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서 드디어 탈출한다

그대는하늘나라로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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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탈출에 너무 기뻐서 10년만에 글써본다
내 글이 "반지하 한번 살아볼까?" 하는 사람들의 그 생각을 접는데 도움이 되길

때는 정확하게 6월1일임 경남에서 살다가 일이 있어서 서울로 왔는데 부끄럽게도 버는 족족 다 남의 주머니로 가는 바람에 모아놓은 돈이 없어 집을 싼곳을 구하는 수 밖에 없었음 서울 집값 비싸다 비싸다 듣기만 했지 실제로 내가 집을 구하니까 얼마나 심각하게 비싼지 알겠더라 돈이 없는 생거지인 나는 반지하만 보고 다녔는데 너무 맘에드는 반지하를 발견했지뭐임 역에서 도보7분걸리고(앱상 7분 실제로 12분) 방크기는 딱 독방 수준이긴 한데 창문이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쪽으로 되어있어서 좋았고 냄새도 안나고 집이 너무 시원한거 아니겠음? 그래서 내가 주인한테 집이 왜 시원하냐고 하니까 자기네 집은 지을때부터 벽을 두껍게 지었기 때문에 시원하다는거(절대 아님 시원하다는건 그만큼 습하다는걸 이제암) 그래서 월세도 싸고 이정도면 베리굿이다 해서 2년을 계약함

와 내집이다 하고 입주를 하고 사는데 장마가 시작된거임 그때부터 집이 본색을 드러내는데 처음이는 돌에 물먹은 냄새라 해야하나? 그런 냄새가 자는데 계속 나는거임 이상하다 해서 벽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는데 벽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였음 딱 특정한 어느곳에서 나는게 아니라 공기에서 나는것같은 냄새라 해야하나? 암튼 그러다가 점점 담배 재떨이에 물섞은것 같은 냄새들도 같이 나면서 사람 죽겠는거 아니겠음 어느정도였냐면 밖에서는 괜찮았던 내 속이 집에만 들어가면 울렁거리고 헛구역질 하고 소화안되고 머리아프고ㅠㅠㅠㅠㅠ 빨래 안마르는건 기본이였음 근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빨래 안마르면 빨래 안마른 우리가 흔히 아는 그런 시쿰한 냄새가 아니라 앞서 내가 설명한 집에서 나는 그 냄새들이 그대로 배여서 밖에 나가면 나한테 냄새나는건 아닐까?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였음 가장 웃겼던건 동틀때쯤 아는 지인이랑 통화하는데 "우와 이제 해뜬다" 이러길래 내가 "해가 어딧음? 당신이랑 같은 한국땅 같은 서울에 사는데 나는 무슨 시차가 3시간 늦은 곳에서 사는거같음ㅋㅋㅋ우리집에선 해가 안보임"이라거 말할정도로 햇빛차단된 곳이였음 그래서 이러다 병나겠다싶어서 100만원 손해보고 이사하기로 결정함(사실 건물주가 해결 잘해준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중 내가 계약해지한거니깐)
어제 집보는데 집착적으로 환기는 잘되는곳인지 햇빛이 잘드는지 제일 먼저보게되더라 그래서 집은 집값 그대로 하는구나 해서 헛돈 나가는것보다 내가 사는 보금자리에 더 투자하자, 돈은 이런데 쓰는거다 생각해서 10만원 더 비싼집으로 계약했음 지어진지 3년됐고 관리실도 따로 있고 집 바로앞에 경찰서에 역이랑 도보2분, 앞에 롯데백화점,시장있고 집은 6층에 문열면 산이보임 너무 햄보꿈

아무튼 반지하라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보금자리일수도 있음 근데 혹여 괜찮겠지~ 한번 살아볼까~ 한다면 그 생각 고이접어 하늘에 날려보내시길 바라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