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아빠가 절 죽이려고 했어요. 제가 잘못한걸까요?(장문)

ㅇㅇ201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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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금 살짝 흥분한 상태라 글이 다소 두서 없을 수도 있어요.
어디까지 저의 상황을 얘기해야 적당할 지 몰라 일단 최대한 자세히 적을게요. 저희 가족얘기가 조금 긴 편이라 가족 얘기를 건너뛰시고 오늘 일어난 일만 읽으실 분들은 ------ 뒤부터 읽어주세요.


저희집은 아빠, 엄마, 저, 90세가 넘으시는 외할머니, 고등학교 1학년 동생 이렇게 다섯 명이 살고 있어요.

저는 스무살 대학교 새내기에요.
저는 타인에게 말을 잘 못붙이고 자존감이 매우 낮으며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때까지 왕따를 당했어요. 왕따 당한 이유는 저를 싫어한 같은 반 애가 코딱지파서 책상에 붙였다고 소문 퍼트려서요.
그래서 초등학교 5학년때 친구가 단 1명밖에 없었고, 중학생때 이후 비슷한 처지의 은따 친구들과 친해져서 나름의 그룹을 이루었어요.
그런데 나름 잘 지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2 겨울때 그 그룹 내에서 왕따를 당하게 됐어요.
사실 저희 그룹은 이전에도 마음에 안들었던 친구가 있으면 걜 왕따시키고 했던 애들인데 그게 이번엔 제가 되었네요. 초5때 유일한 친구가 제게는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걔가 살짝 그룹의 왕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걔가 저를 차단한 후로 애들 다 돌아서고... 저는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애한테 배신당했다는 충격과 고3 학업 스트레스가 겹쳐서 고3때 완전 우울증이 쌔게 왔었어요.
매일밤 어떻게 죽어야 안아프게 죽을지 고민하고, 구체적인 자살계획을 세우고, 졸업식 날 죽으려고 했었죠.
그런데 엄마가 옆에서 그걸 엄청나게 뜯어말리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고3때 나름 친한 후배가 하나 생기기도 했고... 그래서 결국 전 죽지 않았어요.
병원엔 가지 않았어요. 저도 막 병원을 찾아서 가는 성격은 아니었고 가족중 아무도 절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으니까요...
지금 전 대학교 아싸이며 친한사람이라곤 고3때 친해진... 맨날 죽고싶다고 저한테 말하는 후배한명이랑 항상 같이 다니는 엄마? 뿐이에요.
하지만 저는 나름 잘 살려고 했어요. 가끔씩 우울한 생각이 드는 것 빼고는요.

저희 아빠는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이며 살짝 욱하는 기질이 있는 사람이에요.
아빠에 대해선 기억나는게 얼마 없네요. 유치원생때 제가 울면서 도망가는데도 다리를 잡고 끌고와 때리신것과 그밖에도 종종 머리맞은것, 부부싸움하다가 화나서 전화기를 집어던져서 박살난것... 그리고 어린시절에 저희 남매와 놀아준 기억이 거의 안난다는 것 뿐이지요.
그런데 제 동생이 아들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동생이랑은 나름 잘 지내는 것 같더라고요. 제 번호는 실명 세글자로 저장해 놓고 동생 번호는 애칭에 이모티콘까지 붙인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리고 저희집에서 같이 사시는 외할머니의 잔소리를 상당히 싫어하세요.

저희 엄마는 그냥 뭐... 딱히 특출난 점은 없어요. 아빠랑 결혼해서 잘 결혼했다곤 말 못하지만 그래도 주말 이틀간 알바하시면서 저와 제 동생을 지금까지 키우셨고...
엄마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라면 제가 중학생때, 저에게 벌로 제가 벗은 양말을 물고 서있으라고 했어요.
무슨 죄를 지었는진 기억 안나는데 무슨 벌을 받았는지만 기억이 나네요. 그만큼 강렬한 기억이었나봐요.
아 그리고 한가지 특출난 점이라면 밤에 늦게 자는 걸 굉장히 싫어하세요. 그래서 밤에 늦게 자는 걸 좋아하는 저랑 자주 싸워요.

제 동생은 아빠를 닮아서 무뚝뚝하고 조용한 성격이에요.
아빠랑은 나름 친하게 지내는 것 같더라고요. 농담도 주고받고... 다른 가족들과의 사이도 그럭저럭해요.

저희 할머니는 치매가 있으세요.
심하지는 않으시지만 저희 가족들에게 수시로 같은말을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시는데 이게 상당히 스트레스에요.
할머니께서는 천주교의 독실한 신자이신데, 이때문에 저와 제 동생은 어렸을때에 강제로 성당에 다녀야 했고 지금까지도 이게 안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할머니가 잔소리가 꽤 심하신데, 이걸 아빠고 엄마고 저고 동생이고 가리지 않고 하셔서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상당히 스트레스를 많이받아요. 엄마마저도요.
예시를 살짝 들자면 성당 다녀라 성당 안다니면 지옥 간다 내가 손주들 성당 열심히 보내놔서 성사까지 다 보게 했다 믿음이 없으면 뜨거운 불속으로 간다 그러니까 성당 다녀라 성당 안다니면 지옥 간다 내가 손주들...
이런 식으로 한 말을 세번이고 네번이고 반복해요. 저만해도 한 50번은 들은것 같아요. 그밖에도 아빠랑 친할머니 욕도 많이하시고... 옛날사람이라 남아선호사상도 있으세요. 어떤느낌이냐면 제가 혼자 라면을 먹으면 동생은 굶기고 지혼자만 라면먹는 못되처먹은 누나고 동생이 혼자 라면을 먹으면 아이고 우리 손자 잘먹는다 에요.
그래서인지 요즘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야 할까 하는 얘기가 조금 나오고 있어요.


저는 가정에 대한 불만이 몇가지 있는 편이에요.
일단 저는 스무살임에도 불구하고 제 방이 없어요. 그래서 안방에서 엄마랑 같이 자요. 제 동생은 방이 있어요. 고등학생이라서 공부해야한다고 방을 주셨어요. 이게 별거 아닌것 같아도 저만의 공간이 없다는 사실이 상당히 스트레스더라고요.
그리고 밤에 때때론 새벽에 자고 싶을때도 있는데 저희 집에선 그게 안돼요. 새벽 1시가 되면 무조건 핸드폰을 끄고 자야 하거든요. 늦게 자면 부모님한테 크게 혼나요. 아빠는 한술 더 떠서 밤 11시 30분이 되면 핸드폰을 꺼서 거실 티비 앞에 내놓고 들어가서 자래요. 하지만 저는 이것에 대해 불만이 상당히 많아요. 어떤 대학생이 밤 11시 30분에 핸드폰을 끄고 잠자리에 드나요? 저도 다른 평범한 10대, 20대처럼 밤도 한번 새보고... 새벽까지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나도모르게 잠들어보고... 새벽 3시고 4시고 밤새도록 친구들과 카톡을 하느라 밤이 깊어가는것도 모르고 싶었어요.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저에겐 나름의 로망 같은 거였거든요. 남들은 자유롭게 하는 것들처럼 보이는데도 저는 못하니까 그점에 항상 불만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방이 있는 동생은 여기서 제외에요. 몇시에 자든, 밤에 게임을 하든 터치 안하거든요. 오늘 새벽에 일어난 일도 이 취침 시간 문제로 발생하였어요.
또한 저는 어렸을때부터 순종적으로 자라야만 했어요. 부모님께 뭔가 말이라도 하려고 하면 어디서 말대꾸를 하냐, 부모님이 말하면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면 되는거야 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이에 영향을 받은건진 몰라도 저는 타인앞에서 말을 쉽게 하지 못하고 곤란한 부탁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그리고 저에겐 처음엔 피아니스트의, 그리고 그다음엔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리고 마지막엔 천문학자의 꿈이 있었는데 모두 부모님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어요. 취업해서 성공적으로 돈을 벌기가 힘들다고. 초등학교5학년때 공부해야한다고 하루에 1시간 배우는 피아노 학원을 끊었으니 말 다했죠. 결국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고 방사선과로 진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서 전과를 해야하나, 재수를 해야하나 고민중이에요. 제 동생도 공고를 가서 게임 개발자가 되는 게 꿈이었으나 부모님의 큰 반대로 인해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그리고 은근히 남녀차별이 있는 것 같아요. 동생만 방을 만들어준다던가, 여러 규제에서 동생은 좀 더 자유롭다던가... 엄마조차 만두 만들때 저에게만 만두 만들라고 시키고 제가 만든 만두를 처음으로 가져다줘서 동생에게 먹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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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 엄마와 쇼핑을 하고 밤 늦게 들어왔어요. 늦게까지 쇼핑을 하느라 하루종일 핸드폰을 거의 하지 못했던 저는 집에 와서 핸드폰을 했죠. 그래도 제가 무한정으로 보는게 아니고 제 나름의 하루동안 해야 할 게 있고 그걸 다 끝마치면 더이상 핸드폰을 안하거든요. 여가활동이라곤 핸드폰밖에 없는 제겐 꽤나 중요한 거였어요. 오늘도 그걸 다 끝마치고 바로 잘 생각이었어요. 그때가 새벽 1시였어요.

약속된 취침시간을 지나자 엄마가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고, 제가 해야 할 몫이 5분정도 남은 시점에 아빠가 들어오셨어요. 자다 깨셔서 화나셨나 봐요. 아빠는 11시 30분을 다시 한번 말하시면서 제 폰을 신경질적으로 압수해갔어요. 핸드폰을 뺏긴 저는 화가 나서 침대에 누워 엄마와 잠시 언쟁을 하였고, 그게 어쩌다보니 공부 얘기까지 갔나봐요. 엄마가 고3때 공부 안한걸 언급하시길래 저는 매일매일 어떻게 죽을까 자살 방안을 생각했는데, 공부가 퍽이나 됐겠어? 라고 말했는데 이걸 아빠가 들으셨나봐요.

아빠가 다시 방으로 들어오셔서 제게 말했어요. "그렇게 죽고싶으면 죽으라고. 다같이 죽여줄까?" 하고.
평소라면 아빠가 흥분했을때 저는 보통 아무말도 안하고 네 네 알겠습니다 하고 상황을 무마하는 편인데, 이 날은 뭔가 선을 넘은 것 같았어요. 밤에 잠을 늦게잔다고 딸을 죽이겠다니요?
저는 이말을 듣고 황당하고 어이없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절 죽이시게요?" 하고 답했죠.
그랬더니 아빠가 말했어요. "내가 못 할 것 같아?" 라고.
저는 말했어요. "해보시던가요. 살인이라도 저지르시려고요?"
그러자 아빠는 저를 넘어뜨리고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저 역시 이성을 잃은 상태라 다리로 아빠 얼굴을 찼어요. 아빠가 얼굴을 맞고 잠시 움찔한 사이에 엄마가 저를 몸으로 감싸셨어요. 그리고 아빠에게 말했죠. 진정하라고. 지금 서로 흥분해서 더 그런다고. 온가족 박살나고 뉴스에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싶냐고...
저도 흥분해서 말했어요. 핸드폰 가져오라고. 아빠를 112에 신고할 거라고.
엄마는 계속해서 아빠를 몸으로 막으셨고, 아빠는 씩씩대다 거실로 나갔어요.

제가 자꾸 경찰에 신고하자고 하니까 엄마는 112에 신고해봤자 가족이라 처벌도 안받을거라며 일단 친할머니께 말씀드려보자고 했어요. 하지만 친할머니 역시 보수적인사람이라서 본인 아들 편을 들지 누가 알아요? 걔가 그럴 애가 아니다 하면서.
그리고 아빠가 맨손으로 방에 들어오셔서 엄마가 바로 말렸을때 제가 살은 거지... 만약에 아빠 손에 흉기라도 들려있었다면? 엄마가 말릴 세도 없이 저는 아마 바로 죽었을거에요... 처음엔 겁주려고 들고 들어오겠죠. 하지만 흥분하면 이성을 잃고 정말로 저를 찌를수도 있어요.저희 아빠는 욱하면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이에요. 제가 지금까지 봐온 아빠는 그랬어요. 뉴스에 가끔씩 나오는 욱해서 가족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 그 가족이 저희 가족이 될 것만 같았어요.

저는 어떻게 하죠? 아빠를 112에 신고해야 하나요? 막말로 아빠가 제가 자는동안 몰래 제 방에 들어온다면... 저는 아무 저항도 못하고 죽을거에요. 저는 이젠 정말로 아빠가 절 죽일까 무서워요.
전 그냥 죽어야 할까요? 제가 죽으면 이 일이 해결 될까요?

이 모든 일들이 전부다 밤에 잠을 늦게 자서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이 기가 막히네요. 저는 잠을 늦게 자서 죽을뻔 했어요. 아빠가 씩씩대며 방을 나가신 시간이 1시 30분이었네요. 이 사단이 날 동안 동생은 코빼기조차 비추지 않았어요.

만약 이 일이 제가 잘못한 일이라면 저를 지적해 주세요. 저는 정말로 제가 잘못한건지 모르겠어요. 저에게 문제가 있는 거라면 제가 아빠에게 가서 무릎을 꿇고 사죄할게요.

긴 글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글이 너무 긴 것 같긴 해요. 할 수 있다면 조만간 요약해서 다시 올릴게요.

그리고 지금 이시각, 아빠가 거실에서 저에게 미안한 마음은 커녕 엄마에게 내일 제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에 못들어 오게 하라고, 도저히 쟤랑 같이 못살겠다고 하는게 더 소름끼치네요...