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뭘로 하지.. 저희 집을 살려주세요?

나나나2019.09.09
조회61
안녕하세요.. 현 고3이라 바쁜 와중에 정말 걱정이 되는 일이 하나 있어 조언을 듣고자 씁니다..
어쩌면 내심 그냥 위로가 되는 말을 듣고싶은 걸지도 모르겠어요.
남들이 보기에 정말 그냥 사소한 걸지도 몰라요.

시간 순으로 기억을 더듬어 쓰는 거라 앞 뒤가 안 맞을 수도 있어요, 이해 부탁드려요..

저희 집에 관련된 일입니다.
저희 집은 아빠, 엄마, 저, 동생 이렇게 네 명이서 살고있어요.
동생을 저보다 6살 어리고 엄마와 아빠의 나이 차는 3살입니다.(아빠가 연상)
아빠는 제가 중1때까지 현재 살고있는 지역에서 회사를 다니셨고 중 2때는 같은 회사 다니던 상사분과 함께 경기도권으로 이직해 약 1년간 일을 하셨어요.
주말마다 저희들을 보러 내려오셨구요.
엄마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일을 잠깐 그만두셨다가 아빠가 이직하실 때쯤에 예전에 일하셨었던 요양원에 간호 조무사로 일하시고 계세요.
엄마가 현 직업을 가지시기 전 직업 변천사를 좀 간략하게 알려드리자면 간호 조무사-> 어린이집 교사-> 간호 조무사 이신걸로 알고있어요.

여기서부터가 좀 본론인데 엄마는 알코올 중독이신 것 같은데 그걸 인정을 안 하십니다.
엄마는 매일(주말포함) 평일엔 오후 6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맥주 피쳐 2개, 캔 작은 거 2개를 드시고 주말에는 아침 9시부터 점심때까지 드시다가 잠깐 낮잠을 자고 술 깬 상태에서 한 오후 2시쯤부터 밤 9시까지 쭉 달리십니다. 맥주로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혼자만./(현재는 캔 작은 거에서 큰 거 2개로 늘어남)

관련 에피소드를 몇 개 풀어보자면,

1. 저는 원래 공부보다는 체육, 미술, 음악 이 세 개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며 특출나진 않지만 즐겨서 중학교 들어갈 무렵부터는 세뇌되었던 의사라는 직업을 과감히 버리고 미래 직업은 내가 맘 편히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직업을 골라야지 했습니다.
그게 미술이었고요. 분야는 캐릭터 디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는 미술계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하시며 반대하셨고 정말 정말 하고싶었던 마음에 그럼 중학교와 미술학원이 가까우니 시간 날 때 한 번 들러서 상담이라도 받아보자 약속하였습니다.
그 약속은 깨졌고 결국 그것을 비롯한 여러가지가 겹쳐 결국 중2때 터지고 말았습니다.
하필 아빠가 경기도권으로 이직하신 때라 보호해줄 사람이 없었는데 엄마와 심하게 다투어버린 겁니다.
그 때 엄마의 상태는 만취 상태셨지만 다음 날 저와 한 대화 대부분은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약 3개월간 냉전 상태였고 통화, 문자, 카톡은 일체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간 필요한 책, 간식 같은 돈이 들어가야하는 것들은 제가 추석이나 설날 때 받은 용돈을 조금씩 깨서 썼구요.
엄마와 그렇게 싸우고나니 그래도 내가 자식인데, 맏딸인데 너무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아 아침에 등교할 때 아빠와 상담를 했습니다.(이때부터 아빠와 친밀도가 점점 높아짐)
아빠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고 하교할 때 엄마와 다시 한 번 얘기를 해봐라 하셔서 엄마와 통화를 하며 펑펑 울었습니다.
엄마는 제가 길에서 울 줄 모르셨던 건지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시며 저에게 뭘 원하시냐 물었습니다.
저는 울음을 가까스로 멈추며 술 끊으라는 말 안할테니 조금만 줄여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엄마는 알았다고 하셨고 그 후는 해피엔딩이었습니다.

2. 1에서는 그냥 내가 사춘기니까, 내가 잘못한거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그게 아니더군요.
제가 고1이 되었을 무렵에 역시 엄마는 만취상태셨고 정말 사소했고 충분히 엄마가 하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움직이기 싫다는 이유로 저에게 집안일을 시키셨습니다.
저는 하기 싫다고 말했고 엄마는 '이제 너도 곧 몇 년 뒤면 너 혼자 살아야할텐데 집안일 좀 배워야지' 하셨습니다.
그 말이 저에겐 변명으로 들려서 하기 싫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말했고 엄마는 '너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하나 봐라' '못된 년' '싸가지 없는 년' 이라고 말하셔서 저는 되받아치며 '그게 지금 딸한테 할 소리냐' 했습니다.
그렇게 또 다투길 몇 분이 지나가 결국 엄마는 화를 못 참고 동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신발년아!!!!' 하셨고 그 말을 듣자마다 왠지모를 불안감이 들어서 손을 벌벌 떨며 아빠한테 바로 전활 걸어 엄마랑 이런이런 얘길하다 엄마가 나한테 신발년이란 소릴 했다 하고 말했습니다.
아마 이 때부터 엄마의 알콜 의존증? 중독? 증세를 아빠가 알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후는 엄마와 아빠가 저녁에 엄청 싸우시다 흐지부지로 끝나셨습니다.

3. 마지막 결정타는 제가 고2 끝무렵인데요.(대표적인 세 개만 말한 것. 그 사이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음.)
제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신기숙사와 구기숙사가 나눠져있는데 신기숙사는 성적순으로 들어가고 구기숙사는 타지에서 다니는 친구, 신기숙사에 들어갈 성적이 안되는 친구 등이 모여 삽니다.
저는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10분 거리밖에 안되고 걷는 걸 좋아해서 통학했는데 지금은 기숙사에서 삽니다.
그 이유가 엄마때문인데요..
2에서 말했던 것처럼 정말 사소한 걸로(빨래 개는 거? 돌리는 거였걸로 기억함) 또 싸운 겁니다.
다만 차이가 좀 있다면 그간 엄마와 크고 작게 정말 많이 싸웠어서 내공이 생겼는지 엄마의 말 하나하나를 받아칠 수 있게 되었고 무시할 말은 무시하고 흘려들었습니다.
이 때도 엄마의 상태는 만취.
엄마는 빡치셨는지 저한테 너 집 나가!!!!!!! <<중 3무렵부터 니 옷 내옷 니빨래 내빨래 니밥 내밥 자주 나눠서 집안일에 짜증내셨어요
하셔서 그대로 휴대폰, 이어폰, 보조배터리만 들고 반팔 반바지 슬리퍼 신고 근처에 외할머니가 계셔서 외할머니한테 피신했습니다.
외할머니한테 사정을 다 얘기하고 나니 아빠한테도 말하라고 하셔서 전화 걸어 퇴근하시며 잠깐 들르시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외할머니, 아빠, 저 이렇게 셋이 모여 엄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 아빠가 먼저 운을 떼시더군요.
동생도 있어서 그동안은 참아왔고 아빠 본인도 참 많이 합의 봤지만(아빠는 담배) 이제는 못 참겠다고.
저 대학가고 동생 초등학교 졸업하면 엄마랑 이혼하겠다고 외할머니에게 말씀드리더군요.
저는 그동안 엄마에게 당해오던 게 있고 전부터 아빠가 저에게 너만 괜찮으면 아빠가 너희 둘 키우더라도 엄마랑 이혼하겠다고 말하셔서 별로 당황할게 없었습니다.
사실 엄마랑 아빠 두 분이 제발 좀 이혼했으면 좋겠지만 동생이 마음에 걸려 도저히 나 때문에라도 두 분 이혼하란 말은 못하겠다, 그러기엔 동생이 마음에 걸리고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다 말했던 적이 있어 이제까지 버텨온 겁니다.
외할머니는 그 얘길 듣고서는 이혼으론 안된다.
병원에 데려가자, 하시길래 순간 듣고는 흠칫했습니다.
아무리 외할머니고 아빠를 본인 자식처럼 생각하신다지만 친자식은 엄만데. 외할머니도 엄마의 상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는 있다는 걸 알고있었지만 정신병원에 넣자는 말을 하실줄은 몰랐습니다..,,,,
아빠도 그 말에 놀랐는지 조금 말을 흐리시더군요..
중간에 껴서 듣던 저는 그래도 엄만데, 하는 생각이 다시 들어 고등학교에 구기숙사 넣어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대로는 정말 엄마나 저 중에 한 명이 죽어야 끝날 것 같은 사태였어서 외할머니와 아빠도 수긍하셨고요.
그래서 지금은 기숙사에서 통학하고있지만 구기숙사는 신기숙사와는 다르게 적어도 토요일에는 집으로 가야합니다.
저는 아빠의 요구에 금요일 저녁에 집에 가고요.
그래서 엄마랑은 주말 이틀 동안+반나절을 만나는데 그 동안에도 싸운적이 정말 많습니다.
서로 고집이 세서 오죽하면 옆집에서 민원이 들어왔을까요.

몇일 전에도 아빠와 엄마가 다투셨습니다.
하다못해 아빠가 항상 하시던 같이 가줄테니 병원 상담 한 번이라도 받아보자, 하셨습니다.
역시나 엄마는 무슨 소리냐며 거절하셨고요.
친남매인 외삼촌도 엄마의 상태를 아주 잘 아십니다.
의사셔서 모를 수가 없죠. 엄마만큼 대주가이신데.

제가 고민이고 걱정인 건 동생도 저와 같은 절차를 밟을까봐입니다.
동생은 누가 괴롭히는 행동을 해도 '아, 얘가 나랑 장난치고 싶어하는 구나' '얘 나랑 놀고싶은가보다' 생각하는 아이입니다.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2학년땐가 다니던 센터에서 나와 집 근처 놀이터로 뛰어가다 차사고가 나서 다리 한쪽이 아작나 학교 한학기를 통째로 날려버린 애라 사교성도 덜하고 신생아땐 중이염으로 고생해 들어야할 소리 못들어서 한글도 제대로 못 배운 동생입니다.
안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몸 안좋고 학교에서 괴롭힘 받던 아이인데 보호받아야 할 가정에서조차 그러면....
지금 저와 아빠가 봐주고는 있다지만 엄마 술 취하면 정말 눈에 뵈는게 없으시거든요.
술만 안 드시면 정말 좋고 착하신, 똑부러지시는 엄마인데. 술만 아니면 되는데.
저는 4개월만 버티면 된다지만 동생은 아니잖아요.
앞으로 몇년을 더 엄마 옆에 있어야 할 아이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대학 원서 중 4개는 집 근처긴 하지만 느낌상 제가 갈 학교는 먼 곳이거든요. 집에서 왕복 8시간 정도 떨어진 지역.
주말마다 내려가 볼 수도 없고 동생이 정말 걱정이에요.

물론 엄마도 저희 둘 키우시느라 힘드시고 고생하시는 거 알아요.
일하느라 바쁜데 집안일까지 하시려니 몸이 열개여도 힘드시죠.
그걸 술로 채우시려는 게 문제라는 거에요.
쉬는 날 아빠가 일 가셨더라도 셋이서 나가서 놀거나 쇼핑하고, 외식하고 스트레스 풀고오면 좀 좋아요?
힘드실까봐 집안일 중 몇 개는 내가 한다고, 가만 두라고 해도 굳이굳이 본인이 해놓고선 생색내고.
술 취해서 요리하시다가 칼에 손 베이시고, 커튼 고치시려다가 의자에서 떨어지시고.
그러다 진짜 저도 없는 새에 초상치르게 생겼잖아요..
쓰다보니 동생보다 엄마가 더 걱정이네요.. 하 참......

진짜 어떻게 해야할까요..
병원도 안 가신다 하고 술 줄인단 약속 하나도 안 지키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시는 것 같은데 큰일이네요..


+아빠가 합의봤단 얘기는 두 분이 다투실 때 아빠는 담배를 줄이겠다, 엄마는 술을 줄여라 라고 했던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