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집에서 일하는게 그렇게 한심한 일인가요

ㅇㅇ2019.09.18
조회20,261
이제 막 취직한 사회 초년생 여자에요
입사 첫날부터 지금까지 회사에서 너무 속상한 말을 들었고 또 듣고 있네요
바보같이 반박 말 한마디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요

진짜 정말로 어렵게 취업했거든요 취직이 안되서 1년넘게 공장 알바 하다가 겨우겨우 사무직 취업이 되서
월급은 최저에 복지도 꽝인 회사지만 열심히 다니고 싶어요
정말 취직이 어렵더라구요

그런데 다른 분들은 다 괜찮는데
아버지랑 동갑이신 상사분께서 제가 딸뻘이고 사회 초년생이라 안타깝고 알려주고픈게 많고 딸처럼 아껴서
쓴소리 하는거라며 잔소리를 엄청 하시거든요

근데 늘 하시는 말씀이

야 넌 그것도 못하냐? 야 이거 안배우고 뭐했어? 이거 못하잖아? 그럼 너 지금이야 어리니까 취업된거지 나중에 30대 40대 되봐라~ 넌 김밥집에서 김밥 싸는 그런일 해야해

라고 하시거든요 참고로 그 상사도 그 일을 못하세요
관련 자격증도 하나도 없으신데 저에게 저런식으로 말하니
화도 나는데 상사라 말도 못하고 답답해요

심지어 어머니께서 김밥집 작게 운영중이시고 어머니가 직접 김밥 싸는 일을 하고 계세요
그래서 저 얘기 처음 듣고는 너무 속상해서
눈물까지 흘렸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뭐만 하면

너 이것도 못하면 김밥집에서 김밥싸는 그런 인생이나 살아야하는거야
남자들은 공사판 나가는거고 여자들은 김밥집에서 김밥이나 말고 써는 그런일 해야해

라는 말을 말끝마다 하세요

제가 일을 얼마나 못하면 구박을 듣냐 하시겠지만
저는 일을 초년생 치고 잘해나가고 있는 편이에요
사장님도 저에게 반년 가르쳐도 실수하는 일을
한달도 안되서 척척 해내는거 보면 대단하다고 하셨고
실수도 거의 안하는 편이고
제 업무가 아닌 일까지 떠맡고 (회사가 작다보니 업무 분담이 어렵네요) 전혀 안해본 업무까지 하려니까 그부분에 대해서
실수를 하고 모르니까 다른 상사분들께 묻고 인터넷 찾아보고 그런건데
그런 모습을 보고는 저렇게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그분이 회사에서 사장님 다음으로 오래되신 분이고 높은 분이라
눈밖에 날까봐 다들 눈치보고 있고
저한테만 그러는게 아니라 다른 여직원들한테도 매일같이

너 이거 못하면 실수하면 김밥 싸러 가라 그냥
너한텐 그정도 일이 맞겠다

나이들어서 김밥집에서 김밥 싶어? 아니지? 그럼 일 똑바로 배워


늘 이런식으로 얘기하시는데 어머니께 죄송하고 화도 못내는
제 자신이 밉고 그래요


현실적으로 이제 막 회사 들어온 제가 높은 상사한테
따지고 화를 내는건 말이 안되잖아요

김밥 집에서 일하는게 그렇게 한심한 일인가요? 대체 왜요
집에서 놀고 먹는것도 아니고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오신 분이고 김밥집 해서 순 수익 한달에 230~280만원 정도 나와요
결코 못벌지도 않구요
적게 벌더라도... 직업에 귀천이 있나요? 말끝마다 무시할만큼
그렇게 천한 직업이 아니라 생각하는데
저런 말 들을때마다 속상해서 미치겠어요
상사 기분 거스르지 않게 얘기할 방법이 있을까요?

그냥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면서 솔직하게 어머니가 김밥집 운영하시고 계신데
그런 얘기는 상처되니 자제해달라고 앞으로 제가 더 열심히 할테니 잘 부탁드린다고 하는게 맞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