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찐따의 인생이야기

ㅇㅇ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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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사회성이 떨어졌고 말도 늦었고 외모도 빻은 상에다가 머리도 썩 좋지않고 착한 성품을 가진것도 아니었고 공부를 잘하거나 별다른 재능도 없어서 학창시절 내내 왕따내지 은따를 당했어요 힘들어서 죽고싶다는 생각을 초6때 처음 했었고 중2때는 교내 애들 뿐만아니라 담임에게도 왕따를 당했고 저에게 친구없이 지낸다는건 정해진 순리처럼 따라다녔어요. 항상 제대로 된 친구 한명없이 살아가는것에 대한 자격지심을 품고 살았고 누구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갈망을 가지고 살았어요.

그 외에도 별별 흑역사가 많았지만 중요한건 내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든 노력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인맥을 형성해야한다는 강박같은게 있었어요. 그래서 인터넷상에서 친구도 구해보고 독서모임 같은데도 나가보고 그랬죠.
여기 소모임 활동도 포함해서요. 그렇게 몇 안되는 사람들과 연이 맺어지는듯 하다 멀어지고 다시 삶의 대한 허망감이 올라오면서 우울감에 빠져들기를 여러번 그게 최근까지도 이어졌고 지금은 단극성 우울증 약을 복용중이에요.

얼마전까지 공익근무를 했었는데 거기서도 같이 일하는 공익들역시 저한테 말을 잘 안걸고 그들끼리만 대화를 나누더군요. 뭔진 몰라도 저한테 원인이 있으니까 그랬겠죠. 누구는 제가 처음 봤을때부터 마음에 안들었대요. 그렇게 지내면서 소외감이 심했고 때로 텅 빈 공간에 혼자있기를 좋아했어요.
그래야 내 존재에 대한 불쾌한 물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니까

그러다 대학에 복학시기가 다가왔고 복학한지 벌써 2주가 흘렀네요. 대학이 편한건 이젠 찐따가 아닌 평범한 아싸로 분류될수 있다는 점이에요. 더구나 전 나이가 4살이나 차이나는 복학생이니까, 어쨌든 2주동안 애들과 대화할 기회는 손에 꼽았고 여기서도 저혼자 아니 고독을 벗삼아 지내고 있어요 다만 그전과 달라진건 신기하게 여기서 지내는 동안엔 혼자서 지내는게 부끄럽지않아요. 내가 있었던 다른 공간보다 여기가 나를 평범하게 여겨주는것 같기도 해요.

물론 저란 사람이 바뀐건 아니에요.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싶지만 편안한 톤으로 말을 걸지도 못하고 친근감을 심어주지도 못하고 외모를 아무리 꾸며도 나보다 못생긴 사람은 여기에 없는것 같고 전 여기서 사람을 사귈수 없을거에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저는 사람들앞에서 저라는 사람들 소개하는걸 되게 부끄러워했어요. 내가 가진 능력에 대해서도 그렇고 나의 과거에 대한 부분도 그렇고 연민을 품을만한 것 외에 별다른게 없잖아요.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은 가지고 있지만 내가 가지고 있지못한것에 대해 집착했죠. 돈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이성과 교제해본 경험의 횟수에 대한것도 그렇고요 남들이 흔히 해봤던 경험을 나만 못해봤던 것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고 지금도 좀 남아있네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전 소모임 부스탭으로 있고 어느때보다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할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접하고 있어요. 이 모임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어떻게하면 발전시킬수 있을지에 대해 남모를 고민을 품기도 하고 제 자신의 능력의 부족을 탓할때도 있죠. 소모임이 그동안 저에게 가지는 의미는 컸어요.

제가 저의 능력부족을 한탄할때마다 어떤 형은 여기는 너와 비슷한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니까 그렇게 부담갖지말라고 넌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주신것도 기억에 남아있고요. 한사람 한사람과의 좋은 추억이 남아있는 공간이었어요. 어쩌면 그동안 나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했던 부족했던걸 조금이나마 채워줄수 있었던 소중한 아지트였죠.

근데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학업을 슬슬 밟아나가야 하는 과정에 처하고 보니 과연 지금처럼 소모임 활동에 참여할수 있을지에 의문이 생겼고 단기간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학기중엔 평일에 공부를 하고 주말에 알바를 하고 이따금 쉬는날엔 복습이나 시험준비를 해야하고 그러다보면 모임에 점점 관심이 줄어들거고 참여를 하기 힘들어지겠죠.
모임에 참여하기 힘들어진다는건 그런 아지트를 떠나간다는걸 의미하는 셈이겠죠.


그러다 문득 오늘 갑자기 혼자살아가는 삶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우선 저는 단언코 저를 사랑해줄수 있는 사람을 찾을수 없으리라고 단언할수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라는 사람을 사랑할수 있을만한 구석은 단 한곳도 없고 세상엔 성격좋고 능력있고 매력넘치는 남자들이 널렸으니까 평생을 짝없이 혼자살아가야 된다고 해도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 볼수 있겠죠.
그리고 전 당분간 모임에 참여하기 힘들어질거고 그게 언제까지 이어지리라고 단정할 수가 없어요 아마 대학을 졸업할때까지 이어질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진짜 제가 연락할수 있는 사람이 단 한명도 남아있지 않게 될수도 있겠죠. 굉장히 고독하고 불행한 삶이라고 예전이라면 그렇게 생각을 했겠죠.



근데 지금 생각이 드는건 과연 나의 가치는 어디서 나오는가 에요. 그동안은 다른 사람들이 걸어왔던 길을 똑같이 따라가려 했었어요. 그렇게 할수 없어서 우울했고 불행한 감정을 많이 느꼈죠. 발상을 달리해야 된다는 깨달음을 느꼈어요.

타인이 나를 좋게보지 않고 나를 쉽게 외면한다고 해서 내가 진짜 가치없는 대상인가에 대해서, 나와 함께 길을 걸을 사람이 설령 한명도 없다 한들 그게 내 불행의 원천이 되는것이 당연한가에 대해서 말이죠.

결론적으로 전 앞으로 홀로 공부하고 시간이 남으면 홀로 피시방을 가고 주말엔 홀로 알바를 하고 때로는 애들과 조별과제를 하다 끝나면 혼자 집으로 가고 그러다 방학이 되면 주5일 내내 홀로 알바를 하고 쉬는 날엔 홀로 피시방을 가거나 대학공부 복습 혹은 예습을 하면서 보내겠죠. 그렇게 2년 반동안의 시간을 보내게 되겠죠.

그런 제모습이 영혼없는 사람처럼 뷔처질수도 있고 좋지않은 소리를 들을만한 사람일수도 있지만 왠지 전 그 모습을 사랑하게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나라는 사람의 가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게 아니라 내 존재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고 증명할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에 대해서 말이에요.

흙수저로 태어나서 학창시절 내내 왕따나 당하면서 좋은 추억 대신 트라우마만 잔뜩얻고 고등학교를 졸업해서도 외톨이로 지내다가 대학교에서도 아싸로 지내고 대학졸업하고 나서도 돈도 별로 못버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이성과 별다른 교류도 없이 홀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살아갈 볼품없는 삶이라 해도 그리고 그 삶에 비록 구원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해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비록 스쳐지나가는 인연이라 한들)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갈수 있다면 삶의 의의를 발견하게 될수 있지않을까란 생각

밤중에 문득 해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