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절대 연예인 유언비어,악플달지마

ㅇㅇ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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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댓글 단 건 지금이라도 다 지우고...
나 작년에 쓴 거 저번 달에 고소당함.. 자랑은 아니지만 너네도 나 같은 실수하지 말라고 글 쓰는거...

학교 끝나고 폰을 켰는데 ‘00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경관 @@@입니다. 문의 드릴게 있으니 문자 보시면 전화주세요.’ 라고 문자 와 있어서 전화 했더니 ‘모욕죄로 가수 @@측으로부터 고소 당하셨네요.’ 라고 딱 말씀 하시는거야.나는 쌍욕도 안했고 사재기 하지 말란 식으로 댓글 단 건데 그게 소속사 눈에 띄어버린거지... 아무튼 그러면서 내가 단 댓글 무덤덤하게 읽으시는데 일단 너무 쪽팔리고 할 말이 없더라고. 며칠 후에 연락 다시 드린다면서, 보호자한테도 고소당한 사실 말한다고 번호달래서 엄마 연락처 말하고 끊었음. 그러고 나니까 갑자기 그 가수한테 미안해지는거야. 단순히 내가 고소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나는 1년동안 그 댓글을 잊고 살았는데 가수는 지금까지도 그 댓글을 곱씹고 있었을게 진짜 너무 미안한거야...그래서 바로 메모장 켜서 합의는 바라지도 않고 정말 내가 잘못한거, 그냥 순간순간 떠오르는 감정들을 적어갔음. 한 자 한 자 써내려갔고, 그 메모는 바로 가수한테 디엠으로 보냈어. 당연하게도 아직까지 읽지도 않았지만.

학원에서 전화하고 친구랑 같이 학원 나온다음에 하늘 올려다보는데 현실감이 떨어지더라. 내가 고소 당할 줄은 정말 몰랐고.. 그냥 너무 깊은 꿈을 꾸는 것 같았어.....한 나흘동안은 정말 사람이 사는 것 같지도 않게 하루하루 떨어가면서 보냈고. 그 이후로는 조금 무뎌져서 웃으면서 학교생활 했지만 이따금씩 그 생각이 나면 애들 다 웃을 때 웃지도 못했어. 담임선생님한테 연락 갈 까봐 선생님 눈치도 엄청 봤지..

그러다가 지난 5일에 경찰서에 출석하라는 문자가 와서 7일인 토요일에 엄마랑 같이 경찰서를 갔어.(지금부터 자세하게 말할거라 조금 두서 없고 길어질 수 있는 점 양해 부탁해!) 내가 가야 할 사이버 수사팀은 2층에 있어서 1층에 계신 경찰분께 인사 드리고 2층으로 올라갔어. 피해의식인지는 몰라도 날 한심하게 쳐다보는 것 같아서 눈도 못 쳐다보고 바로 사이버 수사팀으로 갔는데 수사팀 자체는 생각보다 작고 그냥 교무실 같더라고. 그 안에 집 화장실만한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가 진짜 내가 진술을 하고 수사를 받을 공간이었어.

담당수사관님이라고 하기 좀 뭐하니까 그냥 편하게 형사님이라고 칭할게. 형사님이 처음엔 날 보시더니 약간 ‘에휴 또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가 왔네’ 하는 느낌으로 날 대하셨어. 그럴만도 했지만. 근데 정말 수사를 받으면서 느낀건 형사님도 사람이다 뭐 이 정도? 눈물에 약하고 피해자 눈높이에 맞춰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어 막 분위기도 풀어주시고 긴장하지 말라고 해주시고.. (이건 뭐 사바사 케바케지만 대부분 다 미성년자한테는 상냥하심) 처음엔 이름 물어보시고 학교 물어보시고 불리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변호사 선임할거냐. 등등 대충 미란다 원칙이랑 같은 개념인 질문을 하셨어. 그러시면서 해당 가수에 대해 잘 아느냐, 무슨 노래로 유명하느냐, 그 가수의 활동명에 대해 알고 있냐. 하시면서 질문해주셨고.. 고소 당했을때 진짜 질문 하나하나 대답 잘 해야되는게 우리가 한 대답을 토대로 진술서를 직접 작성해 주신다는거. 중간중간 잘못했습니다. 심했습니다. 이런거 그대로 넣어주셔서 놓친다고 생각하지말고 질문에 다 열심히 답해야 돼.. 나는 눈물 참느라 그러지는 못했어.

어디서 누구와 왜 썼냐. 이런 것도 물어보셔서 ‘작년이라 기억이 안나는데 제 돈 주고 제가 사용하는 음원사이트에 장난을 친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라고 하니까 놀라시더라고. 1년이 지났는데 고소하는 경우는 합의금에 미쳐서 등 쳐먹으려는거라고. 나보고 운이 안좋았다면서... 그 말 듣고 ㅎㅎ..그러게요.. 하고 웃었는데 웃을수록 눈물 나와서 혼났음.. 분명 웃긴 말을 하셨는데 눈물이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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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더 하고 싶은 말은? 이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손글씨로 적어내려야하는 부분이라 고민하다가 펜으로 종이를 꾹꾹 눌러가면서 썼어. 악플을 쓸 때는 마냥 이럴 줄 몰랐는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있으니까 내가 너무 비참하고 한심해서 펑펑 울면서 썼어. 근데 그렇다고 티를 내진 않았지. 엄마한테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게 너무 싫어서.... 다음에 또 오게 되면 나 인걸 확인 할 수 있는 지문도 찍고, 형사님이 ‘한 번 쯤은 올 수 있고 와도 돼. 어릴 땐 그럴 수 있다.’ 하시는 말씀도 듣고 지금은 즉결심판을 받아야 하는 지, 아니면 고소인측이랑 합의를 보고 합의금을 내야하는 지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야. 지금은 일단 경찰서 갔다 와서 한 시름 놨어.




내가 너네한테 합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경찰 앞에서 불쌍한 척 해야하는걸 알려주려고 이 글을 쓴 게 아니라 절대 후회할 짓 하지 말고 착하게 살으라고 이 글을 썼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절대 아무렇게나 글,댓글 쓰지 마... 난 그나마도 이것보다 더 심한 일 이겨냈던 멘탈이나 정신력 있어서 이 정도인거지 지금까지 이런 일 없었던 애들은 진짜 피눈물 흘릴 걸....


+) 이건 기억이 남아도 별 쓸데없는 내용이라 안썼는데 진술서 마지막 질문에 하고 싶은 말 쓰고 페이지별로 반절씩 접어서? 지장 찍은 다음에 피고소인 지문을 스캔 해야되는데 난 하필이면 스캔하는 서비스 서버가 점검중이라 검은 인주에 열손가락 다 치덕치덕 문대고 종이에다가 찍어서 손 엄청 더러워졌어..ㅋㅋㅋ 훌쩍이면서 휴지로 콧물 닦고 손도 더러워져서 물티슈로 손 닦으면서 나오는데 진짜 들어갈 때 보다 더 쪽팔리더랑...

그리고 형사님께서 원래 유하신 분 내가 쓴 건 욕도 아니라면서, 난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찰진 욕은 더 많다고 막 긴장 풀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

질문 있으면 댓글로 받을겡..
쓰다보니 피곤해져서 글 상태 이상할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