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아빠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완벽하고싶었던딸2019.09.04
조회2,046

안녕하세요?
지난 4월 아빠에게 마지막 편지를 썼던 36살 두남매 엄마입니다
편지는 이어쓰기에 있습니다

그 동안 느리지만 조금씩 마무리를 짓기 위해 노력했어요
우선 4월 말 서울 사는 동생이 내려와 엄마와 셋이 만났어요
엄마께 제가 쓴 편지를 보여드리고
판 여러분이 말씀해 주신대로
엄마가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은 것 같아 많이 속상하다
아빠를 보호하기 위해 왜 자꾸 우리를 희생시키려하냐고
말씀드렸어요
엄마는 이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다
너희들을 보호하려고 했던 행동이 너희에게 상처를 준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아빠한테는 상황 봐서 말 할테니 엄마한테 시간을 좀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저한테는 니가 하고싶은대로 했음 좋겠다고
아빠를 안봐도 되고 명절이나 가족모임에 안와도 되니까
너 마음 편한대로 했음 좋겠다고 해 주셨어요

그 후로 몇개월이 지났지만 별 다른 말씀이 없으시다가
이번 추석에 동생이 가고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치자
아빠에게 말씀 하셨나봐요
그랬더니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시면서 이해한다고 하시더래요
저는 그래서 그게 끝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음 날 오후 문자를 보내기 시작하시더니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약 스무개의 문자를 보내셨어요
요는 '때린건 아빠의 정신적인 병증으로 인한거다 미안하다
하지만 엄마에대한 원망은 하지 말아달라'
라는 거예요
답장은 하지않았지만 굉장히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엄마에 대한 건 이미 엄마와 다 끝난 얘기고 아빠에게 들을 이유가 없는데 이제 와서 아빠 행세를 하려는건가 싶고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훈계를 하나 싶었어요
엄마에게 전화하니 이제 이게 끝일거라고
그나마 조용히 마무리 되었으니 이번만 참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참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또 문자가 왔어요
어제는 엄마에 대한 변이었다면
오늘은 아빠에 대한 변이래요
요는 '내가 때린건 미안하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고 너도 잘한건 없다
사랑해서 때린거고 훈육이었다'
입니다

너무너무 기가 막혔어요
그게 사랑이었다구요?
폭행이 사랑이라구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아빠는 정신병적 질환 없습니다
진단 받은것도 없구요
제가 보기엔 선택적 분노조절장애 정도인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잘 풀리지 않으니 본인보다 약자인 가족들
특히 엄마와 딸들에게 그 분을 푼 것 같아요
밖에 나가면 그렇게 좋은 사람이 없습니다

답장을 보내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정말 쌍욕이라도 날리고 싶은 기분입니다

그냥 조용히 끝난걸로 만족해야하는 건가요?
앞으로 엮이고 싶진 않아요
아빠를 보게 된다면 장례식장일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끝까지 잘못 없다 하는 걸 보니
비참한 마음입니다

내일 엄마에게 전화해서 연락 못하게 해달라고
아빠한테 한번 만 더 연락 오면 차단할거라고 얘기하려합니다

속 시원한 후기가 아니라 죄송해요
결국 편지를 드리지도 제 마음을 전하지도 못했지만
어떻게든 끝까지 온 것 같아요
문자내용도 첨부하고 싶은데 사생활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올리질 못하겠어요
판여러분들께서 위로도 많이 해 주시고
쓴소리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었어요

또 후기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오늘로 끝이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