 서로 애들 둘 학원 보낼 정도로는 각자 벌면서 살아왔고 그대로 합쳤어요. 많이는 아니여도 일년에 두어번은 애들 데리고 여행도 가고요. 그 여행이 애들한테 편한 여행인지가 의문이지만요. 물론 새언니랑 오빠는 친구였어서 그런가 동창 모임이나 친구들 모임에 부부동반으로 두어달에 한번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