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바람을 폈었는데요

ㅇㅇ2019.09.01
조회660
안녕하세요. 1년 전에 아빠가 바람을 폈어요.
경제권이 아빠 하나였는데 돈을 내연녀한테만 다 써서 남은 가족이 참 힘들었거든요.
생각만 해도 울컥하네요.
아빠는 그 여자한테 하루에 20씩 매일 쓰고
나는 돈이 없어서 아파트 계단 오르내리면서 전단지 붙이고
식비라도 아까려고 900원 우유 하나 사서 사먹고 그랬어요. 너무 힘들어서 전화했던 그날도 내연녀랑 모텔가서 뒹굴 돈의 값어치도 안됐다는 생각에 참..
제가 아빠한테 실망한 것도 컸지만
그것보다는 엄마가 하루하루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더 힘들었어요. 매일 잠 못 주무시고
매일 새벽마다 싸우고. 혹시라도 부부싸움 중에 무슨 일 일어날까 봐 매일 새벽 조마조마하며 잠 못 자고.
엄마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제일 싫었어요. 그것 때문에 아빠에 대한 증오심이 더 커졌을 거예요.

그 일 있고나서 전 그냥 아빠를 투명인간 취급했어요. 지금도 계속요. 집안에서 없는 사람처럼 대했어요. 어쩌다 같은 공간에 둘이 있게 되면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속이 안 좋더라고요. 가끔 꿈에서 아빠가 나오면 싸우던 그 장면이 나와요. 그래서 깨면 제가 제 가슴? 명치를 꽉 누르고 있더라고요.

여튼 아빠가 바람 폈다는 사실을 안 지가 일 년이 넘었어요.
부모님께서 이혼은 하지 않고 예전처럼 계속 살고 있어요.
그 여자랑 관계도 정리하고 그 이후로 일절 안 만나고 다른 친구랑도 잘 안 만나고 엄마랑만 있어요.
그런데 제가 자기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불만인가 봐요.

전 그일이 있고나서 그 어떤 말도 못 들었어요. 아빠로부터. 그때 바람을 피우면서 너희를 경제적으로 힘들게 했고. 엄마한테 용서받지 못할 짓을 해서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 말 조차 듣지 못했어요.
하나도 푼 게 없어요. 그렇다고 대화를 하면 또 그때 그일을 언급해야하는데 그러기엔 너무 싫어요. 그냥 아빠라는 사람이 너무 싫어졌어요.
돈이 없다고 너무 힘들다고 한 그날에 그여자랑 모텔 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거기서 너무 실망을 했어요.
이대로 쭉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살고 싶은데
아빠가 엄마를 또 괴롭히네요. 제가 아빠 대우를 안 해준다고. 그게 싫었으면 바람 피울 때 그걸 생각했어야 하지 않나요? 바람은 피우고 아빠 대접은 받고 싶고...

저 같은 딸들 없나요? 아빠가 바람을 피우면 다들 어떻게 행동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