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하는 국립암센터 간호사입니다

막막2019.09.08
조회746

뉴스에 파업한다고 나오는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일하는 간호사입니다.

파업중인게 잘하는 짓은 아니지만 뉴스나 기사에 너무 왜곡되어 보도되는 내용이 많아 그냥 현재 이렇다 하고 알아라도 주셨으면 해서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먼저 뉴스나 기사에서 노조가 6%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국가 지침에 따라 1.8%밖에 상승이 불가하여 파업한다고 되어있는데 아닙니다.

처음엔 노조가 6%를 요구하였으나 사측이 거부하였고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에 따라 1.8% 인상안이 제시되었는데 노조는 동의했고 원장님을 포함한 센터측이 거부했습니다. 단, 노조에서는 시간외 근로는 1.8% 제외를 요구했고 병원은 포함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주 42시간 근무가 도입되었지만 시간외 근무에 따른 수당은 주지 않겠다는 말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시간외 근무를 신청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신청해도 반려 당하고, 시간외 근로를 하면 시간내에 일을 다 끝내지 못한 간호사의 능력 부족이라고 합니다. 모두가 암환자여서 중증도가 높고 한명의 간호사당 보는 환자가 평일은 12명에서 주말에는 15명입니다. 언제어떻게 응급상황이 생길지도 모르는 환자분들이 많고 항암에 수혈에 수술에 거기다가 한두분이라도 많이 힘드신 상황이 되면 연차가 높더라도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밥시간이 1시간 포함되어있는 근무시간이지만 안먹고 그시간까지 투자해서 일해도 시간내로 못끝내기 어려운 날이 더 많습니다. 그런 와중에 병원측에서는 시간외 근무를 못하게 하기위해 아예 EMR 시스템을 인계시간 30분 전부터 로그인이 되고 인계시간이 3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로그아웃 되어버리게 만들어놨습니다. 아예 사용할 수가 없게요. 사용하려면 30분이 지나기 전에 미리 전산으로 얼마나 더 사용할지 타당한 이유를 적어 미리 요청하거나 긴급로그인을 해서 사용해야하는데 실제로 추가근무를 하고 아무리 시간외 근무를 작성해서 결제 올려도 반려됩니다. 적어도 병동 간호사가 올린 시간외 근무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긴급로그인 해서 일을 하고 시간외 근로 신청을 안합니다. 신청 안하면 수당발생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대부분의 파업 기사를 보면 마지막에 국립암센터측은 현 사태를 해결하기위해 적극 노력중이라고 되어있는데 노조에서는 추석 전 월,화,수에도 교섭요청을 했으나 병원측의 답변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사에 나온 처우 개선에 대한 내용도 과한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의학과와 진단검사의학과에서 나이트 근무자가 휴가를 가거나 연차를 사용하면 주간근무자가 나이트 근무(밤샘근무)를 대체해서 하게되는데 밤샘근무하고 주어져야할 off(휴일)를 개인 연차에서 차감하여 쉬라고 한답니다. 밤샘근무하고 하루종일 off도 아니고 반일 off 달라고 요구하는것도 안된답니다. 밤샘근무하고 쉴수있게 휴일을 요청하는게 잘못된 건가요?

결핵같은 감염환자 접점부서, 항암제 취급부서, 휴해위험작업하는 부서 직원에게 매월 위험수당 5만원 달라고 요구하는것도 거부당했습니다. 그 외에도 노조가 요구하는게 부당할만큼 과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저희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기고 국립이지만 공무원이 아니기에 연금이나 명절보너스,휴가비 다 없습니다. 심지어 호봉제가 아니라 연봉제여서 오래 일한다고 올라가는 월급도 없고 심지어 간호사는 4년차가 이제 막 입사한 신규간호사보다 월급이 적습니다. 그런데 원장님은 연봉이 3억5천으로 국립기관 기관장 중 1위라고 합니다. 다른 병원과 직원 임금으로 나가는 비용은 크게 차이가 안난다고 하는데 저희는 왜 이리 월급이 적고 1.8%조차 인상받지 못하는 걸까요

 

병원측에서 어차피 월급쟁이들은 돌아오게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데 너무 허무했습니다. 밥못먹고 화장실못가고 휴일도 연휴도 명절도 내 젊음을 다 바쳐가며 일했는데 나는 그냥 소모품이었을 뿐이구나.. 높으신 분들 눈에는 그냥 개돼지 였구나.. 저렴하게 부려먹고 나가면 새로뽑으면 그만인 그정도였구나 싶더군요. 그래도 내가 다니는 곳이고 암환자의 가장 힘든시기를 함께하고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했는데 그게 다 부정당한 느낌이었습니다.

 

파업하고 있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진단받고 치료받으시는 과정에 이렇게 파업해서 얼마나 원망스럽고 밉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실지 알기에 정말 더 죄송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정말 파업 빨리 끝내려고 계속 협상 시도하고 있는데 답변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놓고 노조원 복귀는 본인들에게 달렸다고 사측의 책임은 없다는 식으로 답합니다.

게다가 마지막에 조정위원회에서 조정해준 1.8%도 노조에서는 그래도 파업은 아니라고 동의서명했으나 원장님이 거부서명하셨는데 왜 모든 기사는 노조 때문에 파업하는게 되어있을까요

 

잘하는 짓이 아닌 것을 알기에 응원을 바라진 않습니다. 그저 왜 파업을 하고있는지만 알아주셨으면 해서... 기사와는 정말 다르다는걸 알아주셨으면해서...글을 남깁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