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몇십년에 걸쳐 반복되는 이 지긋지긋한 가족문제.. 문득 너무 답답해서 저같은 집 딸들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에 글이라도 써 봅니다.
저는 곧 20대 후반 되는 여자이고요, 지금 와서 보면 남들 보기엔 그렇게 특별하진 않은 집에서 자랐습니다.
아, 집에 돈이 별로 없긴 했어요.
아빠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엄마가 아침에 신문배달을 하셨어요.
엄마와 아빠 사이는 별로 좋진 않았고, 아무 일이나 뛰어들어 돈을 벌려고 했던 엄마와는 정반대로 아빠는 체면을 중시해서 사장님 소리를 들으며 안되는 가게를 몇년동안 붙잡고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두분 사이에는 폭언과 욕설, 비아냥거림과 싸움이 수시로 난무했고요.
저와 동생은 그 사이에서 모든 화풀이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했어요. 아마 초등학교 2학년 때였나? 독후감을 잘 못 쓴다는 이유로 속옷까지 발가벗겨져 문밖으로 내쫓긴 적도 있어요. 옆집 아주머니께서 깜짝 놀라 물어보셨을 때, 저는 수치심에 애써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엄마는 수시로 저희들을 때렸어요. 옷걸이, 파리채, 뭐든 마구 휘둘렀죠. 아직도 기억나는 게 초3때 친구와 시장조사 숙제를 하러 나갔다가 조금 늦게 들어오다가 엄마를 만났는데 왜 말도 안하고 늦었냐며 친구 보는 앞에서 길에서 밟힌 적도 있어요. 친구가 다음날 말하더군요. 너희 엄마 엄청 무섭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몸집이 커져서 제가 엄마 팔을 붙잡고 말릴 수 있게 되자 뺨을 맞기도 했어요.
중학생 땐 머리를 빗고 있자 치장에만 신경쓰는 년 이라는 소리도 듣고 너무 황당했던 기억이 나네요. 심지어 전 화장 같은 것도 전혀 안하고 공부만 했어서 학교에서 별명이 범생이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쭉 잘 했었고 고등학교 때는 전교 5위권 안에 들었어요. 학창 시절에 염색 파마 옷 줄이기 욕하기 이런거 전혀 안하고 관심도 없었어요. 학원도 안다니고 혼자 공부했어요.
그래도 칭찬을 받아 본 기억은 별로 없어요. 조금만 순위가 떨어지면 항상 듣던 얘기가, 애기때는 천재인줄 알았다, 그때가 이뻤다, 옆집 누구는 지금 토익을 봤다더라 매일 이런 비교를 당하며 살았죠. 영어듣기 하나 틀린 날에도 그냥 맞고 정신력이 약하다며 비아냥당하곤 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는 엄마 신문배달도 이틀에 한번은 꼭 새벽에 일어나서 도와줬어요. 엄마는 항상 힘들게 새벽에 나가 일하는데 쿨쿨 자고 있는 아빠가 원망스러웠을 거에요. 그건 옆에서 같이 자는 저희한테 돌아왔어요. 저흰 비오는데 아무도 손하나 까딱 안한다는 원망을 들으면서 미안함과 답답함이 섞인 마음으로 따라나서곤 했어요. 몇 년 동안이나요. 오죽하면 옆동 아주머니가 새벽에 초딩이 매일 배달 하는 걸 보고 엄마한테 물어봤다더군요. 얻어온 자식이냐고
돈을 마음껏 쓸 수 없는 형편이다 보니 뭐든 아껴야 했어요. 허리가 아파서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구부리고 머리감지 못하는 저는 샤워기로 머리를 감았다가 돈덩어리라는 말을 들으며 컸어요. 허리 아프다는 말도 묵살당했죠. 지금 허리디스크에요. 이 아파서 치과 갈 때마다, 준비물 살 때마다 돈덩어리라는 말 수도 없이 들었네요.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흰 집도 있고 차도 있었어요.
부모님 사이는 좋지 않았어요. 아빠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고 아끼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바람을 피거나 한 건 아니지만 엄마가 시댁 식구들한테 무조건 잘 하기를 바랬어요. 엄마는 그 스트레스도 컸을 거에요. 동생이 어렸을 때 고모를 닮았었다던데, 동생이 무슨 잘못을 조금 할 때마다 맨달 니 고모닮아서 그렇다, 꼴뵈기싫다는 말을 수천번도 더 한 것 같아요.
명절 때도 매년 엄마가 저희한테 작은집 식구 욕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항상 저희는 눈치를 봤어요. 지금도 명절 엄청 불편해요.
초등학생 때까지는 맨날 이혼한다 하시고 누구 따라갈거냐고 물어봤어요. 엄마라고 했다가 아빠가 서운하다고 했고, 아빠라고 했다가 엄마가 너희 필요없다고 이씨집안끼리 가버리라고 한 적도 부지기수에요.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부터였던 것 같은데 심하게 악몽을 꾸고 이를 가는 버릇도 생겨서 아직도 안 없어지네요. 지금와서 보면 어린애가 받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거에요.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제가 유일하게 인정받을 길이 공부라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는 것이었어요. 집에서는 엄마아빠가 매일 싸우니 일요일에도 그냥 학교로 도피해서 공부했어요. 성적 좋고 성격도 많이 억눌려 친구들에게 항상 조심조심 대하다 보니 그나마 학교에서는 친구도 있고 선생님들도 저를 좋아해줬어요. 그렇게 대학을 갔어요
대학을 가서 독립을 하다 보니 그제서야 숨겨있던 저의 억눌림이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더군요. 자신감 없음+자존감 없음+표현 못함.. 이런게 쌓여서 대학 때 극복하느라 엄청 힘들었어요.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
이 시기에 너무 정신적으로 죽을 것 같아서 아무 동아줄이나 잡자는 느낌으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어요.
엄마가 저에게 저렇게 해왔던 것이 문제였다는 것을 책을 읽고 깨달으니 대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내려갈 때마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매번 서로 화내고 울고 난장판이 되더라고요. 4년 동안 그렇게 지내다가 어느 순간 엄마가 자신의 어렸을 적 상처 얘기를 꺼냈어요. 여기 쓸 순 없지만 어마어마하더군요. 충격적이었어요. 그걸 이해하니 저희에게 했던 행동들, 물론 정당화 될 순 없지만 왜 그랬는지 개연성도 알게 되고 연민의 정도 느껴지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엄마가 저희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한 부분도 엄청 많아요. 돈을 악착같이 벌고 신발도 안 사주고 아끼려고 노력한 덕에 대학은 편하게 다녔거든요. 여행도 좀 갔고. 고3때 공부하러 주말에 학교 나가면 도시락도 꼭 싸주셨어요. 어렸을 때는 간식도 꼭 해주셨고요.
그런데 차라리 그런걸 안 해주더라도 마음 편하게 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이런 제 고통스러운 마음의 실체는 알게 되었지만 그걸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는 막막했어요. 우울증도 심하게 왔고요. 지금 하는 얘기지만 자살예방전화.. 그거 별로 효과 없더라고요.
남자친구가 생겼을 땐, 남친때문에 집에도 안온다 (원래 한달에 한번만 갔음) 소개시켜준 친구가 원망스럽다, 헤어졌으면 좋겠다 같은 온갖 부정적인 말을 하셨죠. 심지어 제가 여름에 핫팬츠를 입고 오면 남친 보여주고다니냐 이런 말도 서슴지 않은..참..ㅜㅜ
그러다가 그 때 운좋게 실력있는 전문상담가를 알게 되었고, 그분께 많은 도움을 받아 지금은 극복해 나가는 중이에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신*지 같은 종교에도 빠질 뻔 했었네요 휴..
지금도 추석이라 집에 잠깐 내려왔는데 밖에선 엄마의 윽박지르는 소리가 들리네요. 따로 지낼 때 몰려오는 화와 답답함과 절망은 나름대로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면대면으로 있을 때는 어찌할 지 모르겠네요. 엄마도 심리상담을 받으시면 좋겠는데 절대 거부하시거든요.
매번 본인이 능력없어서 자기는 당당한 사람 싫다고 하고, 자신을 학대하는 게 눈에 보여요.
아빠한테도 너무 윽박지르고 항상 투덜투덜거리는 걸 입에 달고 사세요. 아빠는 평소엔 참았다가 한번 폭발해서 가끔 막 욕하고 물건 집어던지고 그러세요. 예전부터 이런 일의 반복이었어요. 이 글 내용은 지금까지 겪은 일의 십분의 일도 안 되어요. 다 쓰자면 끝이 없네요..
지금도 막 저희 반찬 싸주신다면서 부엌에서 바쁘게 뭘 하시면서 뜻대로 빨리빨리 안 되니까 왜이렇게 빨리 가냐, 계획이 틀어져버렸다, 아이씨 아이씨 계속 이러시고 계세요. 도와준다고 하면 됐다고 어차피 다 내살림이라고 하시고 반찬 안 해줘도 된다 하면 그럼 가서 뭐먹으려고!!! 내가 지금까지 그거 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가서 ㅇㅇ인가 뭔가 하는 애 (제 남친) 이나 그여자(동생 여친)랑이나 살아라! 하시며 맥락에 맞지 않는 내용까지 끌어들여서 엄청 화를 내세요. 그냥 본인에게 맞추라는 거죠. 솔직히 이제는 저도 지쳐서 엄마에게 깊이 이입하지 않는 게 제 살 길이라 생각하고 살려고 노력중이에요.
제가 상담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저같은 사람 돕고 싶어서 저도 공부를 하는 중인데 가족 문제는 참 힘드네요. 엄마를 보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불쑥불쑥 상처가 솟아올라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대를 이어 내려오나 봐요. 저는 힘들 때마다 절대 아이에게 이렇게 되물림하지 않을 거라는 의지로 공부하고, 상담받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근데 진짜.. 쉽지 않네요ㅜㅜ 너무..
혹시 저같은 가정에서 자라온 분들 또 계시다면, 지금까지 고생했고 잘 버텼다고, 대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힘내세요. 저도 힘낼게요
엄마의 정신적 학대.. 저같은 딸들 은근 있으시나요
저는 곧 20대 후반 되는 여자이고요, 지금 와서 보면 남들 보기엔 그렇게 특별하진 않은 집에서 자랐습니다.
아, 집에 돈이 별로 없긴 했어요.
아빠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엄마가 아침에 신문배달을 하셨어요.
엄마와 아빠 사이는 별로 좋진 않았고, 아무 일이나 뛰어들어 돈을 벌려고 했던 엄마와는 정반대로 아빠는 체면을 중시해서 사장님 소리를 들으며 안되는 가게를 몇년동안 붙잡고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두분 사이에는 폭언과 욕설, 비아냥거림과 싸움이 수시로 난무했고요.
저와 동생은 그 사이에서 모든 화풀이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했어요. 아마 초등학교 2학년 때였나? 독후감을 잘 못 쓴다는 이유로 속옷까지 발가벗겨져 문밖으로 내쫓긴 적도 있어요. 옆집 아주머니께서 깜짝 놀라 물어보셨을 때, 저는 수치심에 애써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엄마는 수시로 저희들을 때렸어요. 옷걸이, 파리채, 뭐든 마구 휘둘렀죠. 아직도 기억나는 게 초3때 친구와 시장조사 숙제를 하러 나갔다가 조금 늦게 들어오다가 엄마를 만났는데 왜 말도 안하고 늦었냐며 친구 보는 앞에서 길에서 밟힌 적도 있어요. 친구가 다음날 말하더군요. 너희 엄마 엄청 무섭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몸집이 커져서 제가 엄마 팔을 붙잡고 말릴 수 있게 되자 뺨을 맞기도 했어요.
중학생 땐 머리를 빗고 있자 치장에만 신경쓰는 년 이라는 소리도 듣고 너무 황당했던 기억이 나네요. 심지어 전 화장 같은 것도 전혀 안하고 공부만 했어서 학교에서 별명이 범생이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쭉 잘 했었고 고등학교 때는 전교 5위권 안에 들었어요. 학창 시절에 염색 파마 옷 줄이기 욕하기 이런거 전혀 안하고 관심도 없었어요. 학원도 안다니고 혼자 공부했어요.
그래도 칭찬을 받아 본 기억은 별로 없어요. 조금만 순위가 떨어지면 항상 듣던 얘기가, 애기때는 천재인줄 알았다, 그때가 이뻤다, 옆집 누구는 지금 토익을 봤다더라 매일 이런 비교를 당하며 살았죠. 영어듣기 하나 틀린 날에도 그냥 맞고 정신력이 약하다며 비아냥당하곤 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는 엄마 신문배달도 이틀에 한번은 꼭 새벽에 일어나서 도와줬어요. 엄마는 항상 힘들게 새벽에 나가 일하는데 쿨쿨 자고 있는 아빠가 원망스러웠을 거에요. 그건 옆에서 같이 자는 저희한테 돌아왔어요. 저흰 비오는데 아무도 손하나 까딱 안한다는 원망을 들으면서 미안함과 답답함이 섞인 마음으로 따라나서곤 했어요. 몇 년 동안이나요. 오죽하면 옆동 아주머니가 새벽에 초딩이 매일 배달 하는 걸 보고 엄마한테 물어봤다더군요. 얻어온 자식이냐고
돈을 마음껏 쓸 수 없는 형편이다 보니 뭐든 아껴야 했어요. 허리가 아파서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구부리고 머리감지 못하는 저는 샤워기로 머리를 감았다가 돈덩어리라는 말을 들으며 컸어요. 허리 아프다는 말도 묵살당했죠. 지금 허리디스크에요. 이 아파서 치과 갈 때마다, 준비물 살 때마다 돈덩어리라는 말 수도 없이 들었네요.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흰 집도 있고 차도 있었어요.
부모님 사이는 좋지 않았어요. 아빠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고 아끼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바람을 피거나 한 건 아니지만 엄마가 시댁 식구들한테 무조건 잘 하기를 바랬어요. 엄마는 그 스트레스도 컸을 거에요. 동생이 어렸을 때 고모를 닮았었다던데, 동생이 무슨 잘못을 조금 할 때마다 맨달 니 고모닮아서 그렇다, 꼴뵈기싫다는 말을 수천번도 더 한 것 같아요.
명절 때도 매년 엄마가 저희한테 작은집 식구 욕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항상 저희는 눈치를 봤어요. 지금도 명절 엄청 불편해요.
초등학생 때까지는 맨날 이혼한다 하시고 누구 따라갈거냐고 물어봤어요. 엄마라고 했다가 아빠가 서운하다고 했고, 아빠라고 했다가 엄마가 너희 필요없다고 이씨집안끼리 가버리라고 한 적도 부지기수에요.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부터였던 것 같은데 심하게 악몽을 꾸고 이를 가는 버릇도 생겨서 아직도 안 없어지네요. 지금와서 보면 어린애가 받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거에요.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제가 유일하게 인정받을 길이 공부라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는 것이었어요. 집에서는 엄마아빠가 매일 싸우니 일요일에도 그냥 학교로 도피해서 공부했어요. 성적 좋고 성격도 많이 억눌려 친구들에게 항상 조심조심 대하다 보니 그나마 학교에서는 친구도 있고 선생님들도 저를 좋아해줬어요. 그렇게 대학을 갔어요
대학을 가서 독립을 하다 보니 그제서야 숨겨있던 저의 억눌림이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더군요. 자신감 없음+자존감 없음+표현 못함.. 이런게 쌓여서 대학 때 극복하느라 엄청 힘들었어요.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
이 시기에 너무 정신적으로 죽을 것 같아서 아무 동아줄이나 잡자는 느낌으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어요.
엄마가 저에게 저렇게 해왔던 것이 문제였다는 것을 책을 읽고 깨달으니 대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내려갈 때마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매번 서로 화내고 울고 난장판이 되더라고요. 4년 동안 그렇게 지내다가 어느 순간 엄마가 자신의 어렸을 적 상처 얘기를 꺼냈어요. 여기 쓸 순 없지만 어마어마하더군요. 충격적이었어요. 그걸 이해하니 저희에게 했던 행동들, 물론 정당화 될 순 없지만 왜 그랬는지 개연성도 알게 되고 연민의 정도 느껴지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엄마가 저희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한 부분도 엄청 많아요. 돈을 악착같이 벌고 신발도 안 사주고 아끼려고 노력한 덕에 대학은 편하게 다녔거든요. 여행도 좀 갔고. 고3때 공부하러 주말에 학교 나가면 도시락도 꼭 싸주셨어요. 어렸을 때는 간식도 꼭 해주셨고요.
그런데 차라리 그런걸 안 해주더라도 마음 편하게 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이런 제 고통스러운 마음의 실체는 알게 되었지만 그걸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는 막막했어요. 우울증도 심하게 왔고요. 지금 하는 얘기지만 자살예방전화.. 그거 별로 효과 없더라고요.
남자친구가 생겼을 땐, 남친때문에 집에도 안온다 (원래 한달에 한번만 갔음) 소개시켜준 친구가 원망스럽다, 헤어졌으면 좋겠다 같은 온갖 부정적인 말을 하셨죠. 심지어 제가 여름에 핫팬츠를 입고 오면 남친 보여주고다니냐 이런 말도 서슴지 않은..참..ㅜㅜ
그러다가 그 때 운좋게 실력있는 전문상담가를 알게 되었고, 그분께 많은 도움을 받아 지금은 극복해 나가는 중이에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신*지 같은 종교에도 빠질 뻔 했었네요 휴..
지금도 추석이라 집에 잠깐 내려왔는데 밖에선 엄마의 윽박지르는 소리가 들리네요. 따로 지낼 때 몰려오는 화와 답답함과 절망은 나름대로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면대면으로 있을 때는 어찌할 지 모르겠네요. 엄마도 심리상담을 받으시면 좋겠는데 절대 거부하시거든요.
매번 본인이 능력없어서 자기는 당당한 사람 싫다고 하고, 자신을 학대하는 게 눈에 보여요.
아빠한테도 너무 윽박지르고 항상 투덜투덜거리는 걸 입에 달고 사세요. 아빠는 평소엔 참았다가 한번 폭발해서 가끔 막 욕하고 물건 집어던지고 그러세요. 예전부터 이런 일의 반복이었어요. 이 글 내용은 지금까지 겪은 일의 십분의 일도 안 되어요. 다 쓰자면 끝이 없네요..
지금도 막 저희 반찬 싸주신다면서 부엌에서 바쁘게 뭘 하시면서 뜻대로 빨리빨리 안 되니까 왜이렇게 빨리 가냐, 계획이 틀어져버렸다, 아이씨 아이씨 계속 이러시고 계세요. 도와준다고 하면 됐다고 어차피 다 내살림이라고 하시고 반찬 안 해줘도 된다 하면 그럼 가서 뭐먹으려고!!! 내가 지금까지 그거 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가서 ㅇㅇ인가 뭔가 하는 애 (제 남친) 이나 그여자(동생 여친)랑이나 살아라! 하시며 맥락에 맞지 않는 내용까지 끌어들여서 엄청 화를 내세요. 그냥 본인에게 맞추라는 거죠. 솔직히 이제는 저도 지쳐서 엄마에게 깊이 이입하지 않는 게 제 살 길이라 생각하고 살려고 노력중이에요.
제가 상담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저같은 사람 돕고 싶어서 저도 공부를 하는 중인데 가족 문제는 참 힘드네요. 엄마를 보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불쑥불쑥 상처가 솟아올라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대를 이어 내려오나 봐요. 저는 힘들 때마다 절대 아이에게 이렇게 되물림하지 않을 거라는 의지로 공부하고, 상담받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근데 진짜.. 쉽지 않네요ㅜㅜ 너무..
혹시 저같은 가정에서 자라온 분들 또 계시다면, 지금까지 고생했고 잘 버텼다고, 대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힘내세요. 저도 힘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